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품질 청문회'를 기대한다
'고품질 청문회'를 기대한다
  • 경남일보
  • 승인 2013.02.28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수기 (논설고문)
미국의 200여년 역사에 비해 13년 남짓한 우리의 청문회(聽聞會:hearings)는 ‘네거티브 검증’이 전부이다시피 했다. 공직자의 도덕성은 물론 중요하다. 따져야 할 것은 꼭 따져야 한다. 도덕성에 매몰돼 국정수행 능력이나 자질 같은 더 중요한 요소들을 간과하고 있지는 않은지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 후보자의 도덕적 흠결에 대해 30~40년 당시의 잣대로도 용인할 수 없는 수준인지, 공직에 공헌할 기회를 박탈해야 할 정도로 심각한 것인지도 냉철하게 살펴봐야 한다.

▶‘듣는다’는 의미를 지닌 국회 청문회의 이름이 무색할 정도다. 후보자의 견해를 듣는 시간보다 의원들의 질의시간이 더 긴 것으로 나타났다. 청문위원(의원)들이 자기주장만 내세우다 보니 후보자의 발언을 가로막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다. 청문회를 치른 어느 후보는 발언 도중 29번이나 의원들에 의해 말이 가로막힌 사례도 있었다.

▶출중한 지도자가 있었던 곳에는 자랑스러운 역사가 있었다. 이젠 지도자로 입신하고자 하는 인사는 일찌감치 병역기피, 위장전입, 재산 불리기나 탈세, 전관예우 등의 문제를 의식해야 했다. 공직자의 삶, 지도층의 길이 단순히 학업 성적이 좋다고 열리는 시대가 지났다. 기회주의, 한탕주의, 재산 불리기 등과 거리를 멀리하면서 지도자가 되기 위한 노력과 관리를 해야 한다.

▶현재 국회의 청문회에 앞서 200여 항목의 질문을 보면 지금의 청문위원(국회의원)과 여·야 지도층 중에 검증항목을 무난히 통과할 공직자 또는 공직 지망자가 몇이나 되겠느냐는 것이 일반 국민들의 냉소적인 인식이다. 청문회를 통해 들춰진 지도층 인사들의 문제를 보면 자질과 도덕성이 완벽한 인물 시대를 절감하게 된다. 장관 청문회는 돈, 명예, 전관예우 등 자질과 능력도 철저히 검증해야 하지만 우리 사회의 수준을 높일 수 있는 고품질의 청문회가 되기를 기대한다.

이수기·논설고문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경상남도 진주시 남강로 1065 경남일보사
  • 대표전화 : 055-751-1000
  • 팩스 : 055-757-1722
  • 법인명 : (주)경남일보
  • 제호 :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 등록번호 : 경남 가 00004
  • 등록일 : 1989-11-17
  • 발행일 : 1989-11-17
  • 발행인 : 고영진
  • 편집인 : 강동현
  • 고충처리인 : 최창민
  • 청소년보호책임자 : 김지원
  • 인터넷신문등록번호 : 경남, 아02576
  • 등록일자 : 2022년 12월13일
  • 발행·편집 : 고영진
  •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gnnews@gnnews.co.kr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