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획/특집 > 맛이 있는 여행
봄꽃 피는 섬진강 바위엔 '벚굴'이 피네박희운의 맛이 있는 여행 <16>섬진강 주변 이야기
경남일보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승인 2013.03.28  00:00:00
트위터 페이스북 네이버 구글 msn
매화마을1
매화마을
 
섬진강은 전라북도와 전라남도의 동부지역을 흘러 경상남도 하동군 금성면과 광양시 진월면 경계에서 광양만으로 흘러드는 강이다. 길이는 225㎞이고 유역면적은 4896㎢로 전라북도 진안군 백운면에 있는 팔공산(1151m)의 북쪽 1080m 지점 서쪽 계곡에서 발원하여 북서쪽으로 흐르다가 경상남도 하동군 화개면 탑리에서부터 경상남도와 전라남도의 도경계를 이룬다. 섬진강은 모래가람 다사강(多沙江) 사천(沙川) 기문화 두치강 등으로 불릴 만큼 고운 모래로 유명하지만, 1385년(고려 우왕 11년)경 왜구가 섬진강 하구를 침입하였을 때 수십만 마리의 두꺼비 떼가 울부짖어 왜구가 광양 쪽으로 피해갔다는 전설이 있는데 이때부터 두꺼비 섬(蟾)자를 붙여 섬진강이라 불렀다고 한다.

이런 섬진강변의 아름다운 마을에는 봄의 전령사인 매화와 산수유가 꽃망울을 터뜨려 곳곳에서 꽃 잔치를 벌이고 있으니 그 꽃 속으로 숨어 들어가 이른 봄에 전해주는 새봄의 향기를 만끽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아 맛이 있는 여행은 섬진강변으로 달려간다. 매화가 활짝 핀 광양으로 건너가기에 앞서 하동 송림 앞에서 이른 아침 썰렁한 몸을 데울 수 있는 아침해장으로 재첩국을 먹는다. 섬진강을 끼고 있는 하동은 재첩이 한창이고 그 재첩으로 끓여낸 재첩국은 속을 시원하게 풀어준다. 섬진강 주변에는 수많은 재첩국집이 있지만 하동이 재첩국으로 소문난 데에는 이유가 있다. 재첩국은 잘 못 끓이면 비릿하여 먹기에 다소 거북하지만 하동의 재첩국은 그런 비릿함을 잘 제거하였다. 어떤 비법이 있는지는 몰라도 누구나 먹어도 부담스럽지 않은 맛이다. 재첩은 간을 해독하는데도 탁월한 효과가 있고 타우린이 풍부하여 비타민도 보충할 수 있어 해장국으로 먹으면 숙취 해소에도 그만이다.
 
매화마을
매화마을


재첩국집을 나와 섬진교를 건너니 벌써 차량들이 길게 늘어선다. 요즘은 여기를 찾는 사람들이 많을 것으로 예상하고 일찍 길을 나섰지만 나와 같은 생각으로 일찍 나와 편안하게 볼거리를 즐기려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마을로 들어가는 길은 진입금지라 시원하게 섬진강둑길을 달린다. 지난겨울의 추위를 무색하게 하는 화창한 날씨 속에 섬진강 변에는 온통 매화꽃 천지이다. 영호남을 가로지르는 섬진강은 매화향을 가득 담고 유유히 흐른다. 그 주변에는 봄의 설레임으로 가득한 상춘객들이 여기저기에서 매화가지를 끌어다가 연신 코에 가져다 대며 꽃향기를 맡느라 분주하고, 다압면 매화마을은 백운산 자락 12만 평 동산에 마치 흰 눈이 내린 듯 온통 매화로 뒤덮여 있다.
활짝 핀 매화만큼이나 이곳을 찾은 사람들의 입가에도 온통 웃음꽃이 피었다. 이국적인 정취에 꽃이 많고 은은한 향기도 좋으니 당연하고 매실로 만든 다양한 먹거리와 특산품도 살 수 있어 너무 좋아들 한다. 특히 다압면의 수월정과 하동 만지를 연결하여 이번에 처음 설치된 섬진강 부교는 섬진강 물 위를 걷는 듯한 이색적인 즐길거리로 인기를 끌고 있다. 이와 함께 전국 매화 사진촬영대회와 매화 꽃길 음악회 등의 다양한 볼거리들도 찾는 이들의 시선을 사로잡고 있다. 축제기간은 3월 31일까지라니 기회를 잡아보는 것도 좋고 이어서 화개장터 벚꽃축제도 있으니 다양한 봄꽃의 향연에 동참하여 삶의 활력을 얻는 것도 좋겠다.

