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사천 항공산업 국가산업단지' 조속 지정을
'진주사천 항공산업 국가산업단지' 조속 지정을
  • 경남일보
  • 승인 2013.03.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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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순기 (경상대학교 총장)
경남 도민들이 ‘박근혜 정부’ 출범 이후 가장 큰 기대를 걸고 있는 것은 ‘진주·사천 항공산업 국가산업단지 조성’이라고 할 수 있다. (주)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위치한 사천은 국내 항공산업의 중심지이다. 유일한 항공산업 체계종합업체인 KAI는 국내 생산의 50%를 차지해 항공우주산업 발전을 선도하고 있으며, 2011년 진주·사천과 창원지역의 항공우주 관련산업 생산액은 국내 생산액의 72%를 점유하고 있다. 또한 경상대학교는 기계항공공학 분야를 특성화 분야로 집중 육성해 항공분야 우수인재를 양성하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이 ‘진주·사천 항공산업 국가산업단지 지정’을 공약한 것은 아주 당연한 것이었다. 진주·사천지역을 미국의 시애틀 또는 위치타, 캐나다의 퀘벡주 몬트리올, 프랑스의 툴루즈와 같은 항공산업 국가산단으로 육성함으로써 ‘2020년 항공산업 글로벌 7’로 도약하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한 것이다.

이러한 공약은 2월 14일 박대출 국회의원(진주갑)이 주관한 ‘우리나라 항공우주산업의 미래’ 정책토론회에서 국토해양부·지식경제부 발표자에 의해 난관에 부닥친 것처럼 보였다. 국토부와 지경부 관계자는 토론회에서 국가산단 지정에 부정적인 견해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그로부터 1주일쯤 뒤 대통령직 인수위원회는 새 정부가 추진할 5대 국정목표와 23개 전략, 140개 세부 국정과제를 선정·발표했다. 경남은 140개 세부 국정과제에 ‘항공산업 핵심부품 기술개발과 인프라 구축’이 명시돼 있다면서 이를 통해 항공산업 육성과 신산업 창출이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대통령의 주요공약 중 하나이며, 신임 경남도지사와 국회의원이 강력하게 추진하고 있는 진주·사천 항공산업 국가산업단지에 대해 국토부와 지경부 고위 관계자가 사실상 거부반응을 보인 것은 어떤 이유에서일까. 국토부 측 발표자료에 의하면 KAI 매각문제가 해결되지 않아 중장기적인 투자전략 수립에 장애가 되는 점, 우리나라 항공산업이 여러 지역에 분산돼 있어서 지역별 핵심역량에 따라 기능별로 육성할 계획인 점, 국가산단과 일반산단에 대한 국가지원은 차별 없이 동일한 점 등을 들어 국가산단 지정에 난색을 표하고 있다. KAI의 민영화 또는 매각문제를 촉발시킨 정부관료가 이를 국가산단 지정의 걸림돌로 내세우는 것은 모순이다. 지역별·기능별 육성계획이라는 것도 명분이 없다. 지경부는 항공산업 용지의 단기수요에 대비해 소규모 특화단지(클러스터)를 계획하고 있으며 현재 사업을 추진 중이다. 이렇게 되면 항공산업 수요가 분산되고 체계적이고 규모 있는 항공산업의 발전을 위한 플랫폼을 조성하기 어렵게 된다.

‘산업입지 및 개발에 관한 법률’에 의하면 국가산업단지는 국가기간산업·첨단과학기술산업 등을 육성하거나 개발촉진이 필요한 낙후지역이나 둘 이상의 특별시·광역시 또는 도에 걸쳐 있는 지역을 산업단지로 개발하기 위해 지정한다. 항공산업은 국가의 미래 전략산업이면서 기간산업이고 첨단과학기술산업이다. 서부경남은 1970년대 이후 우리나라 3대 낙후지역 중 하나로서 국가적 지원을 통한 개발이 반드시 필요한 지역이다. 그리고 사실상 시·도 경계를 걸쳐서 조성된 국가산단이 거의 없는 실정이라는 것을 생각해 보면 진주·사천 항공산업 국가산단을 지정하지 않을 이유가 없는 것이다. 창원, 구미의 국가산단 조성 당시 기계나 전자산업은 기간산업이 아니었으나 대통령의 결단으로 조성돼 오늘날 우리나라의 주력기간산업으로 발달하는 데 크게 기여한 사실을 정부 관계자들은 직시해야 한다.

지경부나 국토부는 항공산업을 육성한다면 진주·사천지역을 최적지로 인식하고 있는 것은 분명한 듯하다. 그러나 이를 풀어 나가는 방법에서 근시안적이고 단기수요에 맞추기 급급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있다. 박대출 국회의원 주최 토론회에서 이창희 진주시장이 “기존 국가산업단지 중에는 항공 특성화 산업단지가 한 곳도 없으며, (국가산단 지정은) 정부의 의지문제”라고 말한 것과 송부용 경남발전연구원 선임연구원이 “경남 항공산업을 우리나라의 다른 시·도 지역과 경합하거나 경쟁하는 차원에서 바라보면 안 된다”고 지적한 것을 국토부와 지경부 관계자는 새겨들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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