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원인을 내 부모 같이 모시겠습니다"
"민원인을 내 부모 같이 모시겠습니다"
  • 경남일보
  • 승인 2013.02.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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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태 (창녕군청 민원봉사과장)
“나는 민원인을 내 부모 같이 모시겠습니다.” 이 말은 지난 1월 31일부로 창녕군 민원봉사과장으로 발령 받은 나의 일성이다. 나는 민원실에서 같이 근무하게 된 동료들에게 이렇게 말한다. “만약 창녕군 장마면 강리길 20-7번지에 거주하시는 나의 어머니께서 사전에 아무런 연락도 없이 불시에 창녕군청을 방문한다면 어머니께서 군청 광장에 들어실 때 발견하고는 내가 뛰어 나가서 어머니를 맞이할 것이며 모시고 들어 와서 자리에 앉으시게 하고 나는 서서 어머니께서 무슨 일로 창녕군청을 방문하셨는지 여쭈어 본 후 해당부서에 연락해서 해결하고 나면 집에까지 모셔다 드릴 것”이라고 말이다.

왜 이런 말을 하는가 하면 민원인을 맞이하는 공무원들이 흔히 입버릇처럼 말하는 것이 “민원인을 내 부모 같이 모시겠습니다”라고 하면서도 정작에 민원인께서 민원실을 방문하면 본인은 의자에 앉아서 고개만 까닥하고 민원서류를 발급해 주는 것이 태반이기 때문이다.

‘과연 본인들의 부모님께서 방문하신다면 그렇게 하겠는가’라고 되물어 보면서 창녕군 민원실 정규직 21명과 비정규직 11명을 합한 총 32명에게 이렇게 주문했다. 적어도 민원인께서 창녕군청 민원실을 방문하면 일어서서 “어서오세요”라고 인사를 한 후 사정상 컴퓨터에서 자료를 출력하여야 하니 자리에 앉아서 민원서류를 발급한 후 돌아가실 때에는 일어서서 “안녕히 가세요“라고 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전화를 받는 요령도 이렇게 하라고 한다. 대다수 공무원들이 처음 공직에 입문하면 경상남도 인재개발원에서 신규 공무원 교육을 1개월 동안 이수한다. 그 과정에서 제일 먼저 이야기하는 것이 “전화를 빨리 받아라”고 주문 받는다. “전화신호가 3번 울릴 때까지 받지 않으면 페널티를 적용한다”라고 하면서도 정작에 왜 그렇게 하여야 하는지는 설명해 주지 않는다.

그에 대해서도 나는 이렇게 말한다. 심리학자들이 인간의 심리를 연구분석한 결과 전화를 걸때 11초가 지나도 전화를 받지 않으면 화가 치민다고 한다. 그렇다면 전화 발신음이 2초간 ‘뚜루루’하고 울리고, 쉬는 시간 1초를 다 합하면 3초이니 세 번 발신음이 나면 9초가 걸리는 셈이다. 만약 네 번이 울리게 되면 12초가 되어 버린다. 결국 네 번이 울리면 11초가 지나므로 전화를 건 사람은 이미 화가 나 버리기 때문에 3번 울릴 때까지 받으라는 것이다.

나는 사무실에서 전화신호가 한번 울릴 때 받는 것을 공직생활 신조로 한다. 또 전화를 받는 것도 요즘은 매스미디어 기능이 발달한 것이 한 이유이기도 하겠지만 대부분의 행정관청에 가보면 공무원 개개인 앞에 전화가 한대씩 비치되어 있다. 그런데 이렇게 개개인 별로 전화가 비치되어 있는 이유를 모르는 공무원들이 대다수다.

그에 대해서도 이렇게 교육을 시킨다. “전화기가 개개인 책상 위에 비치되어 있는 것은 공무원들이 전화를 걸 때 편리하게 걸라고 있는 것이 아니라 부서내의 동료가 출장으로 자리를 비운 사이에 전화가 걸려 오면 민원인께서 불편함이 없도록 동료의 전화를 콜하여 당겨서 전화를 빨리 받으라고 개개인에게 전화기를 비치한 것이라고 주입시킨다.

창녕군 민원봉사과장으로 발령 받은 후 민원실 앞을 가리고 있는 홍보배너와 인조나무 등 사무실의 조망을 어둡게 하는 가리개들을 전부 정리하고 치워서 민원실이 깨끗하고 밝도록 했다. 그리고 발령 받자말자 직장 근무자도 야간에 여권을 발급 받을 수 있도록 매주 화요일 밤 10시까지 운영하는 ‘야간 여권발급 사전예약제’를 시행하고 있다.

앞으로 이렇게 새로운 창안시책들을 발굴해 창녕군을 찾아오는 민원인의 불편을 하나하나 해결해 가면서 종국에는 창녕군 민원실을 전국 기초지방자치단체 중 제일가는 민원실로 만들겠다고 천명했다. 이 일성이 말로서 끝날 것인지는 한번 두고 지켜봐 주시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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