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청률 경쟁 내몰린 아이들 "괜찮을까?"
시청률 경쟁 내몰린 아이들 "괜찮을까?"
  • 연합뉴스
  • 승인 2013.03.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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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 어디가?' 인기 돌풍의 명암
지난 8일 오후 포털사이트 실시간 인기 검색어 상위권에 ‘윤후 안녕하수꽈’가 등장했다.

MBC ‘아빠! 어디가?’ 제작진이 공개한 예고 자료에서 제주도로 여행을 간 윤후(7) 군이 ‘안녕하수꽈’라는 제주도 사투리로 인사를 했다는 내용이 알려졌기 때문이다.

예고 내용만으로도 인터넷을 들썩이게 한 셈이다.

이처럼 ‘아빠! 어디가?’의 인기는 상상 이상이다. 프로그램이 화제가 되면서 열 살도 채 안 된 아이들이 아이돌 못지않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 이들의 일거수일투족은 누리꾼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그러나 우려의 목소리도 점차 커지고 있다. 지나친 스포트라이트가 아이들의 삶에 악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다.

◇아이들 인기, 아이돌 부럽지 않다 = 최근 인터넷 게시판에는 ‘아빠! 어디가?’ 아이들의 과거 사진이 화제를 모았다. 과거 사진이라 해봐야 유아기 때 사진이 대부분이다.

지난 7일에는 초등학교에 입학한 윤후 군이 급식을 먹는 사진이 인터넷에 퍼지면서 사진의 출처로 지목된 초등학교의 사이트가 마비됐다. 아이들이 행적을 담은 ‘파파라치성 사진’도 수시로 인터넷에 올라온다.

많은 시청자에게 5명 아이들의 이름은 이제 친동생의 이름처럼 친숙해졌다.

광고계의 러브콜도 이어지고 있다.

이종혁ㆍ준수 부자가 학습지 모델로 발탁된 데 이어 윤민수ㆍ후 부자와 김성주ㆍ민국 부자가 농심 짜파게티 모델을 꿰찼다.

두 경우 모두 방송 내용에서 광고 아이디어를 얻었다.

이준수(6) 군은 방송에서 아직 글을 읽지 못하는 모습이 광고주의 관심을 끌었다.

농심은 ‘짜파구리’ 열풍에 반색하고 있다. 지난달 윤후 군이 김성주가 만든 ‘짜파구리’(짜파게티와 너구리를 합한 요리)를 맛있게 먹는 장면이 전파를 탄 후 짜파게티 출고량은 작년 동기보다 87% 증가했다. 너구리 출고량도 50% 가까이 늘었다.

농심은 “윤후를 광고모델로 써달라는 누리꾼과 고객들의 요구가 쇄도했다”라고 전했다.

이밖에 출연진이 계약을 논의 중인 광고 건도 10여 건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화면에 잡힌 아이들의 의상에 대한 관심이 커지며 의상 협찬 제의도 잇따르고 있다. 아이들은 현재 협찬을 받은 의상을 입고 출연 중이다.

◇지나친 관심이 독 될수도..“안전장치 마련해야” = 인기의 이면에는 그늘도 도사리고 있다.

아이들이 대중에 많이 노출될수록 상처받을 가능성도 크다는 게 그 중 하나다.

1998년 SBS시트콤 ‘순풍산부인과’에서 미달이로 얼굴을 알린 김성은은 미달이의 그림자로 인해 우울증을 겪었고, 현재 맹활약 중인 또 다른 어린이 스타도 무차별적인 악성 댓글에 시달리고 있다.

윤민수 소속사 관계자는 “윤후는 아직 연예인이 뭔지도 모르는 애인데 너무 많은 관심이 나쁜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걱정스럽다”라며 “지나친 관심은 자제했으면 좋겠다”라고 당부했다.

프로그램 자체로 본다면 아이들의 순수한 모습이 프로그램의 큰 축인데 노출이 많아질수록 이 축이 흔들릴 가능성이 있다. 잦은 방송이나 CF 출연으로 인해 어린 출연진이 ‘연예인화’한다면 프로그램의 매력이 떨어질 수 있는 것.

제작진이 출연진의 인터뷰 자제 방침을 정한 것도 이러한 배경에서다.

김유곤 PD는 “연예인이 되려고 나온 아이들이 아닌데 ‘연예인화’하지 않을까 신경이 쓰이는 게 사실”이라며 “아이들이 자기도 모르게 유명해졌을 때 걱정스러운 부분이 있다”라고 우려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아이들이 상처받지 않도록 어른들이 배려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점차 커지고 있다.

실제 누리꾼들 사이에서는 아이들의 과거나 일상을 담은 사진이 뜰 때면 ‘사생활은 보호해야 하는 것 아닌가’ ‘이런 것까지 공개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의견이 종종 눈에 띈다.

제작진 차원에서 안전장치 마련을 요구하는 의견도 있다.

서울YMCA 한석현 시청자시민운동본부 팀장은 “아이들이 아직 가치관이 형성된 상태가 아니라 일상으로 돌아갔을 때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라며 “제작 관계자들이 방송이 차후에 어린이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지 고려할 필요가 있다”라고 조언했다.

한 팀장은 “녹화장과 일상 공간의 이동이 반복되면서 아이가 이질감을 느낄 수 있는데 이 부분에 대한 전문가 상담 등 솔루션 프로그램이 병행돼야 한다”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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