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호조무사 폐지, 두 마리 토끼 다 잡으려면?
간호조무사 폐지, 두 마리 토끼 다 잡으려면?
  • 경남일보
  • 승인 2013.02.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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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희 (진주교대신문사 편집국장)
보건복지부는 지난 14일 보건의료직능발전위원회 제4차 회의에서 간호인력 체계를 3단계로 개편하는 ‘간호인력 개편방향’을 발표했다. 이번 간호인력 개편방향은 현재의 간호사-간호조무사 2단계인 간호인력 구조를 간호사-1급 실무간호인력-2급 실무간호인력 등 3단계로 나누는 것이 핵심이다. 간호조무사 제도를 폐지하는 대신 새로운 간호인력 체계를 구축해 흡수하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사실상 점점 빨라지는 노령화 사회 진입에서 수요에 비해 공급이 턱없이 부족한 의료인력의 보충은 필수불가결한 사항이다. 따라서 산술적으로 볼 때 대학 4년의 교육과 실습을 받은 사람은 간호사, 대학 2년의 교육과 실습을 받은 사람은 1급 실무간호인력, 간호특성화 고등학교 또는 고교 졸업자 중 보건복지부장관이 지정하는 교육기관(학원)에서 소정의 교육을 마친 사람은 2급 실무간호인력으로 임명하는 개정방향은 현 상황에 적합하다고 할 수 있다.

문제가 되는 부분은 교육과 경력에 따라 상위 단계의 자격이나 면허를 받을 수 있도록 해 2급 실무간호인력이 1급 실무간호인력으로, 1급 실무간호인력이 간호사로 될 수 있게 하도록 한 점이다. 아무래도 전문성, 즉 의료의 질적 측면에 대해 우려가 되지 않겠는가. 특히 간호계측에서는 이를 이유로 개편방향을 전면 반대하고 나섰는데 4년 간의 엄청난 양의 학습과 실습, 국가고시를 통해 면허증을 획득한 간호사들의 입장에서는 반대할 수밖에 없는 일이다.

물론 간호조무사 측의 입장도 이해되는 바이다. 비록 법에서는 주사를 놓는 일도 하지 못하게끔 의료행위 업무범위가 한정되어 있지만 막상 의료기관에 취업해서는 업무범위를 일일이 따질 수 없기 때문에 간호사와 같은 역할을 소화함에도 지위에 대한 인식은 여전히 부정적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이유로 간호조무사 측은 이번 개편방향이 지위 향상에 도움이 될 것이라 반색하고 있다고 한다.

이렇게 간호인력 보충과 간호조무사 지위 향상,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서 보건복지부에서 야심찬 개편을 내놓았지만 양질의 의료 서비스를 기대하는 환자의 입장에서는 딱히 달갑지 않다. 특히 초등교육계에 몸담고자 하는 필자의 입장에서는 이번 일이 마치 ‘중·초교사제’를 떠올리게 한다. 인력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내용과 깊이가 다른 교육을 받은 사람을 채용한다는 것은 본업에 충실한 이들을 무시하는 처사나 다름없어 보인다. 어떤 환자이든지 행위와 기능을 갖춘 간호사보다는 행위와 기능, 지식까지 갖춘 간호사에게 치료받고 싶지 않겠는가. 적어도 현 간호사들의 전문성을 존중해주기 위해서는 실무간호인력이 간호사가 되기까지의 과정에 엄격한 자격요건과 시험이 주어져야 한다.

아직 간호실무인력에 대한 공식 명칭과 이를 자격제로 할 것인지 면허제로 할 것인지, 간호조무사 폐지에 따라 현재 간호조무사들에게 어떤 자격을 줄 것인지 등 구체적인 사항은 정해지지 않았다. 게다가 시행연도가 4년 후이니만큼 보건복지부에서는 들끓는 반대여론을 진정시키고 간호사와 간호조무사 측 모두 인정할 수 있는 탄탄한 가이드라인을 만들어야 할 것이다.

/김민희·진주교대신문사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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