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구멍' 논란 송포교차로…결단내려야
'개구멍' 논란 송포교차로…결단내려야
  • 이웅재
  • 승인 2013.02.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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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스형 통로 '개선'에는 공감대…'방법'에는 시각차
국도3호선 송포교차로 박스형 통로를 개선하기 위한 논의가 연이어 벌어지면서 ‘반드시 개선 해야 한다’는 공감대는 확산되고 있지만 개선 방법을 두고 정부와 사천시민간의 시각차가 좀처럼 좁혀지지 않고 있다. 정부는 이미 준공된 도로를 국비 지원으로 개선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로 ‘위험구간 해소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는 제한적 시혜로 보고 있다. 그러나 사천시민은 ‘당초 설계가 잘못된 만큼 이제라도 제대로 된 도로를 개설해 줘야 한다’는 당위론을 제기하며 정부를 압박하고 있다. 양자를 조율해 시행 가능한 방안을 하루 빨리 찾고 싶은 여상규 국회의원은 연이어 간담회를 열고 협의점을 찾고 있지만 현재 전개되는 상황으로 볼때 합의를 이끌어 내기가 쉽지 않아 보인다.

설명회와 간담회 등으로 문제점을 규명하고 해결책을 모색한지 오래다. 그동안의 과정을 지켜보던 시민들은 답답함을 느낀다. 답을 몰라서 논쟁하며 시간을 보내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시민들이 원치 않는 답을 밝혔을 때 나타날 반향이 두렵기 때문이다.

송포교차로 개선사업은 어디까지 개선할 수 있으며, 어떻게 하면 되는지 윤곽은 나와 있다. 그러나 합의를 도출하는데에는 난항을 겪고 있다. 이대로 라면 언제까지 허송세월을 할 지 짐작조차 어렵다. 결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사천시민, 특히, 삼천포 지역민들과 정부의 통큰 결단만이 송포교차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고가도로 개설과 같은 전부의 개선책도 아닌 ’개구멍만 아니면 된다‘는 식으로 사천시와 시민단체가 제시한 대안인 평면교차로를 정부는 개악으로 보고 있다. 수십억원의 돈 들여서 나쁘게 할 일을 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국가가 수용할 수 없는 선택을 고집하고 있다는 것.

정부는 현재의 박스형 통로를 넓히고, 직선화 하자는 데는 공감하고 있다.

◆논란의 쟁점

지난 22일 오후 7시 사천시 선구동 주민센터에서 열린 간담회에서도 ’송포교차로개선사업‘은 답보를 벗어나지 못했다. 지난 1월 29일 오후 5시 사천시청에서 열린 간담회의 연장선에 불과했다. 간담회에서 나온 의견을 보면 ‘현재의 국도3호선 송포교차로가 개구멍으로 개설돼 삼천포지역민들의 자존심에 상처를 입히고 있다’는 것과 ‘국제무역항인 삼천포항과 삼천포화력발전소 등에 출입하는 대형차량의 진출입로로는 좁은 박스형 통로가 부적합하다’는 것이 골자다.

개선방안은 고가도로 개설 1안과 지하통로 선로 개선 및 확장의 2안, 신호등 가설 평면교차로 개설의 3안 등 모두 3가지다. 그러나 고가도로 개설은 장기적으로 볼때 최선의 방안이지만 현실적으로는 엄청난 사업비와 관련부처간 협의가 안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 논의에서는 일단 제외됐다. 최근 논의는 현실적 실현 가능성이 가장 높은 2안과 시민 여론을 반영한 3안으로 좁혀졌다. 국토부 등 정부 관계자는 ‘관련법에 따라 개선사업을 추진하려면 2안이 가장 적절하다’고 한다. 기존 통로형 박스를 대폭 넓히고, 진입로 선형을 보다 직선화 하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

그러나 사천시민, 특히 이 이슈를 실질적으로 이끌고 있는 삼천포사랑회 등 시민단체는 ‘삼천포 지역민의 자존심을 살려야 한다’며 3안을 고수하고 있다. 넓히던지 좁히던지 구멍은 구멍인 만큼 2안을 수용할 수 없다는 것. 이들은 이 구간에 신호등을 가설해 평면교차로 형태로 진출입하도록 하자고 주장한다. 이 안대로 라면 사천읍에서 남해 방면을 제외한 남해→사천읍 방면과 삼천포지역←→사천읍 3곳의 차량은 신호에 따라 운행해야 한다. 저지대에 신호등이 가설돼 과속에 의한 교통사고 우려가 나오고 있지만 차후에 해결책을 마련하면 된다고 주장한다.

