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과재배 역사와 신품종 개발
사과재배 역사와 신품종 개발
  • 경남일보
  • 승인 2013.03.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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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업이야기]김영광 박사
사과는 식물학적으로 장미과 사과나무속(Malus)에 속하는 낙엽과수로 재배환경이 까다롭지 않아 다양한 토양과 기후에 적응해 전 세계로 퍼져나가 재배되고 있다. 사과의 원산지는 중앙아시아 코카서스 북부로 알려져 있으나 재배품종의 대부분은 유럽의 야생종에서 유래한 것이다. 현재 주요 생산국은 중국, 미국, 뉴질랜드, 칠레 등이며 중국이 생산량의 43%를 차지하고 있다. 그리스 신화에 트로이전쟁의 빌미를 제공했던 파리스의 사과에서 볼 수 있듯이 고대 그리스 시대부터 인류는 사과를 훌륭한 과일로 평가했으며 4000년 이상의 재배역사를 가진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야생사과는 재배사과와 많은 차이점을 가지고 있다. 야생사과는 재배사과에 비해 아주 작고 신맛이 강해 한 입도 삼키기 어려운 것들이 많다. 어떻게 이런 야생사과가 오늘날의 맛있는 재배사과로 변모되었을까. 사과 씨를 뿌리면 매번 다른 맛과 크기의 열매가 열리는 사과나무를 얻을 수 있다. 그 중에는 달콤한 맛을 내는 것도 있었을 것이고, 이것들을 접붙이기 재배기술을 통해 똑같은 맛과 크기를 지닌 재배품종으로 만들게 되었을 것이다.

현재 세계의 사과품종은 약 2500종 정도로 빨강, 초록, 노랑, 갈색 등의 색깔과 동전 크기의 미니사과부터 1㎏ 정도의 대형사과까지 다양한 형태의 사과가 존재한다. 우리나라 사과의 기원은 문헌상 고려시대 중국에서 도입된 능금이 시초이며 18세기 초까지 많이 재배되었지만 오늘날의 사과와는 다른 종으로 19세기말 선교사들이 서양의 사과를 들여오면서 거의 사라져 버렸다. 한국인 최초의 서양사과 농사의 시작은 1902년 윤병수가 선교사를 통해 국광, 홍옥 품종 사과나무 묘목을 얻어 원산 부근에 과수원을 조성한 것이 시작이라 할 수 있다. 1906년에는 서울 뚝섬에 원예모범장을 개설하고 각종 개량사과 품종들을 들여와 심었고, 그후 재배가 전국적으로 확대되었다.

현재 재배되는 사과품종은 도입종인 후지가 70% 정도로 압도적인 면적을 차지하고 있고 국내품종은 홍로와 감홍이 16% 정도 점유하고 있으며, 최근 다양한 소비자 기호를 충족시켜 줄 수 있는 사과들이 육성되어 시험재배가 이루어지고 있다. 참고로 사과의 품종육성 과정을 살펴보면 인공수분을 통한 종자 채취 후 실생의 육성, 접목묘의 육성 및 우량개체의 선발과정을 통해 우량계통을 선발하고 현지포장을 대상으로 한 지역적응 시험을 거쳐 품질과 안전성이 확인된 계통에 한하여 품종이 등록된다. 대체로 좋은 품종 하나를 창조하기 위해서는 15년 정도의 긴 작업기간이 요구된다. 이렇게 어렵게 육성된 품종도 재배농가와 시장의 반응에 따라 재배의 확대 유무가 결정된다.

최근에 육성된 국내품종 중에서는 조생종인 쓰가루를 대체할 품종으로 태풍회피가 가능한 ‘썸머킹’, 녹황색 과피를 가져 선물용 틈새시장 공략이 가능한 ‘그린볼’ 및 먹기에 적당한 크기의 중소과 품종인 ‘피크닉’ 등이 우리지역에 특화 가능 품종으로 평가되어 농가포장에서 실증시험을 계획하고 있다. FTA 등 시장의 환경변화에 대응하여 경남 사과의 지속적인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 설립된 사과이용연구소에서는 최신의 육종기법을 도입하여 미래 소비자들의 다양한 기호를 빠른 시일 내에 충족시켜 줄 수 있는 품종을 개발하고자 최선을 다할 계획이다.

/김영광 박사·경남농업기술원 사과이용연구소 농업연구사
김영광
김영광박사/경남농업기술원 사과이용연구소 농업연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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