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천규 (산청교육지원청 교육장)
논어 첫 장 ‘학이편(學而編)’에는 “學而時習之면 不亦說乎아, 有朋이 自遠方來면 不亦樂乎아, 人不知而不?이면 不亦君子乎아.” 3句節로 시작된다. 여기서는 공부하는 방법과 그 공부의 결과로 나타나는 교육받은 사람, 곧 교육적 인간상은 어떤 모습인가를 잘 보여 주고 있다.
“배우고 때로 익히면 또한 기쁘지 아니한가?” 논어 각주에서는 배움(學)은 선현들의 지혜를 본받는 것이라 했고, 익힘(習)은 어린 새가 자주 날아다니는 연습을 하는 것과 같다고 했다. 그런 학습의 결과는 세상 어느 누구도 맛볼 수 없는 자신만의 기쁨, 곧 가슴으로 희열을 느끼게 된다는 말이다. 창의성의 원리대로 無에서 有를 창조한다는 것은 참으로 힘들다. 그러나 사전지식을 바탕으로 수많은 연습을 통하여 새로운 원리를 발견한다는 것은 발명교육에서 더하기의 원리와도 같은 것이다. 이 구절은 곧 ‘앎’으로서의 공부하는 방법과 공부의 기쁨을 의미하는 것으로 우리 교육청 관내 단계초등학교의 교문 삭비문(數飛門)은 초등학생에게 참으로 적절한 이름을 붙였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논어 학이편에서의 교훈은 시공을 초월하여, 어쩌면 가장 보편적이고 상식적인 가치로 인류에게 계승되고 있는지도 모른다. 현대 사회의 교육이 입신양명(立身揚名)의 수단적 가치로 전락되고 있는 현실에서 논어 첫 장 學而編의 ‘앎’의 지혜와 ‘삶’의 나눔을 통한 ‘됨’으로서의 교육받은 인간으로 귀결되는 교육, 곧 오늘날의 화두인 창의적 인성교육을 대안으로 제안해 본다.
/산청교육지원청 교육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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