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통수를 쳤다'
'뒤통수를 쳤다'
  • 경남일보
  • 승인 2013.02.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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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기 (논설고문)
역대 대통령의 비극적인 운명은 대한민국 현대사의 슬픈 과거이다. 우리 속담에 ‘정승집의 강아지나 말이 죽으면 문상객이 넘쳐나도 정승이 죽으면 강아지 한 마리 얼씬 거리지 않는다’는 말이 있다. 역대 대통령 중 박수를 받으며 떠나는 것이 성공한 대통령 모습이라면, 우리는 한 번도 성공한 대통령을 가져보지 못했다. 정변과 권력쟁투로 대통령 넷이 쫓겨나거나 퇴임 후 감옥에 가는 비극적 최후를 맞았다. 지는 권력 앞에 홀연히 떠나가는 민심이나 뜨는 권력 앞에 한없이 쏠리는 민심이나 깃털보다 가벼운 세상사이다

▶감사원은 4대강의 16개 보 가운데 15개에 크고 작은 문제가 있다는 보고서를 내놓았다. 국토부와 감사원이 적용한 기준이 달라서 다툼의 여지가 있었다. 감사원 보고서에 대해 청와대가 서운해 하는 것은 발표 시점으로, 태국 정부가 추진하는 12조 원 규모의 통합 물관리사업 국제입찰을 목전에 두고 감사원 발표가 나왔다.

▶권력은 누리고 있을 때는 권력자와 그 주변인들은 황홀하다. 보물단지 같았던 권력이 정점을 찍고 내려오기 시작하면 사람을 망가뜨리는 애물단지로 전락하기 십상이다. 얼마전 청와대에서 열린 대통령 직속기구의 고별 만찬에 이래저래 바쁘다는 이유로 출석률이 낮았다 한다. 참석 대상자 40여 명 중에 절반 가량만 얼굴을 비쳤다 한다.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소집한 회의였다면 출석률이 100%에 육박했을 것이다. 이명박 대통령으로서는 마지막 행사여서 초청 인사들은 그간의 덕을 본 것을 감안하면 만사를 제쳐놓고 참석하는 것이 도리다. 국민과 언론의 시선도 ‘뜨는 해’ 박 당선자에게 쏠려 있지만 이 대통령의 퇴임 후 문제에 관심을 가지는 이도 적지 않다. 감사원이 이 대통령의 4대강 사업을 두고 ‘총체적 부실’로 규정한 것은 떠나는 대통령에게 ‘뒤통수를 쳤다’는 말도 한다.

이수기·논설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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