담백한 국물맛과 건강식품 메밀의 조화
담백한 국물맛과 건강식품 메밀의 조화
  • 박수상
  • 승인 2013.02.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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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의 독특한 먹을거리를 찾아서 <의령소바>
2 의령 온소바
따뜻한 국물을 곁들인 의령 온소바.
 
‘의령’하면 생각나는 음식을 대표적으로 나열하라고 하면 의령소바, 소고기국밥, 망개떡 등을 들 수 있다.

이 중 의령소바는 계층과 연령층을 구애받지 않고 누구나 즐겨먹는 숨어 있는 경상도 별미라 할 수 있다. 특히 서민층의 음식으로 대중성을 띠고 있다.

‘소바’란 국산 메밀가루로 만든 메밀국수를 말한다. 의령의 ‘소바’는 이름처럼 일본의 음식문화에서 영향을 받은 음식으로 알려져 있다. 흔히 ‘소바’라 하면 여름에 ‘가케지루’라 불리는 국물에 메밀가루로 만든 국수를 뜨거운 국물이나 차가운 간장에 무, 파, 고추냉이를 넣고 찍어먹는 메밀국수를 떠올린다.

하지만 ‘의령 소바’는 일반적인 메밀국수와는 많이 다르다. 국산 메밀로 빚은 쫄깃쫄깃한 메밀국수를 삶아 넣은 후 1주일 정도 졸인 쇠고기 장조림을 잘게 찢어 고명으로 올리고 시금치, 파, 양배추, 숙주, 고추가루 등을 곁들인 것이 ‘의령 소바’이다. 여기에다 일반국수와 달리 얼큰한 멸치 다시 국물이 색다른 맛을 더해주는 것이 특징이다. 물론 식당에 따라 식재료가 다소 차이는 있다.

소바 종류는 크게 따뜻한 국물과 함께 먹는 온소바, 여름철 시원하게 먹을 수 있는 냉소바, 그리고 비빔 소바 등 3가지다. ‘비빔 소바’는 장조림 고명 등 같은 양념에다 국물 대신 맵지 않으면서도 고소하고 달콤한 고추장 양념을 곁들여 낸다. 소바에다 굵직하게 썰어 놓은 깍두기와 함께 먹으면 일반 국수에서는 찾아 볼 수 없는 얼큰하고 담백한 그 맛이 일품이다. 때문에 의령을 지나는 길에 의령소바를 못 먹고 가면 후회한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의령 소바는 이제 전국 식도락가들의 인기 메뉴로 부상하고 있다.

◇유래

‘의령 소바’의 유래는 해방기 때로 거슬려 올라간다. 일제강점기때 일본으로 건너갔던 사람들이 해방 뒤 고향으로 돌아올 무렵, 의령군 부림면 신반마을의 한 할머니가 일본에서 메밀소바를 배워와 이웃사람들에게 대접했던 음식이라고 한다. 이후 사람들이 좋아해 장터 골목에서 장사를 시작하면서 의령의 대표 메밀국수 즉, 소바로 자리매김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하지만 소바, 즉 메밀국수의 우리나라 기록은 1600년대말, 경북 영양군에 살았던 장계향 선생이 쓴 한국 최초의 한글 음식 백과서인 ‘음식다미방’에 처음 등장했다고 한다. 일본 기록은 ‘본산적주’에 조선의 승려인 원진이 일본에 건너와 밀가루를 메밀가루에 섞는 법을 가르쳤다는 기록이 나온다. 지금 메밀국수의 종주국은 일본으로 알려져 있지만, 이를 근거로 할 때 시초는 우리나라인 것이다.

때문에 의령에서 대를 이어 수십여년째 소바집을 경영해오고 있는 주인들은 “우리의 전통음식으로서 국민 먹거리로 자리매김한지 오래 되었지만 정작 ‘소바’ 라는 일본 이름을 오랫동안 사용하는 바람에 마땅한 한국 이름으로 바꿀 수가 없어 안타깝다”는 말들을 자주 하곤 한다.

