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주는 뭘까…기다려지는 엄마의 꾸러미
이번주는 뭘까…기다려지는 엄마의 꾸러미
  • 강진성
  • 승인 2013.03.08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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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업에서 희망을 찾다]유기농농산물 배달하는 지역순환경제사업단
엄마꾸러미
제철의 10~12가지 유기농 농산물을 가정으로 보내주는 엄마텃밭꾸러미의 윤계자 대표(왼쪽)와 포장을 담당하고 있는 정영자씨가 환하게 웃고 있다.
 
“어머니가 농사지은 채소를 매주 받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엄마텃밭꾸러미’는 8년 전 윤계자(48) 지역순환경제사업단 대표의 작은소망에서 시작됐다. 어머니가 가끔 보내주시는 농산물을 받았을 때 기쁨을 잊을 수 없기 때문이다.

엄마텃밭꾸러미는 매주 1회씩 10~12가지 농산물을 가정으로 배달하는 사업이다. 진주를 비롯한 인근 농가 45곳의 유기농 농산물을 취급한다. 제철채소, 과일 등으로 구성돼 매번 품목이 바뀐다.

이번주에 보내는 품목은 쌈채, 건대, 시금치, 찰보리쌀, 파프리카, 새송이버섯, 무항생제 계란, 우리밀 식빵 등이다. 깻잎과 콜라비 장아찌도 넣었다. 품목당 무게는 200~300g으로 일주일 먹을만큼만 보낸다. 마치 고향에 계신 어머니가 한가득 정성 들여 보내주신 선물꾸러미 같다. 윤 대표는 “소비자가 받는기쁨을 느낄 수 있게 품목을 준비하고 포장작업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역순환경제사업단은 지난해 진주시마을기업으로 지정받았다. 지역 농산물을 택배로 보내주는 일명 ‘꾸러미사업’을 위해 여러 업체를 벤치마킹하고 컨실팅을 받았다. “다른 꾸러미 사업은 생산자 위주라는 느낌을 받았어요. 소비자도 생각하는 사업을 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했죠.” 윤 대표는 꾸러미 품목을 늘렸다. ‘큰 꾸러미’(3~4인)와 ‘작은 꾸러미’(1~2인)으로 나눠 가족수에 맞게 선택하게 했다. 또 소비자가 직접 받고 싶은 물건을 선택할 수 있는 ‘맞춤형 꾸러미’도 있다. 품목이 많다보니 일은 많아 졌지만 소비자의 만족은 높아졌다. “지난주 까지 11번의 꾸러미를 보냈지만 클레임은 한번도 없었다”며 윤 대표가 설명했다.

그렇다고 생산자를 소홀히 하는 건 아니다. 농가에서 제시하는 가격으로 공급받는다. 농가는 공판장에 내놓을때 보다 마진이 좋다. 소비자에게 보낼때에는 농산물 품목에 일일히 농산물 정보를 담아 보낸다. 농가정보가 담겨있어 소비자가 직접 농가와 직거래를 할 수 있게 했다. 실제 딸기와 곰취 등은 소비자들이 따로 전화해서 주문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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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텃밭꾸러미는 쌈채, 취나물, 딸기, 무항생제 계란, 우리콩 두부 등 지역농가에서 생산되는 제철 농산물과 가공식품으로 구성된다.


지난해 12월 부터 시작한 엄마텃밭꾸러미의 회원은 100명 가량. 꾸러미 받는 시기별로 연회원, 월회원, 격주회원, 부정기 회원 등으로 나뉜다. 회원 대부분은 수도권이다. 회원수는 적지만 반응은 ‘대박’이다. 가격도 유기농 매장에서 구입할 때 보다 저렴한 편이다. “매번 품목이 바뀌니 재미있어 하는 분들이 많아요. 어떤분은 ‘이번주는 뭐가 올까’ 기다려진다고 하더라구요. 그래도 가장 기분 좋은 건 ‘어머니가 보내주신 것 같다’고 할 때죠.” 윤 대표는 매주 물품을 보낼때마다 편지글을 보낸다. 편지는 상품을 구성한 이유, 농가소개, 요리법 등이 적혀있어 소비자와 소통창구 역할을 한다.

농가와 소비자 모두 만족시키려다 보니 마진은 높지 않다. 게다가 아직 회원수가 많지 않아 적자를 보고 있다. 윤 대표는 “농가와 소비자를 위해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니 더 재미있다”고 말한다. 서부경남에서 펜션을 처음하고 체험농장 운영도 선구자였던 그는 꾸러미사업도 전망이 밝다고 보고 있다.

윤 대표는 농민을 돕기 위해 기부와 선물문화가 바뀌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기부단체에서 우리같은 사업장을 통해 소외계층에게 꾸러미배달을 하게 한다면 계약재배가 가능해 집니다. 농촌의 소득이 올라가고 품질도 좋아지게 돼죠. 선물하는 분들도 기존의 선물세트보다 다양한 구성으로 된 농산물 세트로 바꿔보세요. 분명히 받는 분들이 좋아하실 겁니다.”

강진성기자

※엄마텃밭꾸러미는 10~12가지의 유기농산물을 매주 1회 택배로 배달한다. 연간, 월간 ,격주 등 정기회원으로 가입할 수 있으며 1회 개별 주문도 가능하다. 큰꾸러미는 3만2000원, 작은꾸러미는 2만6000원이다. 맞춤형은 선택한 품목만큼 지불하면 된다. 구입문의는 전화(070-8804-6454, 011-9236-6454)또는 홈페이지 (http://www.꾸러미.kr)로 하면 된다.





엄마꾸러미
엄마텃밭꾸러미는 10~12가지 제철농산물과 가공식품으로 구성돼 있다. 모든 농산물에는 생산자 정보를 부착해 소비자가 믿고 먹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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