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부적응학생들 이대로 둘 것인가?
학교부적응학생들 이대로 둘 것인가?
  • 경남일보
  • 승인 2013.03.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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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용 (창원대학교 법학과 교수, 학생처장)
2012년 교육통계연보에 따르면 초·중·고등학교의 학업중단율((학업중단자 수/전년도 재적 학생수)×100)은 초등학교 0.6%, 중학교 0.9%, 고등학교 1.9%로 전체학생의 약 1.1%에 해당한다. 학교에 적응하지 못하는 많은 학생들이 학교를 떠나 사회에서 방황하고 있으며, 이는 국가적·사회적으로 미치는 영향이 클 뿐만 아니라 향후 또 다른 사회문제를 유발할 수 있다. 따라서 이에 대한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학교 부적응의 원인으로는 개인적·가정 환경적·학교환경·지역사회환경 요인 등이 있다. 먼저 개인적 요인은 학생이 주체성의 혼란으로 인하여 자기와 대상을 포괄적으로 관망하지 못하고 자신과 타인에 대한 지각이 전체적으로 왜곡돼 있어 대인관계 즉 또래집단의 동료관계와 교사와의 관계가 원만하지 못하다는 것이다. 가정적 요인은 결손가정, 빈곤에 의한 방임과 폭력의 파생, 가족 간의 갈등으로 융화 결여, 부모 지도방법의 부적절 등이 있으며 또한 핵가족화에 따른 고립화, 패쇄적인 주거환경, 부모와 자녀가 함께하는 시간의 감소 등으로 가정의 보호·훈육기능이 약화됨으로써 이러한 원인들이 잠재돼 있다가 위기나 위협의 상황 또는 경제적인 어려움과 적응의 상황에 왔을 때 부적응 행동이 돌출돼 보여지는 것 등이 있다.

학교 환경적 요인은 첫째, 부적응 학생에 대한 전학과 자퇴처리 등 처벌위주의 학교 행정, 교사의 과중한 업무로 인해 대화부족에서 오는 학생들의 소외감, 둘째, 학교의 대규모화로 개개인의 학생 성장을 돌보기가 힘들고, 무시험 추첨으로 배정된 학생들의 학력차가 심하지만 교사가 개별교육의 한계로 흥미를 잃게 돼 결국 학습부진 부적응 학생들이 늘어나게 되는 것이다. 셋째, 입시위주의 교육으로 낮은 성적 때문에 상급학교 진학이 어려운 학생은 심한 좌절감을 겪게 되고 빗나가기도 한다. 결국 이러한 요소들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쳐 학교 부적응 행동을 일으키게 되는 것이다.

지역사회 환경요소로는 지역사회 내 지원프로그램 미비, 상업주의적 소비문화, 대중문화의 확산, 청소년에 대한 사회적 보호체계 미약, 정보화 등의 사회변화로 인한 학교기능의 약화, 학교주변의 유흥주점, PC방, 러브호텔 등과 같은 비교육적 환경 등이 있다.

청소년기는 사춘기로 정서적으로 예민하다. 이 시기에 학교에 제대로 적응하지 못하고 심하게 비난을 듣거나 좌절을 경험하면 열등감을 느끼게 된다. 또한 정서적으로 안정되지 못하여 자아정체성, 성 역할, 가치관 등을 확립하는 데에 어려움을 겪는다. 학교 부적응자의 경우 학교생활 및 수업에 제대로 참여하지 않기 때문에 성적이 떨어지는 것은 물론이고 전체적으로 지적 발달이나 기본적인 지식습득이 떨어지게 된다. 더 나아가 폭행, 성폭력, 절도 등의 행위를 하는 부적응자의 경우, 이러한 행동이 성인이 됐을 때 사회적인 범죄 및 부적응으로 확장될 가능성이 높다.

그렇다면 이 같은 학교 부적응 학생에 대한 대처방안은 없는가. 이미 대안학교를 설립해 이에 대처해 오고 있다. 예를 들면 2010년 9월 1일 설립된 청명학생교육원은 부적응 중학생 40여명에게 인성교육과 교과수업을 병행하는 기숙형 대안교육기관이다. 최근 대전시교육청이 학교 부적응 학생들에게 교육 및 치유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위(We Education Emotion)스쿨’ 설립을 위해 설립 규모 및 시기, 중앙부처 지원방안 등 세부계획을 진행 중이다. 위스쿨은 기존 학교에 적응하지 못하는 학생들에게 차별된 교육프로그램을 제공하는 기관이며 특정 학생이 재학 중인 학교의 적을 유지하면서 6개월 이상 심리상담과 교육을 제공받고, 교육기간이 끝난 이후에는 원적 학교로 복귀해 졸업한다는 점에서 대안학교와는 차이가 있다.

경남의 경우 한 해 약 2500명 정도가 학교에 적응하지 못해 학교를 떠난다. 이러한 학생들을 위하여 각급 학교에 위센터, 대안교실이 마련돼 있다. 태봉고등학교(공립), 사립학교로서 간디고등학교, 원경고등학교, 지리산고등학교와 10개 정도의 대안교육 위탁학교가 있다. 하지만 2500여명의 학생을 수용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따라서 사전 예방적으로 학교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교육프로그램과 인성교육을 강화하는 것과 아울러 사후적으로 학교 부적응 학생들을 건전한 민주시민으로 키울 수 있는 방안이 더욱더 적극적으로 마련돼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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