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도청 제2청사 위치선정 중요하다
경남도청 제2청사 위치선정 중요하다
  • 경남일보
  • 승인 2013.03.26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원섭 (객원논설위원, 사천포럼 상임대표)
사물의 현상이나 난해한 문제들은 당사자들이 근본적인 문제의 본질과 정확한 해결방안을 찾아내기 어려울 때가 많다. 그래서 사람들은 병이 나면 의사를 찾는 이유다. 또 바둑을 두는 사람보다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훈수하는 사람이 상황을 더 정확하게 읽는다는 것이다.

오늘 경상남도 제2청사 건립문제가 그렇다. 홍준표 지사는 객관적으로 서부경남 낙후의 출발점이 어디서부터인지를 정확하게 파악하고 새로운 출발점을 찾았다. 엄격히 말하면 진주에 있는 도청을 1925년 4월 새벽에 부산으로 강탈당한 그 시점이 서부경남 낙후의 시작이라고 보아도 큰 문제가 없을 것이다. 지금까지 책임 있는 지도자 그 누구도 자신의 정치적 신념과 명운을 걸고 이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지 않았다.

홍준표 지사는 달랐다. 여론수렴이라는 불필요한 절차를 생략했다. 여론이라는 것은 상대가 있기 마련이고, 자칫하면 본질을 훼손하는 경우가 다반사임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홍 지사는 단순한 검토차원을 넘어서 청사의 이전계획과 함께 마무리까지 모두 정리해 도민들이나 여타의 의구심을 말끔히 정리했다. 이는 매우 어려운 결단이지만 서부경남 낙후를 극복하기 위한 냉철하고 객관적인 판단이라고 본다. 역대 도지사 중 서부경남에 최고의 선물을 주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런데 지금 ‘도청 제2청사 진주건립’ 공약을 가지고 지역갈등을 부추기는 사람들이 있다. 제2청사 건립이 기존 도시와의 역차별이라고 한다고 한다. 정말 수십년 간 차별을 당한 사람의 고통을 모르고 하는 소리다. 창원시장은 얼마 전 주요현안 시정간담회에서 시민들의 반발 움직임이 있으며 정치권과 시민단체 차원의 대응이 필요하다고 보고했다. 무언가 큰 착각을 하고 있다. 1983년 도청이 부산에서 경남으로 환원됐다. 이 과정에서 상식적으로 도저히 이해되지 않는 일이 벌어지게 된다. 진주와 마산에서 도청을 달라고 했고 결국 창원으로 가게 된 것이다. 힘이 없어 못 지키고 빼앗기는 일은 억울하지만 세상에 있는 일이다. 그러나 빼앗긴 물건을 원주인에게 되돌려주는 상황에서 옆집에서 탐난다고 달라고 하고 원주인과 옆집이 시비가 붙었다고 그것을 다른 집에 주는 일은 세상에는 없는 일이다.

빼앗은 물건을 이제 원주인에게 돌려주려고 하는데 그것이 내것이라고 우긴다면 세상 사람들이 무엇이라고 하겠는가. 내 눈앞에 이익만 보지 말고 세상의 이치를 바라봐야 남들의 웃음거리가 안 된다.

제2청사가 오면 어디에다 지을 것인가가 문제이다. 당연히 서부경남 3개시, 8개군이 함께 발전하고 소통할 수 있는 장소를 물색해야만 한다. 진주 혁신도시 내는 적합한 장소가 아니다. 정확한 장소는 남해안고속도로와 연접한 정촌면 일대가 최적지다. 이곳은 고속도로를 중심으로 서부경남은 물론 경남 전체뿐만 아니라 외부와의 소통도 원활하다. 이 위치는 작게는 진주와 사천의 연담개발의 필요성을 충족시킨다. 진주의 발전이 오직 진주만의 독자적인 발전이 아니라 인근의 시·군의 흡입력을 통한 발전임을 직시할 때 늦은 감이 있지만 상생의 틀을 다시 만들어야만 한다. 공공기관의 부지선정은 도시발전에 매우 중요한 사안이다.

진주종합운동장 건립문제가 20여 년 전부터 이야기되었다. 당시 판문동 지역을 염두에 두고 있을 때 진주시 의원들 중에는 진주의 미래를 위해서 고속도로 주변의 정촌면이 적합하다고 수차례 주장했다. 물론 그 시의원은 정촌 출신이 아닌 사람이었다.

통합 진주시가 출범할 당시 현재의 진주시청이 자리한 곳이 구 진양군청 자리다. 예산절감과 주민들의 동의가 쉽다는 이유로 의회는 현재의 자리를 정했다. 많은 전문가들은 장기적인 도시발전을 위해서는 현재 진주의료원이 위치한 장재동 일대를 행정타운으로 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곳에는 법원, 검찰청, 경찰서, 우체국, 도립의병원 등 행정기관이 밀집한 행정타운을 조성한다는 것이었다.

여기에 말티고개를 관통해 양 지역을 하나의 도시공간으로 소통시키는 것이 진주의 미래 청사진이었다. 만약 이러한 계획이 추진되었다면 오늘의 진주발전은 물론 도립의료원 사태는 없었을 것이다. 이제는 진주시가 서부경남의 중심도시로서 모든 것을 내주는 것이 더 많은 것을 얻을 수 있음을 알아야 한다. 도청 제2청사 위치가 중요함도 여기에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경상남도 진주시 남강로 1065 경남일보사
  • 대표전화 : 055-751-1000
  • 팩스 : 055-757-1722
  • 법인명 : (주)경남일보
  • 제호 :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 등록번호 : 경남 가 00004
  • 등록일 : 1989-11-17
  • 발행일 : 1989-11-17
  • 발행인 : 고영진
  • 편집인 : 강동현
  • 고충처리인 : 최창민
  • 청소년보호책임자 : 김지원
  • 인터넷신문등록번호 : 경남, 아02576
  • 등록일자 : 2022년 12월13일
  • 발행·편집 : 고영진
  •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gnnews@gnnews.co.kr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