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의 역학이야기] 애인생기는 시기
[이준의 역학이야기] 애인생기는 시기
  • 경남일보
  • 승인 2013.03.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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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운(氣運)과 운기(運氣)
“기(氣)의 본성은 원래 활동·운화하는 데 있다.” 최한기의 기학(손병욱 역) 서문에 있는 내용이다. 물론 기를 움직이는 원리와 기의 관계에 대한 논란들이 깊이 있게 있어 왔다. 이기이원론(이황), 이기일원론(서경덕, 이율곡), 이기이원론적 일원론(기대승, 이율곡) 등이 그것이다. 명리학은 근본적으로 기의 존재를 가정하고 이 기의 발생과 소멸, 작용과 반작용, 드러남과 숨음에 초점을 두고 이를 인생사에 비추어 사람의 운명을 가늠하려는 학문이다. 하여 고도의 엄격함과 정밀성, 추론의 정확성을 요하는 학문이다. 몇 가지 술수만으로 사람의 운세를 이러쿵저러쿵 할 수 없다.

또한 그러한 기운(氣運·energy)이 사주팔자에 들어 있다고 하여서 꼭 그대로 현실화 물형화구체적 현실상황으로 나타나는 것도 아니다. 다만 그럴 수 있는 가능성이 높을 따름이다. 여기에 기운이 뭉쳐서 세력화되는 운기(運氣, fortune)의 부분도 눈여겨보아야 한다. 기운과 기세는 막강하지만 그러한 기운과 기세가 역으로 작용하여 본인에게 치명적인 손실로 초래되기도 한다. 이른바 반작용이다. 좋은 기운이 나쁜 현실로 나타나고, 삼재악살에 음기가득한데 오히려 발복하는 것도 운기(運氣, fortune)의 반작용 부분이다. 반작용은 본인의 팔자에서도 나타나지만 시대의 흐름, 국가와 세계의 구조, 법률 제도적 여건, 함께하는 사람들과의 운기관계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나타난다.

이른바 애인생기는 시기에 대하여 생각해보자. 애인생기는 시기는 변화주기에서 세운이 원국 연지와 일지를 상충할 때, 변형된 기세 등등 일 때, 사주원국에 충하는 기운이 거세어질때인데, 이런 때에 명국의 주인공은 홀로 있음을 견디지 못하고 이성을 갈구하게 된다. 또 갑계(甲癸)일간은 미(未), 신임(辛壬)일간은 진(辰), 경정기(庚丁己)일간은 축(丑), 을병무(乙丙戊)일간은 술(戌)의 시, 일, 월, 년, 대운을 만날 때, 즉 화개(華蓋) 기운이 발발할 때 이성을 갈구하는 기운이 강하고 또 실제로 애인이 생기기도 한다. 하지만 애인은 두 가지 모습을 가진다. 하나는 천사(天使)의 모습이고 하나는 요물(妖物)의 속성이다. 자기의 운기가 좋다면 애인은 즐거움, 기쁨, 돈, 명예, 입찰, 승진의 현실로 발현되고, 운기가 바람직하지 않는 방향으로 흐른다면 누명, 구설수, 고자질, 잘못된 마무리, 교통사고, 정상적 관계의 왜곡현상, 재산적 손실 등으로 나타난다.

하지만 애인 생기는 시기라 하여서 반드시 애인이 생기는 것은 아니다. 다만 애인생기는 기운, 가능성으로서 원인기운이 발생하여 소용돌이 치고 있다는 뜻이지, 현실적 현상으로서 필연적으로 애인이 생기는 것은 아니다. 애인이 생기기 위하여서는 현실적 여건과 주변의 상황이 연결되어야 한다. 애인 생기는 시기라 하여서 무인도에, 지리산 골짜기에, 사막 한 가운데에, 감옥의 독방에 홀로 갇혀 있는 사람에게 애인이 생기겠는가? 물론 기적처럼 우연히, 신기하게 그럴 가능성은 있다. 하지만 현실화되기는 어렵다. 사악한 마음과, 형편없는 몰골, 다른 사람들이 미워하고 싫어하는 모든 조건을 갖춘 사람들에게 사주팔자에 애인생기는 시기이라 하여서 “너 애인 있지?”라고 말한다면 얼마나 창피스런 단정인가?

그러한 단정은 비웃음과 조롱의 예단(豫斷)일 뿐이다. 하여 현상으로서의 운명은 기운과 주변여건과 그 사람의 현실적 위상을 고려하여 종합적으로 판단하여야 한다. 사주팔자 여덟 글자만 달랑 들고 현상(現象)을 속단하여서는 안 된다. 물론 도통(道通)한 사람, 신비스런 각자(覺者)는 글자 한 자, 표정하나만으로도 그 사람의 운명을 모두 알아볼 수 있다지만, 필자처럼 평범한 학인(學人)들이 그런 사람들의 흉내를 어설피 낸다는 것은 섶을 지고 불에 뛰어 드는 격이며, 천 길 낭떠러지로 질주하는 격이다. 그러니 섣불리 단정 말라. 물론 애인생기는 시기이기에 그런 기운이 발생하여 그런 마음이 소용돌이치고 있기는 하다. 애인생기는 시기에 든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애인생길 수 있는 가능성은 높다. 그러나 애인이 생기기위해서는 현실적으로 애인이 생길 수 있는 상황적 여건이 주변에 형성되어 있어야 한다. 주변의 여건을 고려하지 않은 채 팔자에 드러난 여덟 글자만 달랑 들고 득의양양해서는 곤란하다. 명리의 다른 해석도 마찬가지이다. 현실적 여건을 충분히 고려하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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