매화마을에 들려 광양매실을 이야기하려면 광양뿐만 아니라 전국적으로 통했던 밤나무골 김오천선생 이야기로부터 시작해야한다. 김영감이 1931년 일본에서 밤나무 묘목과 함께 들여온 5000주의 매화나무 묘목으로부터 광양매실 역사가 시작되었기 때문이다. 선생은 1902년 11월 21일 광양시 다압면 도사리에서 농부의 아들로 태어나 열일곱 살 때인 1918년 일본으로 건너가 13년간의 광부생활로 돈을 모아 1931년에 귀국하면서 밤나무 1만주, 매실나무 5000주를 비롯하여 감나무, 배나무 등 양질의 신품종 묘목을 가지고 들어왔다. 가지고 온 묘목을 심고 관리하던 김영감은 나무 키우는데 필요한 기술과 돈을 구하기 위해 1934년 다시 일본에 들어가서 10년 동안 일본과 광양의 고향집을 수없이 오고가면서 돈을 벌고 나무 키우는 기술을 익혔으며, 1944년에는 완전 귀국하여 다시 밤나무, 매실나무 키우는 일에 매달려 45만평의 임야를 밤산으로 만들고 집주변 언덕배기에는 매화나무를 집중해서 키워 오늘날 매화마을을 일구었다. 1952년부터 매실의 상품화에도 앞장서 해마다 매실 한약재인 오매와 금매 수십 가마를 만들어 구례, 순천, 하동 등지의 한약방에 공급하였으며, 매실농축액과 매실식
초, 매실차 등 매실식품을 전통방식으로 만들어 널리 보급하였다.

토란
토란
 
봄기운이 완연한 요즘 섬진강 하구에서는 어른 주먹만 한 벚굴 수확이 한창이다. 벚굴은 벚꽃이 필 무렵에 제 맛이 나고 바위 위에 꽃처럼 피어있어 붙여진 이름인데 고단백 영양식품으로 인기가 높다. 우리 신발 크기만 한 것도 있고 일반 굴에 비해서 영양분도 더 많으며 민물에서 자라다보니 짜지도 않고 싱겁지도 않으면서 간이 맞아 좋다. 피부미용에 좋고 변비에도 좋으며 부드럽고 향이 좋기 때문에 남녀노소 누구나 좋아한다. 댐 건설과 바닷물 역류로 벚굴 채취량이 갈수록 줄어들고 있지만, 봄을 맞아 벚굴의 맛과 향이 깊어지면서 여전히 우리의 입맛을 유혹하고 있다. 이런 벚굴도 섬진강이 있는 여기서 맛볼 수 있으니 참 다행스러운 일이다.
산 좋고 물이 맑으며 연중 따스한 햇살이 많은 고장인 광양지역의 특산물을 얘기하자면 밤, 매실, 설록차, 고로쇠약수 등을 손꼽을 수 있지만 정작 밤과 고로쇠약수를 제외하고는 특산물에 대해 이렇다 할 기록이 없는 형편이다. 그래도 우리가 이런 마을에 와서 꽃 잔치를 벌일 수 있는 것은 모두에게 행복한 일이며 강 건너 하동에도 다양한 매화들이 피어있고 하동 십리벚꽃도 꽃망울을 터뜨릴 채비를 한 채 신호만 기다리는 듯하다.

