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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력단절 여성 이대로 괜찮은가<하>재취업 발목 잡는 '보육'…유연한 근무조건 필요
정원경  |  jwk911@g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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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3.02.27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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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졸업과 함께 제법 탄탄한 중소회사에 근무했던 김지현(39)씨. 결혼 후 아이를 출산하면서 여러 곳의 직장을 옮겨 다녀야 했다. 매번 직장 근무시간이 걸림돌이었다. 자녀가 초등학교에 입학하고서는 상황이 더욱 안 좋아졌다.

아예 구직활동 자체가 힘들어졌다. 김씨는 “아이들을 돌봐야 하기 때문에 생산직으로 취업을 해도 잔업과 특근하기가 어렵기 때문에 마땅한 취업자리를 찾는 것이 하늘의 별 따기 만큼 어렵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결혼 여성 위한 탄력근무제 도입 시급

김씨의 사례처럼 많은 여성들이 결혼과 임신, 출산으로 이어지는 연결고리에 고통받고 있다. 자녀양육과 함께 일을 병행하고 싶지만 김씨처럼 대부분 현실의 벽에 부딪히고 좌절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특히 전문적 역량과 지식을 가진 고학력 여성들이 느끼는 상대적 박탈감은 더더욱 크다. 경제적인 이유로 취업이 필요한 여성에게는 절망처럼 다가온다.

이들 여성들이 직업 활동을 하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발표한 자료를 보면 우리나라 여성 근로자 중 72%가 주당 40시간 이상 일을 하고 있다. 노르웨이 덴마크 등 여성 경제활동 참가율이 높은 국가는 주당 40시간 이상 근무 비중이 채 10%도 되지 않는다.

아직까지 결혼 여성에게 풀타임 근무를 요구하는 직장이 여전히 많고 실제로 취업을 하는 데 있어 가장 큰 장애물로 작용하고 있다.

이에 대해 전 경남발전연구원 민말숙 박사는 “유연하고 탄력적인 근무시간은 여성의 균형 잡힌 일과 가정생활을 영위할 수 있는 해결방안이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유연근무제의 도입 확산 등 무엇보다도 현재의 장시간 근로관행을 개선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유연근무제와 탄력근무제의 경우 현재 일부 공공기관에서 독자적인 업무를 처리하거나 장애인을 비롯한 육아부담이 큰 여성공무원을 대상으로 일부 우선 시행하고 있으나 일반 사기업에서는 여전히 미흡한 실정이다.

대부분 사기업의 경우 예산 사정으로 시행에 부담감을 느끼고 있기 때문이다. 이 같은 실정은 중소기업에게서 특히 두드러지고 있다.

대안으로 결혼여성에게 적합한 맞춤형 보육서비스를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0~2세 영유아 무상보육의 시행 등 보육서비스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지만 여전히 많은 결혼 여성들은 자녀 보육에 고충을 토로하고 있다.

경남여성새로일하기 지원본부 정성희 본부장은 “대부분의 직장이 정시퇴근이 어려운 직장문화와 개인별 상이한 근무시간에 맞춰 기존보육시설의 연장보육, 야간보육, 24시간 보육, 방과후 보육 등 다양한 맞춤형 보육서비를 제공해 여성의 부담을 줄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여성=육아’탈피…‘남성강제휴직제’ 도입 목소리

현행 육아휴직제에 따르면 2008년 1월 이후 태어난 영유아를 둔 근로자는 성별에 관계없이 육아휴직을 신청할 수 있다. 부부가 모두 일하고 있다면 각각 1년씩 모두 2년을 사용할 수 있는 셈이다.

하지만 직장 분위기를 비롯해 경제적 어려움, 인사 승진 불이익 등을 감당해야 하므로 현실적으로 육아휴직을 사용하기는 쉽지가 않다.

특히 ‘육아=엄마’라는 고정관념때문에 실제로 육아휴직을 사용하는 남성 근로자는 거의 드문 실정이다. 실제로 고용노동부 조사에 따르면 지난 해 1월부터 6월까지 남성 육아휴직자는 800명 대로 전체 육아휴직자의 3% 미만에 그쳤다.

이때문에 여성계에서는 남성 육아휴직제를 의무화하는 법 개정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여성의 육아에 대한 부담을 덜고 육아로 인한 여성의 피해를 줄이기 위해서는 남성 강제휴직제가 마땅히 도입되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줄기차게 나오고 있다.

◇상벌제도 강화

전문가들은 정부가 각종 정책을 내놓고 있지만 실제 적용되는 곳이 적어 정부 정책의 실효성을 문제 삼기도 한다.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은 “2017년까지 여성 경제활동 참가율을 60%까지 늘리고 국공립 어린이집 보육 분담률을 30%로 높이는 등 여성 고위직 비율을 높이기 위한 다양한 여성 정책은 내놓았지만 시간이 지나면 흐지부지된다”며 “정부 정책을 민간 기업에 강제하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노사발전재단 민현주 연구원도 “우리나라 기업들의 지속적인 여성 관리직 비중 확대를 위한 정부차원의 상벌제도를 강화해야 한다”며 “현행의 인센티브제도를 유지 및 확대하는 한편, 불이행기업에 대한 패널티를 도입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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