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영선 (진주문화재단 이사)
신입사원이나 신입생이 들어오는 봄이 되면 환영회를 열어 준다. 새로운 환경에 빨리 적응하길 기원하는 기원제라고나 할까. 이번 달 내가 근무하는 사무실에도 조리사와 생활관리사가 새로 들어와 조촐한 환영회를 해 주었다. 단합과 환영을 기원하는 건배사를 누군가가 “소취하하면 사취평이라 외쳐 주세요”라고 해서 많이 웃었다. 중국말인줄 알고….
알고 보니 ‘소취하 사취평’은 ‘소주에 취하면 하루가 즐겁고 사람에 취하면 평생이 즐겁다’는 뜻이라 했다. 재미있고 많은 뜻을 내포하는 듯하다.
사람에 취해 평생이 즐거운 사람의 대상은 어떤 형일까? 아마도 서로 소통이 잘되는 사람이지 않을까 싶다. 소통을 통하여 우리는 많은 것을 얻을 수 있다. 이 세상은 그렇게 호락호락하지도 않을뿐더러 무시무시하지도 않다. 그러나 무조건 자신이 원하는 대로 살아갈 것이 아니라 자신을 먼저 되돌아보고 상대를 배려한다면 누구와도 원만한 소통이 가능할 것이다. 즉 소통을 하려면 자신의 마음부터 다잡고 소통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부정적인 생각을 긍정적으로 바꾸는 동시에 상대방을 배려하고 바라보는 것, 그것이야말로 소통의 가장 기본이라고 할 수 있다.
요즘에는 소통과 관계되는 책들이 많이 발간되고 베스트셀러가 되고 있음을 본다. 사람과 사람과의 소통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보여주는 좋은 예가 아닌가 싶다. 지인이 내 스마트 폰에 보내준 ‘소통의 법칙’이라는 메시지에도 좋은 내용이 있었다. 제법이나 긴 내용이었는데, 그중에서 마음에 남는 구절을 적어 본다.
‘내가 하고 싶은 말보다 상대방이 듣고 싶은 말을 하라, 하기 쉬운 말보다 알아듣기 쉽게 이야기하라, 허물은 덮고 칭찬은 자주하라, 뻔한 이야기보다 펀(fun)한 이야기를 하라. 소통은 귀로 듣고 눈으로 말하는 것이다’라는 메시지다.
사람과 사람이 함께 살아가는 사회에서의 ‘소통’은 참 어렵다고 느끼는 건 나만이 갖는 생각이 아닐 것이다. 내 일터에서는 90% 이상이 사람과 사람과의 소통으로 이루어진다. 어르신과의 소통, 보호자와의 소통, 동료와의 소통 등. 특히 이렇게 병약한 어르신을 모시는 이곳에서는 동료들과의 소통은 더더욱 중요하다.
나는 다소 내성적인 성격에 말수가 적고 다감하지 못하다는 말을 자주 들었다. 물론 그러다 보니 말 실수는 적지만 어려워서 말을 붙이지 못하겠다는 말도 듣는다. 앞으로 완벽하게 실천하지는 못하겠지만 ‘사취평’의 주인공이 바로 내가 될 수 있도록 소통의 법칙을 실천해 보고자 한다.
/진주문화재단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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