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일보의 천기 엿보기] 의령 정암리 '솥바위'
[경남일보의 천기 엿보기] 의령 정암리 '솥바위'
  • 정영효
  • 승인 2013.03.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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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경 20리 안, 큰 부자 3명 난다는 부자바위
솥바위
솥바위
 
 
의령군 의령읍 정암리 정암마을. 의령읍으로 들어가는 관문을 지나 정암교 바로 우측에 촌동네 치고는 다소 큰 마을이 보인다. 이 마을은 ‘정암마을’이라는 이름 보다는 임진왜란 때 최초로 의병을 일으켜 왜군을 무찌른 홍의장군 곽재우 장군의 승전지인 ‘정암진’으로 더 유명하다. 이같이 역사적으로 유서가 깊은 마을 앞에는 천기가 서린 곳이 있어 유명세를 더하고 있다. 의령군과 함안군을 경계로 흐르는 남강 가운데에 4m 높이로 솟아 있는 솥처럼 생긴 바위다. 바위 모양새가 ‘솥’을 닮았다 해서 ‘솥바위(鼎巖)’라고 불러진다. 마을 이름도 여기서 유래했다.

◇솥바위에 서린 천기

남강 물위에 드러나 있는 부분은 솥뚜껑을 닮았고, 물아래에는 세개의 발이 받치고 있다고 한다. 세개의 발은 남쪽, 북쪽, 동남쪽을 향하고 있다고 전해져 내려 오고 있으나 확인은 되지 않고 있다. 의령군 충익사관리사무소 윤재환 소장은 “몇해 전 모 방송국에서 실제로 3개의 다리가 존재하는지, 다리 방향이 남쪽, 북쪽, 동남쪽을 보고 있는지 수중탐사를 했으나 물이 탁해 끝내 확인하지 못하고 철수했다”고 말했다. 아마 천기가 서린 솥바위가 자신의 신비를 확인하려 한 인간에게 이를 허락하지 않았기 때문에 실패하지 않았나 싶다.

솥 정(鼎)은 세 갈래의 발이 달린 솥의 모양을 본 뜬 글자다. 원래 중국 고대국가에서는 세발 달린 솥을 왕의 권위를 상징하기도 했다. 그래서 솥바위를 ‘존귀함과 부귀함’을 나타내는 바위라고 해석하는 이도 있다. 여러가지 속설에 따르면 솥(鼎)이란 비록 작은 그릇이지만 왕(王)의 보물로 귀중한 기물로 여겼고, 솥발(鼎足) 3개는 삼공(三公), 삼정승을 뜻한다고 한다. 그래서 그런지 솥바위의 기운을 받아 역사상으로 큰 자취를 남길 인물이 배출될 것이라는 전설이 내려져 왔다. 솥은 밥을 하는 그릇이다. 따라서 예로부터 솥은 부를 상징하는 의미로 여겨졌다. 그래서 솥바위는 부의 기운을 간직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래서 지금도 창업과 시험합격 등을 기원하는 기도를 올리면 성공한다는 말이 전해지고 있어 많은 사람들이 이곳을 찾아 동전을 던지고 정성을 다해 기원하고 있다.

그래서 솥바위 인근 주민들사이에서는 예로부터 솥뚜껑을 받치고 있는 3개 다리의 방향으로 반경 20리(8㎞) 이내에 큰부자 3명이 난다는 예언이 전해져 왔다. 조선말 한 도인이 이 솥바위에 앉아 머지 않아 이 바위를 중심으로 국부 3명이 태어난다는 예언을 했다고 한다. 이곳 마을사람들은 섣달 그믐날이나 가뭄이 계속될 때는 이 바위에 왼새끼줄(금줄)을 치고는 동신제, 용왕제, 기우제 등을 올리기도 했고 집안에 우환이 있는 사람들은 한밤중에 촛불을 밝혀 놓고 무당굿을 하거나 비손을 했던 곳이었으며 옛 시절에는 함부로 올라가지 못하게 말렸던 금기의 대상인 바위섬이었다고 한다.

◇솥바위와 3대 재벌 창업주 연관성

이러한 예언 탓인지 공교롭게도 재벌 창업주 3명이 솥바위 근처에서 태어났다. 삼성그룹 창업주 이병철 회장, LG그룹 창업주 구인회 회장, 효성그룹 창업주 조홍제 회장이다. 의령군 정곡면 중교리 이병철 생가(솥바위로부터 8km·북쪽), 진주시 지수면 승산리 구인회 생가(7㎞·남쪽), 함안군 군북면 동촌리 조홍제 생가(5㎞·동남쪽)가 예언 처럼 솥바위에서 반경 20리내 위치하고 있다. 예언이 현실로 된 것이다.

