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자 나는 공공기관 다 문 닫읍시다"
"적자 나는 공공기관 다 문 닫읍시다"
  • 강진성
  • 승인 2013.02.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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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진성 기자
“경남개발공사는 적자가 수천억 원이라면서요. 그건 왜 문 안닫습니까?”

경남도가 진주의료원의 폐업결정을 내리자 병원 직원들의 분노가 끓어올랐다. 기자회견 당일인 26일 한 직원이 격앙된 목소리로 애꿎은 경남개발공사 얘기를 꺼냈다. “적자 나는 공공기관은 이참에 전부 문 닫자”고 경남도의 결정을 비난했다. 그는 “공공기관은 공익을 위한 기관인데 자본논리로 일방적으로 이러는게 말이 되냐”고 말했다.

이날 진주의료원 소식은 네티즌 사이에서도 관심이 높았다. 한 네티즌은 “그런 논리라면 혈세만 먹는 보건소도 문 닫아라”며 경남도의 결정에 조롱하는 댓글을 남기기도 했다.

복지에 대한 국민의 관심이 높아졌지만 경남도가 꺼꾸로 가고 있다. 경남도의 폐업결정 기자회견문은 지자체의 역할을 포기했다는 생각마저 들 정도다. 도는 “진주의료원이 향후 3~5년 안에 자본잠식으로 파산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앞으로 망하기 때문에 지금 문 닫게 낫다는 것은 사기업에서나 할 소리다. 도민을 책임지는 기관이라면 진주의료원을 살릴 수 있는 시간이 최소 3년 이상 남아 있다고 거꾸로 판단해야 한다.

도는 스스로 기자회견문에서 “진주의료원이 도민의 공공의료를 위해 중요한 역할을 해 왔다”고 공적 기능을 인정하고 있다. 이 대목은 경남도는 앞으로 손해만 보는 공공의료는 포기하겠다는 뜻으로도 보인다. 공공의료는 사실상 적자는 감수해야 하는 사업이다. 전국에 있는 의료원 중 흑자를 내는 곳이 얼마나 있던가.

이번 결정은 홍 지사의 능력을 의심할 수밖에 없게 만든다. 문 닫는 것은 아무나 할 수 있는 방법이다. 취임 2개월 만에 극약처방을 내릴 것이 아니라 유능한 원장을 영입해 살릴 방법을 찾아야 한다. 홍 지사가 경남FC를 살리기 위해 백방으로 뛰고 있듯이 진주의료원을 위해서도 뛰어야 한다.

폐업결정 이후 환자들은 나가지 않겠다고 불만을 터트렸다. 한 노인환자는 “잘하라고 뽑아 줬더니 엉뚱한 일을 하고 있다”고 호통쳤다. 현재 진주의료원에는 188명의 환자가 입원해 있다. 이들 대부분은 남길 원하고 있다. 직원 233명은 어떤가. 그들의 가족까지 합친다면 1000명의 생계가 달린 일이다. 홍 지사는 폐업결정을 철회하고 생존해법을 내놔야 한다. 그래야 ‘당당한 도지사’로 나설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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