의령 소바에 대한 관심이 날로 높아지면서 최근 국내 방송사와 신문 등 언론에서 소바의 숨은 비결을 여러 차례 소개하기도 했다. 취재도 중 20여년 이상 직접 소바식당을 운영해오고 있다는 한 여주인은 얼마전 바다 건너 일본의 신문사에서도 취재차 방문해 소바 맛의 인기비결 등에 관한 취재를 하면서 기자가 주인에게 “ ‘소바’라는 일본식 이름을 사용해 한국민들이 반감을 갖지 않느냐”고 물을 정도로 ‘의령 소바’는 국내외에서 유명세를 띠고 있다. 소바는 이제 단순히 지역 먹거리에 그치지 않는 경상도 별미이자 한국 전통음식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1 의령 비빔소바 상차림
의령 비빔소바.
 


◇맛 비결

무엇보다 의령 소바 맛의 비결은 단연 고명으로 곁들이는 쇠고기장조림과 담백하고 얼큰한 다시국물 맛이 좌우한다. 물론 쫄깃하고 찰진 메밀면에 아삭아삭 씹히는 시금치가 식감을 더해 주는 것은 기본이다. 국물맛은 띠포리(중멸치)로 우려낸 육수에다 장조림 간장 육수를 혼합해 의령소바의 육수를 만들어 낸다. 소바식당 마다 육수 비결은 따로 있다고 하여 다소 차이는 있지만 대체로 맛은 비슷하다.

여기에다 제대로 된 장조림 맛을 유지하기 위해 쇠고기에서 기름기가 가장 적은 뒷다리 즉, 엉덩이 살로 장조림을 하는 게 특징이다. 특히 기름기를 걷어내 느끼하지 않고 단백한 맛을 변함 없이 유지케 하는 것이 의령소바 맛의 비결이라 할 수 있다.

때문에 애주가들이 술 먹은 다음날 속 풀이를 하기 위해 즐겨 찾는 음식이기도 하다. 실제로 최근 학계에서 메밀에 함유된 플라보이드 성분은 손상된 간세포의 재생을 촉진하고 간의 해독기능을 강화함으로써 간기능 보호 및 숙취해소에도 탁월한 효능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 때문에 먼곳에서 ‘의령 소바’를 찾아 직접 의령으로 오는 손님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소바의 주원료인 메밀에는 필수 아미노산, 트레오닌, 단백질, 비타민 등이 다른 곡류에 비해 월등히 많다. 다양하고 많은 영양소를 함유하고 있어 건강식품으로 알려져 있다.

◇소바 음식점 현황

의령의 소바식당은 대다수 2~3대째 가업을 물려받아 수 십여년째 영업을 이어가고 있다. 현재 의령읍내에는 60여년 이상 소바집을 운영하며 가업을 이어오고 있는 다시식당을 비롯해 제일소바, 의령소바, 화정식당 등이 성업중이며, 이밖에 가례, 부림 소바식당 등 6~7개소가 있다. ‘의령 소바’는 전국으로 확산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과거에는 의령지역에만 국한됐으나 최근들어서는 창원, 진주 등 타지역에도 ‘의령 소바 전문점’이 생겨나고 있다.

의령읍에 자리한 이들 유명 소바식당의 경우 주말이나 휴일에는 대략 300~400그릇이 팔려나갈 정도로 인기가 높다. 의령소바를 먹기 위해 창원, 진주, 부산 등 외지에서 찾는 손님들의 발길이 이어지기 때문이다. 특히 주말을 전후해 자굴산과 한우산을 찾은 전국의 등산객과 관광객들이 즐겨 찾는 곳이기도 하다.

값 또한 저렴하다. 소바 한 그릇의 가격은 업소에 따라 약 4000~6000원을 받고 있다. 그밖에 메밀만두, 메밀콩국수 등 메밀을 주원료로 하는 음식들을 자체적으로 만들어 판매하고 있어 언제든지 다양한 소바 맛을 볼 수 있다.

◇‘의령 소바’ 재료는 국내산

‘의령 소바’는 국산 재료를 고집하고 있다. 소바의 주원료인 메밀은 일년생 쌍떡잎 식물로서 충매에 의한 자가불화합성 타가수정 작물이다. 생육시 흡비력이 강하고 병충해도 적어 농약을 전혀 사용하지 않는 무공해 작물이다. 현재 국내 메밀은 산지에서 대량 생산되고 있으며, 의령군에서도 2011년부터 의령소바의 주원료인 메밀의 대량 생산에 들어갔다. 여기서 생산된 메밀은 군내 소바식당에 공급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의령지역 소바 식당에서 사용하는 장조림, 깍두기, 고추가루 등 주요 부재료도 지역 농산물 등 국내산을 고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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