넙적한 노랑부리로 터득한 공존의 지혜
넙적한 노랑부리로 터득한 공존의 지혜
  • 경남일보
  • 승인 2013.02.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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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수와 함께 떠나는 생명신비여행<14>노랑부리저어새
노랑부리저어새02
노랑부리저어새들이 넙적한 부리로 서로의 깃털을 다듬어 주고 있다.
 
노랑부리저어새는 환경부 멸종위기 동식물 Ⅱ급으로 지정보호되고 있으며, 천연기념물 제205-2호로도 지정돼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소택지, 호수, 저수지, 개활 평지의 물가, 하구 등에서 주로 생활한다. 매우 귀한 겨울철새이며, 창원 주남저수지에서는 매년 규칙적으로 30여 마리가 월동하고 있다.

중국과 러시아의 습지에서 번식하고 우리나라를 찾아와 월동하는 노랑부리저어새는 배려와 협력의 미덕을 가진 새로 알려져 있다. 하루 종일 먹이를 찾기 위해 고개를 숙여 물속을 휘젓지만 성과는 그렇게 좋지 않다. 오랫동안 물속에서 먹이를 찾다 잠시 휴식 할 때에는 긴 부리로 자기 몸의 깃털을 꼼꼼하게 손질한다.

하늘을 나는 새들에게 깃털은 생명과도 같은 존재이다. 그래서 먹이를 먹는 일 다음으로 중요하게 하는 일은 깃털을 다듬는 일이다. 시집가는 새색시처럼 시간만 나면 하얀 깃털을 손질하며 화장을 고친다. 물고기 사냥에 유리한 긴 부리는 깃털을 다듬을 땐 걸림돌이다. 목 깃털을 스스로 손질하기 어려워 서로 상대의 깃털을 정성스레 손질해주며 공존하는 지혜를 터득했다.

몸길이는 86cm이며 형태는 암수 동일하고 몸 전체는 흰색, 주걱모양으로 부리가 특이해 쉽게 구별된다. 여름 깃은 뒷머리에 연한 노란색을 띤 장식깃이 발달하며 멱과 가슴 윗부분에 노란색의 넓은 띠가 나타난다. 먹이를 잡을 때에는 주걱처럼 생긴 긴 부리를 물속에 넣고 좌우로 휘저으면서 주로 민물고기, 개구리, 올챙이, 조개류, 곤충류 등을 먹는다.
 
노랑부리저어새01
노랑부리저어새


백로과의 새인 왜가리는 한곳에서 오랫동안 기다렸다가 물고기가 지나가면 아주 빠른 속도로 물고기를 사냥한다. 하지만 노랑부리저어새는 하루종이 흙탕물에서 긴 부리를 물속에 넣고 저어 물고기를 사냥하지만 백로과의 새들 보다는 먹이사냥 효율성이 떨어진다.

최근 새들의 생태연구가 활발해지면서 노랑부리저어새에 대한 신비로운 생태가 하나 둘씩 밝혀지고 있다. 노랑부리저어새의 부리는 고무처럼 탄력성을 가지고 있으며 수초가 많은 습지에서는 부리를 좌우로 휘젓지 않고 상하로 ‘쿡쿡’ 찔러서 물고기 사냥한다는 사실이 밝혀지기도 했다.

주남저수지는 우리나라 대표적인 노랑부리저어새의 월동지로 알려져 있으며 11월경부터 찾아온다. 노랑부리저어새는 저수지 수심이 얕은 곳에서 무리를 지어 물고기를 사냥한다. 한 녀석은 외래종 블루길을 잡아 목구멍으로 넘기려고 안간힘을 다하지만 결국 먹지 못하고 놓아주는 모습이 안쓰럽다.

날씨가 추워져 저수지가 결빙되면 노랑부리저어새는 먹이부족에 시달리게 된다. 저수지 곳곳 얼지 않은 곳을 찾아 물고기를 사냥하며 먹이가 부족해 동종 간 경쟁도 치열해진다. 새끼들은 먹이 경쟁에서 뒤처지고 어미들이 먹고 나와야 겨우 먹이를 사냥에 나서 항상 굶주림에 시달린다.

유라시아대륙중부, 인도, 아프리카 북부지역에서 번식하고 중국 동남부, 우리나라, 일본 아프리카 북부지역에서 월동한다. 우리나라에는 천수만, 제주도, 성산포, 낙동강, 주남저수지, 순천만 등지에서 대략 300여 마리가 월동한다./경남도청 공보관실 근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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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랑부리저어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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