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아의 폭은 넓게
자아의 폭은 넓게
  • 경남일보
  • 승인 2013.03.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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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가 이석기의 월요단상>
누구나 살아가면서 훌륭한 인물이 되고 싶은 것은 우리 모두의 소망이다. 그런 소망에 가까워지려면 우리는 먼저 자기의 의식 즉 자아(自我)의 폭을 생각지 않을 수 없다. 다시 말하면 자신이 자아로서 의식하는 범위가 얼마나 넓으냐에 따라 그 사람의 인품의 크기를 측정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리는 대부분 ‘나’ 라고 부르는 자아의 범위를 어디서부터 어디까지로 보아야 할 것인지도 모른 채 그냥 무의식적으로 살아간다. 자아로서 의식하는 범의가 넓다함은 무엇을 말하는지도, 또 자신의 인품에 대한 평가의 기준은 무엇이며, ‘나’ 즉 자아가 무엇인가도 깊이 생각하지 않는다.

그러나 우리가 생각해야 할 분명한 것은, 자아라는 것이 육체 또는 물질의 체계가 아니라 의식(意識)의 체계라는 사실이다. 이를테면 나의 범위는 내 몸으로 경계선이 그어지는 것이 아니라 내가 나의 것 또는 우리로서 느끼는 나의 의식에 따라 경계선이 그어진다는 점이다. 일반적으로 말해서, 내가 정말 멋지다거나 아니면 못났다고 느끼는 대상들을 모두 넓은 의미에서 본다면 나의 일부이라는 것이다. 즉 내 몸에 붙어 있지 않더라도 내가 멋지거나 못났다고 느끼는 그 자체가 나의 일부이라는 뜻이다.

우리의 자아의식은 고정불변한 크기를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니라, 기분에 따라서 커졌다가 또 줄어들었다 할 수밖에 없다. 우울할 땐 아주 작게 줄어들어 그 순간의 자아의 폭은 매우 협소하다고 보아야 한다. 또 기분이 좋을 땐 자아의식이 늘어나는 동시에 자아의 폭도 따라서 넓어진다. 우리의 자아의식은 그때의 상황에 따라서 커지고도 하고 작아지기도 하는 것이지만, 어떤 사람은 평상시에 좁은 테두리를 자아로서 의식하는 경향이 있고, 또 다른 사람은 대체로 넓은 테두리를 자아로서 의식하는 경향을 보이기도 한다.

인간은 살아가면서 자기 함 몸의 쾌락만을 추구하는 사람도 있지만, 자기 일신의 안위는 돌보지 않고 오르지 그 무엇을 염려하는 사람도 있다. 평상시에 자아로서 의식하는 범위가 협소해 오직 자기만의 이익을 생각하는 사람을 우리는 이기주의자라고도 한다. 이기주의자는 자아의 폭이 좁은 사람이기 때문에 즉 인품의 크기가 작을 수밖에 없다. 반대로 평상시에 넓은 범위의 사람들 또는 정신세계가 풍요로운 사람이라면, 같은 기준을 따라서 좋은 사람으로 평가되며, 아름다운 인품을 지녔다는 점이다.

자아의 폭이 넓은 사람이 되느냐, 좁은 사람이 되느냐 하는 것은 여려가지 요인이 있겠지만 어린 시절의 성장과정과 일반의 여건과 가치 풍토 등의 영향을 받아, 각 개인의 인품의 틀이 결정될 수 있다. 그러나 자아의 형성은 주의 환경, 즉 외적 조건에 의해서 피동적(被動的)으로 결정되는 것만은 아니다. ‘나는 이른 사람이 되리라’ 하는 자신의 결심과 노력이 사람의 인품을 형성함에 매우 큰 작용을 할 수밖에 없다. 인생설계를 꾀하는 사람들이 ‘너는 어떤 유형의 사람이 될 것인가?’ 하고 문는다면 자아의 폭이 좁은 사람, 즉 이기주의자는 되지 않겠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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