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둑고양이와 길고양이
도둑고양이와 길고양이
  • 경남일보
  • 승인 2013.03.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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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정운 (객원논설위원)
지난달 경기도 용인 소재 차량정비소 화재원인으로 추정되는 몸에 불이 붙은 동물이 국립과학수사연구소의 유전자 감식결과 고양이로 밝혀졌다. 누군가 고양이의 몸에 불을 지른 것이란 추정이 사실이라면 너무나 끔찍한 일이며 범죄행위이기도 하다. 인간공동체에서 같이 살아가는 동물에 대한 사람 사이의 의견충돌은 오랫동안 지속되어 오고 있다. 요즘은 동물보호단체의 활동과 함께 많은 사람들의 가치관 변화로 사람과 한집에서 살지 않는 고양이에 대한 생각도 변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길고양이는 과거 도둑고양이라고 흔하게 불리던 집 바깥 고양이의 호칭이었는데 기왕이면 도둑고양이라 부르지 않고 길고양이라고 부르니 듣기에도 좋다.

▶깔끔한 성격이면서 실제로 도둑질을 하지 않으며 살아가는 길고양이 입장에서는 도둑고양이란 명칭이 억울할 것 같다. 지금이야 사람의 음식을 훔칠 수 있는 환경도 거의 존재하지 않으므로 옛 시절 부엌이나 마당에서 생선을 물고 달아나기도 했던 조상들의 생존방식 때문에 후손들이 도매금으로 도둑고양이라고 불리는 것이 좀 안쓰럽기도 하다.

▶또 한편으론 길고양이 입장에선 도둑에 가까워 보이는 사람들이 고위공직자로까지 천거되기도 하는 인간공동체가 오히려 이상해 보일지 모른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간혹 아파트나 단독주택에서 길고양이에게 먹이를 주는 사람들이 있다. 측은한 마음에서 주는 경우도 있고 쥐를 퇴치하기 위한 고양이 유인을 위해 주기도 한다.

▶어떤 동기에서이든 길고양이를 배려하면 할수록 이들 숫자가 눈에 띄게 늘어나면서 사람들 사이에 가치와 이해관계의 충돌이 확산된다. 지금은 길고양이 퇴치와 함께 이들의 보호를 요구하는 민원도 지방자치단체의 부담이다. 이젠 사람과 이들의 지혜로운 공존방식에 대한 적극적인 관심과 노력이 필요하다.

강정운·객원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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