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손이 이루는 기적
작은 손이 이루는 기적
  • 곽동민
  • 승인 2013.02.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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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동민 기자
며칠 전 120여명의 어린이들이 자신의 이름으로 된 ‘나눔 통장’을 만들었다.

늦은 저녁시간 정기후원을 약속하는 자리에서 만난 어린이들은 아직 학교에 입학하기도 전인지라 기부가 무엇인지, 나눔이 무엇인지 아직은 잘 모를 나이.

아이들에게 인성교육과 함께 더불어 사는 삶에 대해 알려주고 싶었다는 어린이집 원장님. 이 원장님은 자신이 직접 아이들 이름으로 기부를 하고 싶다고 어린이재단에 제안을 했다고 한다.

당초 어린이들의 이름으로 원장님 자신이 기부금 전액을 부담하려 했지만 기부의 취지에 맞게 어린이들의 명의로 직접 기부하기로 계획을 바꿨다고 한다.

매월 3000원, 굳이 산술적으로 계산을 하자면 36만원. 얼핏 얼마 되지 않는 금액으로 느껴지지만 ‘나눔 계산’으로 따져 보면 결코 적지 않다.

이 돈에다 조금의 도움만 더해지면 매월 지역의 어려운 학생에게 교복을 사줄 수 있다. 그뿐이랴. 몇 개월을 모으면 생활이 어려운 어린이 가정에 생활비를 지원할 수도 있다.

1년만 모으면 어려운 집안 형편 탓에 대학 진학을 포기하는 학생들을 위해 한 학기 대학 등록금 정도는 지원할 수 있을 것이다.

이쯤되면 더 말할 필요도 없다. 7살도 안된 조그마한 꼬맹이들은 앞으로 무궁무진한 사랑과 나눔을 베풀 수 있다.

이 아이들이 자라면서 나눔의 의미와 기부에 대해 배우고 이해하게 될 때 그들의 세상은 한층 더 살기 좋은 세상이 돼 있을 것이라 믿는다.

최근 청소년들에게 올바른 사회관을 심어주는 인성교육의 중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믿기 어려울 만큼 잔인하고 가혹한 10대 강력범죄가 발생하고 있고, 학교에서마저 폭력과 갈취, 따돌림과 죄의식 없는 정신적 학대가 만연해 있기 때문이다.

어린이들의 기부 동참은 이처럼 서늘하고 가슴 시린 현실을 바꿀 수 있는 힘이 있을 것이라 믿는다.

기사가 나가고 며칠 만에 어린이재단으로부터 즐거운 소식을 들었다. 첫 ‘초록나눔어린이집’이 탄생한데 이어 2호, 3호 어린이집도 생긴다고 한다. 진주지역만 해도 어린이집 수가 350개나 있다고 알고 있다. 앞으로 더 많은 나눔 어린이집이 탄생하기를 기대해 본다.

나눔은 나를 위한 것이 아닌 남을 위한 것이다. 남을 위해 노력해 본 사람은 더불어 살 줄 안다. 남과 함께 산다는 것, 바로 사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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