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세농 죽이는 대기업 토마토 농사, 정부 지원하나
영세농 죽이는 대기업 토마토 농사, 정부 지원하나
  • 경남일보
  • 승인 2013.03.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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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의 골목상권 침해가 심각한 가운데 대기업이 토마토 생산에 진출해 논란을 빚고 있다. 동부그룹의 (주)동부팜화옹이 경기도 화옹간척지구에 대규모 유실온실을 짓고 토마토 생산에 돌입하자 농업인들이 생존권 위협이라며 반발하고 나선 것이다. 동부팜화옹의 토마토 농사에 농민들이 더욱 분노하는 것은 대기업의 유리온실 부대시설 조성에 국비를 지원했다는 점이다. 부대시설비 조성 등 명목으로 FTA 기금인 국비 87억 원을 정부가 지원한 사실이 밝혀지면서 농민들의 반발 수위도 더욱 거세지고 있다.

화옹간척지구 농업용 유리온실은 모두 15ha로 아시아 최대규모다. 생산량의 90%를 수출한다지만 생산량 6000여t 중 실제 수출은 500~600여t으로 보고 있다. 대기업의 토마토 농사는 국내시장의 공급과잉으로 값이 폭락, 영세농민을 황폐와시켜 다 죽이는 것은 시간문제가 될 수 있다. 동부그룹은 재계 서열 19위로 자산총액만도 15조원에 이른 대기업이라 농민단체들은 즉각 중단하지 않으면 불매운동을 펴겠다고 했다.

한국경영인농업연합회, 전국농민회 등 농업인들의 불안감은 당연하다. 농업인들의 주장 또한 충분히 설득력이 있다. 동부팜화옹이 토마토를 생산, 전량 수출한다지만 세계시장 개척은 한계가 있어 영세 농가들의 수출시장과 겹치고 수출이 어려울 경우 내수시장 진입으로 국내시장을 교란할 우려가 있다. 만약에 수출이 여의치 않아 국내 시장에 팔려고 할 때 생물이라 정부가 완전히 막기는 어렵다. 결국 가격 경쟁력을 갖춘 대기업의 토마토가 국내 시장을 점령, 영세 농가는 붕괴할 수밖에 없다.

농업 경쟁력 강화라는 미명 아래 대기업 자본의 농업생산까지 참여는 농민들을 ‘농업 노동자’로 전락시키는 것과 다를 바 없다. 동부팜화옹은 농민을 상대로 종자, 농약, 비료 등의 농자재 판매는 물론 공영도매시장의 도매법인까지 소유한 기업형인 점을 감안, 영세 농민들의 ‘밥그릇’인 농산물 생산분야를 넘볼 게 아니라 종자산업과 같은 국가 미래산업에 눈을 돌려야 한다. 영세농민을 죽이는 대기업의 토마토 농사까지 정부가 지원하느냐의 말을 들을 것이 아니라 즉각 중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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