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정지 '하나마나'…과잉 보조금 여전
영업정지 '하나마나'…과잉 보조금 여전
  • 연합뉴스
  • 승인 2013.02.21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통사들 가입자 뺏기 경쟁 과열
“(영업정지 기간이) 오히려 폰시장 활성화를 위해 잠깐 (보조금을) 눈감아주는 기간인 것 같네요.” 한 휴대전화 커뮤니티의 게시판에 올라온 네티즌의 평가다.

지난달 7일 시작된 이동통신 3사의 순차 영업정지가 후반부로 접어들었지만 가입자 확보를 위한 보조금 경쟁은 오히려 과열되는 양상이다. 이통사들은 예전보다 많은 보조금을 쏟아부으며 경쟁사의 가입자를 빼앗는데 혈안이 됐다.

 LG유플러스, SK텔레콤, KT는 방송통신위원회가 정한 보조금 상한선인 27만원 이상의 보조금을 지급한 사실이 적발돼 각각 24일, 22일, 20일의 영업정지 제재를 받고 순차적으로 이를 시행하고 있다.

 ◇번호이동 건수는 영업정지 전과 비슷 =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의 집계에 따르면 지난달 이통사 번호이동 건수는 모두 116만3천720건으로 작년 12월 116만8천537건과 비슷한 수준이었다.

 지난달 7∼30일 LG유플러스가 영업정지를 당했고 지난달 31일 SK텔레콤이 영업정지에 들어갔던 점을 감안하면 시장의 과열 상태가 영업정지 전보다 심해진 것으로 볼 수 있다.

 KTOA는 이후 집계 상황을 아직 공개하지 않았지만 시장 과열은 2월 들어서도 여전한 것으로 보인다.

 이통사들은 영업정지 중 방통위 가이드라인을 훌쩍 뛰어넘는 보조금을 쏟아냈으며 그 사이 작년 9월의 ‘17만원 갤럭시S3’를 능가하는 ‘11만원 아이폰5’가 등장했다.

 갤럭시S3의 가격은 19만원까지 떨어졌고 보조금을 100만원까지 지급한다고 선전하는 판매점도 등장했다.

 출시한지 오래 된 구형 휴대전화들은 이통사가 통신요금에 대해 매달 지불하는 약정 할인을 적용하면 오히려 돈을 받고 구입할 수 있는 ‘마이너스 폰’으로 전락하기도 했다.

 ◇영업정지 경쟁사 고객 뺏기 쟁탈전 = 영업정지가 시작된 이후 번호이동 시장에는 영업정지 중인 이통사의 가입자를 나머지 두 이통사가 경쟁적으로 빼앗아 오는 가입자 쟁탈전이 반복되고 있다.

 LG유플러스가 영업정지에 들어간 지난달 7∼30일 LG유플러스의 가입자는 14만1천838명 줄어들었고 그 사이 SK텔레콤과 KT의 가입자는 9만2천380명, 4만9천458명 늘었다.

 SK텔레콤의 영업정지가 시작된 후부터는 이 회사 가입자가 다른 두 회사로 대폭 빠져나갔다.

 지난달 31일부터 지난 18일까지 SK텔레콤 가입자는 29만854명이나 줄었으며 KT와 LG유플러스의 가입자는 각각 13만7천774명, 15만3천80명 늘었다.

 영업정지 개시 이후 이통사들의 편법 영업 행위에 대한 문제제기는 끊이지 않았다. KT는 “LG유플러스가 영업 정지 기간에 가입자를 편법으로 모집했다”며 방통위에 신고했다. 또 SK텔레콤의 영업 정지 중에는 이 회사가 알뜰폰을 판매하는 자회사 SK텔링크를 통해 우회 영업을 하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지난달 7일 순차 영업정지가 시작된 이후 18일까지 가입자는 SK텔레콤이 19만8천474명 줄었고 KT는 18만7천232명, LG유플러스는 1만1천242명의 가입자가 각각 순증했다.

 SK텔레콤의 가입자가 크게 줄었고 KT의 가입자가 크게 늘었지만 현 상황에서의 가입자 증감치는 중요치 않아 보인다. SK텔레콤의 영업정지가 21일 끝나며, 그 다음날 KT가 20일간의 영업정지에 들어가기 때문이다.

 ◇스마트폰 먼저 산 사람만 손해?…보조금 과열 계속될 듯 = 방통위가 보조금을 규제하는 명목은 ‘이통사의 가입자 차별 행위를 막기 위해서’라는 것이다.

 그러나 영업정지 제재에도 불구하고 보조금 출혈 경쟁이 더 심해지면서 휴대전화의 실제 구입 가격이 단기간에 큰 등락을 거듭해 오히려 가이드라인의 취지에 어긋나는 결과가 초래되고 있다.

 방통위는 영업정지 기간에도 수차례에 걸쳐 이통사의 관련 임원들을 불러 구두 경고를 했지만 출혈 경쟁은 오히려 과열되는 상황이다.

 회사원 서모(40)씨는 “보조금 단속이 강화될 것 같아서 작년 연말 13만원의 보조금만 받고 아이폰5를 구입했다”며 “스마트폰 값이 내려가면서 1∼2달만 기다렸다면 수십만원은 절약할 수 있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어 속상하다”고 말했다.

 업계는 영업정지와 함께 가입자 뺏기 경쟁이 점화가 된 만큼 한동안은 보조금 과열 양상이 수그러들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영업정지로 손해를 본 회사 입장에서는 빼앗긴 고객들을 되찾아 오기 위해 더 많은 보조금을 풀 수밖에 없다”며 “세 회사의 영업정지 기간이 끝나더라도 손해를 본 회사가 이를 만회하기 위해 다시 보조금을 쏟아부을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연합뉴스

번호이동1


번호이동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경상남도 진주시 남강로 1065 경남일보사
  • 대표전화 : 055-751-1000
  • 팩스 : 055-757-1722
  • 법인명 : (주)경남일보
  • 제호 :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 등록번호 : 경남 가 00004
  • 등록일 : 1989-11-17
  • 발행일 : 1989-11-17
  • 발행인 : 고영진
  • 편집인 : 강동현
  • 고충처리인 : 최창민
  • 청소년보호책임자 : 김지원
  • 인터넷신문등록번호 : 경남, 아02576
  • 등록일자 : 2022년 12월13일
  • 발행·편집 : 고영진
  •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gnnews@gnnews.co.kr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