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정부의 창조경제, 우리가 걱정하는 이유
새 정부의 창조경제, 우리가 걱정하는 이유
  • 경남일보
  • 승인 2013.03.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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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상근 (객원논설위원, 가야대학교 행정대학원장)
대략 2003년 초부터다. 상상과 창조경영의 열풍이 불었다. 기업총수들은 하나같이 이것만이 살아남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샌드위치 신세에 처해 있는 우리 경제를 다시 일으켜 세울 수 있는 유일한 방안이라고도 했다. 어떤 기업은 최고경영자(CEO) 호칭을 최고상상력책임자(CIO)로 바꿨다. 공무원들도 창조적 국가경영을 벤치마킹하기 위해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면서 두바이로 달려갔다. 10년의 세월을 넘어 다시 창조의 시대로 돌아왔다. 굳이 차이점을 들자면 10년 전은 기업이 중심이 되었고, 지금은 국가가 앞장섰다는 점 뿐이다.

창조경제시대는 박근혜 정부와 함께 시작되고 있다. 박 대통령은 취임사에서 ‘행복·경제·문화’라는 3대 국정 키워드를 제시했다. 특히 행복이란 단어를 무려 20번이나 사용하면서 국민 모두를 행복하게 만드는 정부가 되겠다고 약속했다. 행복하게 해주겠다는 약속은 말처럼 쉽지 않다. 행복한 삶을 누리는 것은 일시적으로 행복감에 젖는 것과는 크게 다르다. 또한 행복은 주관적이기 때문에 사람마다 잣대가 다르다. 그야말로 행복은 추구하는 가치에 따라 상황과 기분에 따라 그때그때 달라질 수 있다. 참 어렵고도 힘든 약속을 했다.

박 대통령은 국민을 행복하게 해 줄 첫 번째 수단으로 창조경제를 들고 나왔다. 취임사에서도 행복 다음으로 많이 언급한 말이 창조라는 단어다. 미래창조과학부까지 만들고 미국에서 벤처기업으로 성공한 사람을 장관으로 내정한 것으로 보아 대통령의 의지도 충만해 보인다. 이 정도면 향후 5년간 박근혜 노믹스의 핵심 키워드는 창조경제라는 것이 분명해졌다. 방향은 맞다고 본다. 2만 달러의 벽을 넘어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서는 창조경제로 가야 한다. 그러나 추진방법에 대해서는 더 많은 논의가 필요할 것 같다. 그동안 정부가 주도한 국정과제들이 어떤 결과를 가져왔는지 국민들이 너무 뻔히 알기 때문이다.

멀리 볼 것도 없이 이명박 정부만 보면 된다. 녹색경제가 핵심 국정과제였다. 취임 초부터 전 부처가 경쟁적으로 녹색사업 추진보고서부터 만들었다. 녹색이라는 딱지가 붙지 않으면 예산조차 따기 힘들었다. 4대강 사업도 녹색성장을 위한 사업임을 앞세워 추진했다. 지금 녹색경제의 핵심 사업들이 어떻게 추진되고 있는지 아무도 모르고 관심도 없다. 정부주도의 사업은 대개 결론이 이렇다. 계획만 세우고 보고서만 남기고 거품만 키워 놓는다. 박근혜 정부의 창조경제만은 이런 전철을 밟지 않기를 바란다. 국민이 불행하다.

박근혜식 창조경제라는 것은 과연 무엇일까. 박 대통령은 취임사에서 “창조경제는 과학기술과 산업이 융합하고, 문화와 산업이 융합하고, 산업간 벽을 허문 경계선에서 창조의 꽃을 피우는 것이다”라고 정의를 내렸다. 요약하면 융합을 촉진하고 벽을 허물어야 한다는 뜻인 것 같다. 그러나 아직 어떤 내용으로 창조경제를 채워 나갈지는 명확하게 나온 게 없다. 창조경제를 주도할 미래창조과학부의 업무조차 확정되지 않았기 때문에 내용의 구체성을 논하기는 아직 시기상조일지 모른다. 그러나 그동안 인수위에서 논의된 내용들을 토대로 보면 대략 두 가지가 핵심인 것 같다. 하나는 과학기술을 통한 창조산업 육성이고 다른 하나는 정보기술과 소프트웨어 융합을 통한 주력산업 구조고도화다. 지방경제를 하나 더하면 지역내 산학연 융합공동체 육성을 통한 창업과 신산업 창출이다.

앞뒤 따져보니 경남이 제일 걱정이다. 우리 경남은 창조경제를 선도할 잠재적 역량이 크게 부족하다. 과학기술, 정보기술, 소프트웨어 모두 제대로 된 기반을 갖추고 있지 못하고 있다. 우수한 인재의 확보는 더욱 어렵다. 현 상태에서는 정부가 아무리 창조적 사업을 추진하더라도 그림의 떡이다. 지금 경남경제는 위기상황이다. 조선 등 주력산업은 경쟁력이 약화되고 있다. 미래 경남을 이끌 신성장 사업도 없다. 창조경제를 위해 우리의 더 많은 고민이 필요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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