◆겉도는 개선방안

지난 22일 여상규 의원은 간담회에 앞서 송포교차로 개선사업의 배경을 설명했다. 여 의원의 설명에 따르면 송포교차로개선사업은 법에 따라 사천시가 시비를 확보해 시행하는 것이 원칙이지만 도로법 제26조의 ’특별한 경우‘를 근거로 해 수시 배정 예산’ 10억원을 확보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여 의원은 또, “그러나 이 사업예산 10억 원은 ‘주겠다’는 것이 아니라 ‘줄 수 있다’는 것으로 해석해야 한다”며 “사천시의 건의를 국토부 장관이 승인하고, 이를 기획재정부에 올려 기재부 장관이 이 안을 수락해야 비로소 사용할 수 있는 것이 수시배정예산”이라고 설명했다.

여 의원이 확보한 ‘수시 배정 예산’ 10억 원은 사업 추진을 담보하는 것은 아니라 주무부처인 국토부가 사천시와의 협의를 통해 마련된 개선안을 가지고 기획재정부의 동의를 받아야 사용할 수 있는 조건부 예산에 불가한 것이다. 따라서 사천시가 제시하는 개선방안이 적절치 않으면 논의 자체가 백지화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이러한 이유를 들며 그동안 “사천시가 관리하는 간선도로를 국가가 지원할 근거는 없지만 그나마 특별 규정이라도 적용하려면 기재부를 설득할 수 있는 2안을 선택하는 것이 마땅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사천시민의 건의를 받은 정만규 사천시장은 3안으로 맞서고 있다. 정 시장은 “지난 2010년 준공된 국도3호선은 주 도로가 남해방면으로 개설됐다. 이 도로에서 삼천포지역으로 진입하려면 송포교차로에서 갓길로 빠져 속칭 개구멍이라고 불리고 있는 통로 암거를 지나야 한다. 그동안 삼천포 지역민들은 줄곳 ‘이 통로암거는 시민의 자존심을 멍들게 할 뿐만 아니라 삼천포항과 삼천포화력발전소를 오가는 대형차량의 이동에도 불편을 초래하고 있다’며 관련부처에 개선을 요구해 왔다”며 “정부가 50억 원만 지원해 주면 어떤 수를 써서라도 사천시가 개선사업을 추진, 두번 다시 이의 제기를 하지 않토록 하겠다”고 주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실익 없는 소모전

송포교차로 개선사업이 갈피를 잡지 못한채 장기화 되면서 관련자 모두가 답답해 하고 있다. 선택한 개선책이 시행 가능하다고 누구도 예단할 수 없는 가운데 개선책이 개악책으로 나타날 경우의 책임도 가볍지 않기 때문이다. 서로의 입장을 헤아려 보자

△가장 답답한 측은 여상규 의원이다. ‘이 안을 선택해야 돈 주는데…(시민)눈치 보여 차마 말은 할 수 없고…’

여 의원은 간담회 자리에서 “지난해 10억원의 설계비를 확보해 송포교차로 개선사업에 희망의 불씨를 지폈다”며 “법 적용이 잘못돼 공무원이 책임지는 일은 없어야 한다. 책임을 져도 내가 질테니 국토부는 사천시민의 자존심을 회복하고, 대형 물류차량의 이동에도 지장이 없도록 기존 도로를 개선하는데 적극 협조해 달라”고 중앙 공무원을 설득했다. 또, 여 의원은 “정부 활동 대부분을 이 일에 할여 했다”며 “2안은 당장 시행이 가능하지만 3안은 새정부 새 각료, 새 부처 공무원과 풀어가야 하기 때문에 어떻게 될지…어쨌던 사천시민이 바라는 3안에 노력하겠다”고 입장을 밝혔다.

△사천시도 답답하긴 마찬가지다. 중앙부처로 부터 ‘눈치 없고 말귀 못알아 듣는다’고 핀잔을 들을 지언정 “정부는 50억 원만 달라. 나머지는 우리가 알아서 잘 하겠다”고 버틸 수 밖에 없는 이유는 시민들이 바라는 바가 너무 명확하기 때문이다. ‘개구멍’으로 ‘시민 자존심’이 상했다는데 섣불리 현실적 대안이라며 2안을 따른다는 게 현실적으로 어려운 실정이다.

△시민단체, 특히 삼천포사랑회는 매번 간담회를 주도하며 3안을 채택해 줄것을 주장하고 있다. 그런데 최근의 간담회에서는 일부 의견이긴 하지만 2안으로의 움직임을 잠시 보여 줬다. 이날 회원들은 여 의원 설명의 말미에 “우선적으로 3안을 가지고 최선을 다 해보고 안되면 2안이라도…”라고 유연한 입장을 보이기도 했다.

송포교차로개선사업 문제가 장기화되는 것은 어느 누구에게도 실익이 없는 소모전이다. 사천시민들은 빠른 시일내 해결되기를 바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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