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위기와 대학 그리고 벤처창업
경제위기와 대학 그리고 벤처창업
  • 경남일보
  • 승인 2013.03.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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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진택 (경남과학기술대학교 총장)
몇 차례의 경제적 위기가 이어지면서 우리 사회는 위기란 단어에 익숙해져 있다. 아시아발 외환위기가 1998년에, 미국발 금융 위기인 리먼 브라더스의 파산이 2008년에 있었다. 두 경우 모두 글로벌 금융 위기로 번졌다. 또 한 차례의 위기 2010년 5월, 그리스가 도저히 버티지 못해 구제 금융을 신청하였다. 유럽발 재정위기의 시작이다.

오늘날 세계는 금융위기와 재정위기가 뒤섞인 경제위기로 힘든 상황들이 계속되지만, 헤쳐나갈 마땅한 방안을 모색하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이런 시대상황에서 사회의 핵심 교육기관인 대학은 무엇을 하여야 할까?

최근 대학의 평가지표에서 취업률의 비중이 대단히 높다. 이에 대학들은 졸업생들의 취업에 많은 관심을 가지게 된다. 졸업생의 취업소식이 반갑게 들려오고, 이들의 희망찬 꿈을 함께 하는 순간들이 참 행복하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이런 희망들은 일부 학생들에 제한된 일이 되고 있다. 상황이 개선되어야 하는데도 여전히 전망이 밝지 못하다. 대학 졸업생의 취업난은 어제오늘의 문제가 아니며, 청년실업의 심화 역시 경제위기와 이어지는 현상으로 청년 일자리는 올해도 줄어들 전망이다.

통계청이 지난 13일 발표한 ‘1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20대 인구가 미세하게 늘었는데도 취업자 수는 1년 전에 비해 10만6000명이나 줄었다. 청년층의 고용여건이 갈수록 나빠지고 있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지난해 12월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매출 500대 기업 중 올해 신규채용 인원은 3만3000명으로 전년대비 1.3% 감소했다. 중소기업중앙회 조사에서 올 상반기에 신규채용계획이 있는 기업은 조사대상 기업 303개 중의 37.3%에 불과했다. 전년도 상반기 채용계획의 절반 수준이다. 일자리 감소의 원인은 무엇이고, 청년실업을 해결할 방안은 있는 것일까?

우리 시대 세계경제는 과거와는 달리 성장률 자체도 낮고, 성장한다 하더라도 고용증대로 이어지지 않는다. 즉 고용 없는 성장시대이다. 대기업 중심의 대규모 일자리 창출 시대는 끝난 것이다. 이미 우리 사회는 플랜트 중심의 제조업 기반에서 벗어나 창의성을 기반으로 한 지식경제체제로 이행한지 오래다. 상상력을 경영의 핵심가치로 삼고 있는 애플, 구글, 마이크로소프트와 같은 창조적 기업들이 이 시대의 주류이다. 이들은 제조업을 가지고 있지 않다.

창의성이 만든 창조적 기업의 대표, 청년창업의 성공사례로 페이스북은 창조적 기업의 정점에 서 있다. 하버드대학의 청년, 마크 주커버그가 2004년에 설립한 소셜 네트워킹 웹 사이트 기업, 현재 실리콘밸리에 소재한 직원 3000명 이상의 기업이다. 공식 회원만 8억 명이 넘는 페이스북은 2011년 매출의 85%인 32억 달러를 광고매출에서 창출하였다. 생산시설이 없는 페이스북의 기업 가치는 1000억 달러, 삼성전자의 가치가 1500억 달러이다. 창의성이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시대이다. 청년의 창의성이 시대를 이끌고, 청년창업이 세상의 먹거리를 제공하는 시대이다. 우리 대학도 상상력을 가진 창의적 청년창업자, 주커버그를 키워야 한다.

여기에 벤처기업의 지원과 창업의 중요성이 있는 것이다. 청년창업자들은 대학 졸업과 동시에 취업 대신 창업을 선택한다. 하지만 경험도 돈도 없는 청년들을 우리 사회가 창업으로 내몰고 있지는 않을까? 우리 사회는 이들에게 창업을 종용하기보다 먼저 성공창업자의 길을 알려주어야 한다. 성공창업의 핵심은 창의성을 배양하는 창업교육이다. 많은 수의 국내 대학들과 지자체는 창업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창업교육부터 보육과 컨설팅까지 예비창업에서 성공창업까지의 전 과정을 지원해야만 우리나라도 미래의 주커버그를 키워낼 수 있는 것이다.

‘창조경제’가 요즘 이슈이다. 창조경제시대, 창의적 청년창업자를 길러 내는 것 또한 대학의 의무인 것만은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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