이제 구례 산동의 산수유마을로 향한다. 아직은 이른 시간이라 매화 개나리 산수유 진달래까지 여유롭게 즐기며 차를 달린다. 섬진강의 민물고기를 체계적으로 보전 전시하기 위하여 건립한 생태관인 섬진강어류생태관을 지난다. 섬진강어류생태관은 2003년부터 2007년까지 사업비 195억 원을 투자하여 건립하고 2008년 3월 11일 개관하였으며, 대지면적 3만 5645㎡, 건축 총면적 4771㎡에 이른다. 방금 지나온 광양 매화 축제를 시작으로 남도에서는 오는 주말 구례 산수유 축제와 경남 하동 화개장터 벚꽃 축제 등이 연달아 열려 본격적인 봄꽃 시즌의 개막을 알린다.
 
벚굴
벚굴


우리가 가는 길은 편안하고 아름답지만 광양으로 향하는 차들로 하행선은 벌써 꼬리에 꼬리를 물고 긴 대열이 이어진다. 마침 영·호남 장꾼과 손님들이 만나는 대표적인 시골장인 구례장날이라 혼잡을 더하는 듯하다. 구례읍을 왼쪽에 두고 개나리와 산수유 꽃으로 우거진 19번 국도를 달려 수상유원지가 있는 구만제를 돌아 달리니 이제 산동마을로 들어가는 길이다. 온통 산수유로 화사한 노란꽃이 우리를 반긴다.

구례군 산동면의 산수유꽃은 가장 먼저 봄을 알리는 꽃 중의 하나로 2월말부터 꽃망울을 터트리기 시작하여 4월초까지 피어 있으며 11월에는 빨간 루비 빛 탐스러운 산수유 열매를 주렁주렁 매달기도 한다. 산동은 전국 최고의 산수유 군락지이며 전국 생산량의 70% 이상을 점하고 있는데 옛날 중국 산동성의 처녀가 지리산으로 시집올 때 산수유나무를 가져다 심어 가꾸었다고 ‘산동’이라는 지명이 생겨났다고 하며 3월 하순이 가까워지면 산수유 꽃 축제가 열린다.
 
돌솥밥
돌솥밥


차를 상위마을에 주차하고 산수유마을을 둘러보며 조망이 너무 아름다운 만복대로 향하여 모처럼 산행을 한다. 그동안에 내린 비가 계곡을 따라 흘러내리며 자그마한 폭포를 이루기도 하고 여기저기에 같은 노란색 꽃인 생강나무꽃도 활짝 피었다. 아직 산은 공기가 차갑지만 등산로를 오르니 땀이 비 오듯 한다. 길을 잘 못 들어 산죽밭을 헤매며 도시락으로 허기를 달래고 겨우 1433m의 만복대에 올랐다가 하산을 하는데 고산 철쭉군락이 넓다. 5월 말이나 6월 초에는 철쭉산행도 좋겠다고 생각하며 산동마을에 도착하니 다들 오늘 산행은 힘들었지만 최고의 산행이란다.

이제 저녁식사를 위하여 송이식당으로 향한다. 화엄사 입구에 자리한 고풍스러운 한옥에서 신선하고 영양이 풍부한 지리산 산채들을 넉넉한 인심으로 내어 놓는 송이식당은 18가지나 되는 신토불이 반찬으로 취나물, 토란, 돌미나리, 감장아찌, 매실장아찌, 오이장아찌, 녹두, 된장찌개, 계란탕, 도토리묵, 더덕구이, 지리산 고사리 등으로 모두 마을 주민들이 지리산 자락에서 직접 채취한 재료를 구입해서 사용한다고 하니 당연히 무공해 식품이다. 낮에 얼마나 많은 손님들이 찾았는지 음식들이 동이나 한참을 기다려서야 겨우 수저를 들 수 있었다. 시장이 반찬이라더니 그 맛 일품이다. 오늘 섬진강 주변 이야기는 신선한 산채의 향으로 건강한 봄을 맞는 이야기로 마무리한다. /삼천포중앙고등학교 교사

산채정식
산채정식
 
산수유
산수유
섬진강 주변 맛길
섬진강 주변 맛길



경남일보의 다른기사 보기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트위터 페이스북 네이버 구글 msn 뒤로가기 위로가기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0)
자동등록방지용 코드를 입력하세요!   
확인
- 2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 / 최대 400byte)
- 욕설등 인신공격성 글은 삭제 합니다. [운영원칙]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