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시작은 기초와 기본교육 다지기부터
새로운 시작은 기초와 기본교육 다지기부터
  • 경남일보
  • 승인 2013.03.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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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유 (진주교육대학교 총장)
새 학년을 맞은 학교현장 분위기는 싱그러움과 함께 새로운 만남에 대한 기대와 희망으로 가득차 있다. 교육대학에 입학하는 신입생들은 새로운 분위기에 대한 기대로 한껏 부풀어 있고 새로운 학교에 부임한 교사는 새로운 학생들과 교사들을 새롭게 만나 새로운 관계를 시작한다. 이러한 만남은 새로운 관계를 형성해야 하고 자신의 역할 변화를 가져오는 시기이다. 이와 같은 만남에서 가장 중요한 점은 바로 ‘기초지식’과 ‘기본자세’라고 할 수 있다. 이에 대해서는 많은 사람들이 동의하고 있을 것이다.

그러면 기초와 기본의 의미를 짚어보자.

먼저 기초교육은 기초능력 배양 교육으로서 기본적인 언어능력, 수리능력, 탐구능력과 창의성 등의 신장 교육을 말한다. 우리나라 교육에서 기초지식 교육에 대해 지속적으로 강조해 왔으나 최근에 와서 더욱 강조하고 있다. 그 이유는 대체로 두 가지 면에서 생각해 볼 수 있다. 첫째, 지식기반사회의 도래 때문이다. 1980년대 이후 선진 각 국은 국제 경쟁력을 제고하기 위해 기초지식을 강조하고 학생들의 기초학력을 향상시키기 위하여 국가수준의 교육과정을 도입하고 그에 입각하여 국가 단위의 시험을 부과함으로써 핵심적인 내용이 학교에서 가르쳐질 수 있도록 한다는 동향과 맥을 같이 한다. 둘째, 보다 직접적인 이유는 성적저하 때문일 것이다. 전체적으로 초·중·고등학생들의 기초학력이 저하되었다. 예컨대, 서울의 명문 대학들이 신입생을 대상으로 치른 수학능력평가시험 결과 7.7%가 기초학력이 현저히 낮아 학업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기초학력의 저하 현상은 초·중학생도 예외는 아니다. 고등학교 신입생의 10% 정도가 기초적인 수학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며, 중·소도시 초등학생의 5%가 학습부진아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와 같은 저간의 사정이 기초지식 교육을 강조하려는 노력으로 표출되었다고 할 수 있다.

기본교육은 기초교육과 함께 교육과정에서 강조하는 핵심내용이다. 기본교육은 기본생활 습관 형성으로 기본예절, 질서, 절제, 준법, 공중도덕 등 기본적인 생활습관을 익혀서 민주시민으로서의 자질과 품위 있는 인격을 도야하기 위한 교육을 말한다. 기본교육 역시 세계 교육개혁의 동향과 무관하지 않다. 기본 질서 의식에서 배태된 시민 공동체 의식의 함양을 강조하는 것이 선진국 교육개혁의 공통된 특징이다. 미국의 팍스아메리카나 정신교육, 프랑스의 시민강좌, 영국의 시티즌십 교육 등이 바로 그것이다. 이들은 사회 구성원으로서 자신의 책무를 다하는 것과 남에게 폐를 끼치지 않고 더 나아가 타인을 배려하는 공동체 정신을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오늘날 우리나라에서 더욱 강조되는 기본교육은 학교폭력, 집단 따돌림, 청소년 범죄의 증가 등과 관련되어 있다. 특히 이러한 현상들은 N세대의 등장과 기성사회의 가치체계 붕괴, 핵가족화, 과잉보호, 인터넷 역기능 현상과 맞물려 더욱 심화되고 있다. 따라서 학교에서 사회생활에 필수적인 기본교육을 소홀히 하면 선진시민이 될 수 없다는 생각과 공동체마저 와해될 수 있다는 절박감에서 기본교육을 강조하지 않을 수 없게 된 것이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기초지식 교육이나 기본자세의 선언적 주장이 아니라 학교 교육과정 속에서 구체화되어 학생생활에 녹아들어야 한다는 점이다. 또 공동생활에 필요한 기본생활 자세를 영역별로 도출해 내고 이를 습관화 할 수 있는 효과적인 지도 장면을 조성하는 일도 게을리 해서는 안 될 것이다. 초·중등학교에서 가르쳐야 할 것은 생의 범위를 포괄하는 것이어야 하고, 평생을 두고 인간다운 삶을 유지하면서 사회의 유익에 기여하는 것이어야 한다. 이렇게 볼 때 기초와 기본이야말로 초·중등학교에서 가장 우선순위에 두어져야 할 교육 영역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이 영역의 교육 역시 다른 영역과 마찬가지로 명확한 교육적 설계가 전제되어야 하고 구체적 계획 하에 학생들의 생활 속에 녹아들도록 지속적인 지도가 이루어져야 한다. 자신이 체득한 기초지식과 기본자세는 젊은 시절 내공을 쌓아 일생을 어떻게 살아가느냐의 바로미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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