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은희 (한국국제대학교 간호학과장)
일반인의 음주 동기는 스트레스 해소를 위한 방법으로 인지되고 있지만 대학생들의 경우는 스트레스와 관련 없이 어떠한 음주동기를 가지느냐에 따라 술을 자주 또는 많이 마시는 빈도가 결정된다고 합니다. 대학생들의 현재 술문화 또한 많이 변질되어 심각한 문제가 되기도 한다는데, 일부 동아리나 동문회 등에서는 냉면그릇이나 사발에 막걸리나 소주를 섞어 일명 폭탄주를 단숨에 들이켜는 ‘사발의식’을 하는가 하면 게임을 하면서 지는 경우엔 무조건 한 그릇씩 술을 마시게 하는 등 신입생 환영회, 동아리 모임이 있는 학기 초 대학가 주변은 술손님으로 늘 자리가 없는 현실이라고 합니다.
불을 때지 않고 방이 따뜻해지기를 바랄 수 없고, 음식을 먹지 않고 배부를 수 없는 것 같이 우리 학생들도 건전음주의 학습을 하지 않고서는 지식과 지혜를 얻을 수 없을 것입니다. 술 없는 개강·종강 모임을 주도하며 절주동아리 활동을 하고 있는 있는 우리 학과 학생들에게 이야기해 봅니다. 가정에서는 어떤 모습의 아들과 딸로서 자라고 있으며 학교에서는 어떤 모습으로 생활하는지. 이 모든 것은 사랑스럽고 자랑스러운 모습으로 남게도 될 것이며, 또한 후회와 회환의 모습으로도 남게 된다는 것을요. 꽃가게에 잠깐 들어갔다 나와도 꽃향기가 옷에서 풍기게 되는데, 오랫동안 생활하게 될 학교라는 울타리에선 어떤 향기를 풍기도록 해야 할까요. 학교와 학생, 교수와 학생, 선배와 후배 간에도 그저 스쳐가는 하나의 존재가 아닌 나는 너에게, 너는 나에게 잊혀지지 않는 의미들을 잘 연출할 수 있어야 하지 않을까요. 술이 아니더라도, 술이 없더라도 더 오래 기억되며 없어져서는 안 될 소중한 서로간의 의미가 될 수 있도록 각자 최선의 노력을 더 많이 해야 할 것 같습니다.
/한국국제대학교 간호학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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