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영선 (진주문화재단 이사)
오늘은 언젠가부터 우리 가족의 대화를 끊어 놓은 TV 프로그램에 대해 논하고자 한다. 십 년 전만 해도 방송 3사가 꾸려주는 프로그램 편성이 궁금하여 신문에 나온 편성표를 꼼꼼이 챙겨 보았단 적도 있다. 지금은 아파트의 경우 공중파, 지상파라는 말을 써서 채널이 24개 정도가 나온다고 한다. TV 채널을 더 많게 하려면 개인적으로 컴버터를 이용하여 설치하면 몇 백 개의 채널을 즐길 수도 있다. 사실 공중파나 지상파는 전파를 어느 관점에서 바라보느냐에 따라 같은 표현을 다르게 표현한 것이라는데 공중파는 공중에 떠다니는 전파를, 지상파는 전파를 땅에서 쏘아올린 관점에서 표현한 것일 뿐이다. 뭐 공중파니 지상파니 하는 그런 용어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질보다 양이 문제가 되는 채널천국 세상이 맘에 걸린다.
막장 드라마나 말장난하는 듯한 예능 프로그램, 극단적이고 자극적인 것이 시청률을 올리는 지름길인 것 같은 프로그램을 보면 매달 내고 있는 TV수신료가 아깝다는 생각이 드는 경우도 있다. 물론 세상살이도 힘든데 머리 식히면서 듣고 보는 단순한 프로그램이 제일 좋지 않으냐고 반문할 수도 있지만, 내가 하고자 하는 말은 우리나라 TV로 시청할 수 있는 공중파와 지상파에서 내보내는 채널들의 프로그램에 대한 검증이 제대로 되고 있는가 하는 것이다.
우리나라 공중파 방송 중 고품질의 프로그램을 가장 많이 방영하는 곳은 그래도 TV수신료를 지불하고 보는 채널을 포함한 방송 3사, 교육방송 등이 아닌가 싶다.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스포츠, 시사 등 다양한 분야를 총망라하면서도 재미와 볼거리를 제공하여 그나마 검증된 듯하다.
/진주문화재단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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