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를 응원합니다
아버지를 응원합니다
  • 경남일보
  • 승인 2013.02.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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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완 (농협 창원지법 진주지원 출장소장)
‘가장으로서 아버지의 현실’에 대해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이 설문조사를 한 결과 ‘좋은 아버지가 되는 데 걸림돌’로 경제적 불안정(40%)을, 그 다음으로 직장에서 과도한 스트레스(19.4%)를 가장 많이 꼽았다. 설문조사에 응한 900명 중 40%가 ‘하루 10시간 이상 노동하는 데 경제적 부양자로서도 만족하지 못하고, 자녀들에게도 인정받지 못하는 딜레마 속에서 고도의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고 조사기관의 관계자는 말했다. 가부장적 한국사회에서 아버지로 사는 것은 참 힘들고 외롭고 서러운 일이다. 아이의 아버지로서, 남편으로서, 가장으로서 그리고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사회에선 치열한 경쟁에 내몰리고, 가정에선 제대로 대우받지 못하고 ‘돈버는 기계’로 살아가는 것이 대다수 우리 아버지들의 삶이라면 지나친 표현일까?

삶이 버겁더라도 자신의 희생을 팔아 가족들의 생계를 꾸려 나가는 사람, 빠르게 변해가는 세상에서 오직 한마음으로 묵묵히 가족의 바람막이가 되어준 사람, 살가운 대화 없이 불쑥 커버린 자식의 서운함과 원망을 다 견뎌내야 하는 사람이 이 시대 아버지인 것 같아 마음이 아리다.

김현승 시인은 ‘아버지의 마음’이란 시에서 ‘아버지의 눈에는 눈물이 보이지 않으나 아버지가 마시는 술에는 항상 보이지 않는 눈물이 절반이다. 아버지는 가장 외로운 사람이다’라고 위로하고 있다. 아버지도 매일 무너지고 매일 일어서는 평범한 사람에 불과하다. 짊어진 삶의 무게가 너무 무거워 주저앉고 싶을 때가 있고 아버지라는 책임감을 내려놓고 달아나고 싶을 때가 많다. 다행히 최근 들어 영화 ‘7번방의 선물’ 딸바보 아빠 ‘용구’처럼 모성애가 아닌 부성애가 귀환하고 있는 것은 주목할 만한 일이다.

‘내 딸 서영이’는 그 제목에서 드러나듯 아버지의 시선이 담겨진 드라마다. 과거의 잘못을 저지른 것은 맞지만 딸에게 그 존재 자체를 부정당하면서도 그 딸의 앞날만을 생각하는 아버지의 모습이 그려지면서 시청률 신드롬을 만들고 있다. ‘아빠 어디가’ 같은 예능 프로그램이 아이하면 늘 먼저 떠오르는 엄마를 집에 남겨 두고 대신 아빠와 함께 1박2일의 여행을 통해 아이들의 사랑을 재확인하고 자신의 삶을 되돌아본다. 이처럼 최근 부성애를 다루는 콘텐츠들은 부모와 자식 간의 소통을 통해 서로를 치유하는 장면들을 보여준다.

이 시대 아버지들은 이렇게 자식 하나만 보고 열심히 살아왔건만 자식과 배우자에게조차 인정받지 못하고 이방인으로 살다가 속절없이 세월만 흘러 하얘진 머리칼과 주름진 얼굴과 늙고 병든 몸은 누가 치유해 줄 것이며, 남은 오랜 세월 경제적 궁핍과 노년의 외로움은 누구에게 어떻게 보상받아야 할지 막막하기만 하다. 이제 우리 자식들이 나서서 고개 숙인 아버지들의 시린 마음을 위로해 주고 용기를 북돋아 주고 그분들의 헌신을 다시 기릴 필요가 있겠다. 이제 우리 아버지도 행복해질 자격이 있다.

“이 땅의 아버지들,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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