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발전' vs '환경오염' 갈등 깊어만 가네
'지역발전' vs '환경오염' 갈등 깊어만 가네
  • 박철홍
  • 승인 2013.03.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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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촌뿌리산업단지, 진주-사천 양보없는 대립
진주 정촌뿌리산업단지 조성을 놓고 갈등을 빚고 있는 진주시와 사천시가 접점을 찾지 못하고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사천시민들은 사천 인근지역에 뿌리산단이 조성돼 기업들이 입주하게 되면 중금속이 함유된 오·폐수가 사천만으로 흘러들어 수산자원이 감소하고 각종 악취로 생존권까지 위협받을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진주시는 뿌리산업이 서부경남 발전을 이끌 기폭제로 작용할 것이라며 지역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 반드시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또한 유치업종이 금형, 소성가공, 열처리와 관련한 공정기술 업종이기 때문에 폐수방류는 없다고 강조하고 있다. 양 지자체가 한치의 양보 없는 대립양상을 보이면서 지역 정치권 및 경남도가 중재역할에 나서야 한다는 여론이 대두되고 있다.

◇사천시민들 왜 반발하나=올해 초 일부 시민사회단체에서 시작된 뿌리산단 조성 반대운동은 사천시, 사천시의회까지 가담하면서 확산일로를 걷고 있다.

지난 1월 8일 사천시민참여연대(대표 박종순)는 기자회견을 열어 “주거환경을 파괴하고 생명까지 위협하는 공해를 유발하는 공장이 입주할 수 있는 뿌리산업단지 조성사업 계획을 전면 철회하라”고 진주시에 촉구했다.

이어 “뿌리산업단지에는 금형, 소성가공, 열처리, 주조, 용접, 표면처리 등 공해발생이 많은 70여개 이상의 공장이 입주하게 된다. 이곳에서 배출되는 산업폐수는 중금속 등 독성 유해물질을 함유하고 있어 적은 양이라도 해양생물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주장했다.

지난달 26일에는 사천시민참여연대 외에도 정촌뿌리산업단지 조성반대 사천시민대책위원회, 사천지역 전 봉사단체, 사천시발전위원회, 수협, 어촌계, 사천만 가두리양식협회, 사천시 이통장협의회 등이 뿌리산단 조성 반대운동에 동참했다.

이들은 경남도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진주시장의 ‘뿌리산업단지는 환경오염이 없다’는 발언을 규탄한다” 며 “사천읍과 가까운 곳에 뿌리산업단지가 들어서면 악취공해는 물론 각종 중금속과 독성물질이 포함된 산업폐수가 사천만으로 흘러가 지역환경을 황폐화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21일에는 사천시의회가 무소속 박종권 의원이 대표발의한 ‘진주 정촌뿌리산업단지 조성 반대 결의안’을 만장일치로 채택했다. 결의안에는 ‘악취·공해발생은 물론 오·폐수와 각종 중금속 독성물질의 사천만 유입으로 시민의 생명과 재산을 위협하는 정촌뿌리산업단지 조성계획을 즉각 철회하라’는 내용이 들어 있다. 특히 사천시의회는 정당한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가능한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 생존권을 지켜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적극 대응 나선 진주시=사천시민들의 뿌리산단 조성 반발 움직임에 그동안 소극적으로 대응해 왔던 진주시는 이달 중순부터 적극적 대응에 나섰다. 언론매체에 뿌리산단 조성 당위성에 대해 홍보하고, 기자회견도 열어 사천시의 각종 주장에 대해 반박했다.

지난 12일 윤상기 진주부시장은 기자간담회를 열어 “뿌리산단 조성과 관련한 TF를 구성해 왜곡 전달되고 있는 부분에 대해 알릴 것은 알리는 등 적극적으로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그동안 시 차원의 초기대응이 소홀했던 것이 사실” 이라며 “부시장이 업무를 총괄하되 필요에 따라 업무를 분장, 각 분야별로 조직적이고 효율적으로 대응하겠다”고 했다. 정촌 뿌리산단 유치업종은 금형, 소성가공, 열처리와 관련한 공정기술 업종이기 때문에 폐수방류는 없다고 덧붙였다. 진주시는 사천시민들에게 뿌리산업에 대한 실상을 제대로 알리기 위해 김해 열처리 가공공장 견학, 토론회 개최 등을 검토하고 있다.

진주시뿐만 아니라 진주지역 각종 기관·단체들도 정촌 뿌리산단 조성의 필요성을 강조할 예정이다. 진주시의회는 27일, 진주상공회의소는 4월 1일 각각 진주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개최한다.

◇해결책은 없나=뿌리산단 조성을 놓고 진주시와 사천시의 갈등의 골이 깊어지면서 이대로 방치해서는 결국 양 지자체 모두 손실을 입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이에 따라 지역 정치권, 경남도가 중재자 역할을 맡아 양 지자체가 상생발전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는 의견에 힘이 실리고 있다.

이와 관련 경남도 미래산업과는 27일 진주시와 사천시 실무자들과 도청에서 간담회를 가질 예정이다. 이 자리에서는 경남도는 양 시의 대립적인 입장을 청취한 후 갈등 해결방안을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13일 강길선 진주시의원은 5분 자유발언을 통해 진주시와 사천시 관계자들이 참여하는 협의기구 구성을 제안했다. 강 의원은 강정마을 사태, 부안 방폐장 사태 등을 언급하며 객관적 근거 없이 주민들을 선동해서 발생하는 갈등은 민·관 모두에게 깊은 상처와 피해를 남긴다고 지적했다.

그는 “객관적 자료를 바탕으로 공개토론회 등 소통의 장이 마련될 수 있도록 양측 시 관계자들이 참가하는 협의기구 구성을 제안한다”며 “진주시는 사천시와 상생발전하는 방향으로 뿌리산단 건설을 천명하고, 사천시는 시민사회단체 뒤에서 주민들을 혼란시키지 말고 전면에 나서 해결의 실마리를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정촌 뿌리산업단지는 진주 정촌면 일대 93만㎡에 들어설 예정으로 진주시는 내달 ‘기본조사 및 개발계획수립 용역’에 착수하고 환경영향평가도 실시한다는 계획이다.

뿌리산업기술혁신센터 조감도
진주 정촌산업단지에 건립될 예정인 동남권 뿌리산업기술혁신센터 조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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