또 풍수지리에서 솥바위를 별자리로 보는 이도 있다. 3대 재벌 창업주들은 어릴 때 솥바위의 전설을 들으면서 성장했을 가능성이 크다. 이 때문인지 이들이 세운 기업에 별(星) 이름이 들어간다. 삼성(三星), 럭키금성(金星·LG와 GS그룹 옛 이름), 효성(曉星) 등 기업 이름에 모두 별(星)자가 넣어져 있는 것은 우연이라고 치부하기 어려운 점이다.

게다가 삼성 이병철 회장의 호는 호암(湖巖)이고 LG 구인회 회장의 호는 연암(軟巖)이다. 이들 호에 바위 암(巖)자가 들어가 있는 것도 솥바위와 어떤 연관성이 있는 것은 아닌지 생각하게 한다.

◇솥바위 지형

솥바위의 주변 지형은 대부분 평지로 이루어져 있으며 북쪽으로 용덕천, 서쪽으로 의령천, 동쪽으로 남강이 흐른다. 자연마을로는 백야, 정암 등이 있다. 백야는 정암의 서쪽에 있는 마을이며 정암은 정암리의 본마을로 솥처럼 생긴 바위가 있으므로 정암이라 하였다.

그리고 남강에 떠 있는 솥바위의 형세는 과거와 현재 모습이 크게 다르다. 과거 솥바위의 양쪽 뭍과의 거리는 오른쪽과 왼쪽 간격이 거의 비슷하였다. 지금은 솥바위를 중심으로 오른쪽과 왼쪽 뭍과의 간격이 큰 격차를 보이고 있다. 왼쪽 뭍(정암마을)은 솥바위에 거의 접근해 있다. 과거 정암마을은 매년 비가 많이 내리게 되면 남강의 물이 범람하게 되어 상습적으로 침수피해를 입는 상태였다. 1970년 이후 남강댐이 조성되면서 침수는 피해왔으나 댐의 수위조절을 위해서 대량 방류할 때에는 마을 침수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이러한 침수를 막기 위하여 2000년경에 마을 밖으로 둑을 하나 더 만들었다. 이 때 만든 둑으로 인해 솥바위는 거의 뭍에 붙게 됐다. 따라서 현재에는 솥바위의 옛날 경관은 찾기 어렵다.

◇한 때 사라질 위기

솥바위는 일제에 의해 교각 받침이 될뻔 한 역사도 안고 있다. 1930년 초 일제는 정암교를 설계하면서 솥바위 위에 다릿발을 놓으려 했다. 수중 자연암석인 솥바위를 활용하면 다릿발을 줄일 수 있고 교량이 튼튼해진다는 이유에서였다. 그런데 일본을 대표하는 경관파 교량 엔지니어인 가바시마 마사요시(樺島 正義, 1877~1949)씨가 1931년 정암교 건설 예정지를 찾아 주변 경관을 관찰한 뒤 정암교의 위치를 솥바위에서 위쪽으로 40~50m 떨어지게 설계를 변경했다고 한다. ‘솥바위를 보존하고, 다리에서 정암을 바라볼 수 있게, 또 솥바위와 다리가 경관적으로 조화되게’ 설계 변경을 유도한 것. 가바시마 마사요시씨 때문에 솥바위는 사라질 위기를 겨우 면했다.

◇의령의 부자 기운 코스

의령군은 곳곳에 서려 있는 부자 기운을 연계한 3개 관광코스를 만들어 놓고 있다. ▲대구→백산 안희제 선생 생가→곽재우 장군 생가→이병철 회장 생가→이종환 회장 생가→정암루(솥바위)→충익사 ▲부산·김해·창원→정암루(솥바위)→충익사→이종환 회장 생가→이병철 회장 생가→일붕사→자굴산 관광순환도로 ▲진주→충익사→이종환 회장 생가→정암루(솥바위)→이병철 회장 생가→ 벽계관광지→한우산→자굴산 관광순환도로 등이다. 군이 마련한 부자 기운 관광코스는 부의 기운을 받으면서 역사·문화 현장을 직접 체험함으로써 의령을 찾은 관광객들에게 힐릴의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윤재환 소장은 “솥바위 반경 안에 3대 부자만 있는 것이 아니라 또 다른 부자가 있다. 삼영그룹, GS그룹 등도 솥바위의 기운을 받고 성장했으며, 의령의 부자 기운은 계속 되고 있다”고 말했다.의령/박수상기자

솥바위2
솥바위가 뭍에 거의 붙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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