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닝맨, 그런데 신하균이 뛰고 또 뛴다
런닝맨, 그런데 신하균이 뛰고 또 뛴다
  • 연합뉴스
  • 승인 2013.03.29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살인 누명을 쓴 한 남자의 '리얼 도주 액션'
런닝맨
 
감독 : 조동오

출연 : 신하균, 이민호, 김상호, 조은지

개봉 : 4월 4일

관람등급 : 15세 이상 관람가

장르 : 액션

살인범으로 누명을 쓴 남자가 경찰과 악당들의 추격을 피해 도망친다. 총도 칼도 없는 이 남자가 가진 건 두 다리뿐. 달리고 달리고 또 달리는 수밖에 없다.

영화 ‘런닝맨’은 살인사건이 등장하고 무기 로비스트와 스파이가 등장하지만, 전혀 무겁지 않다. ‘리얼 도주 액션’이라는 카피 문구 그대로 달아나는 행위 그 자체의 아슬아슬한 긴장감이 두 시간 내내 경쾌하게 이어진다.

이 영화는 할리우드 메이저 스튜디오인 이십세기폭스가 주요 투자자로 나서 일찍부터 화제를 모은 작품이다. 결과물은 할리우드식의 매끈함과 한국식의 토속성이 꽤 잘 뒤섞인 것으로 보인다.

자기 앞가림 하나도 제대로 못하는 35세 남자 차종우(신하균 분)는 일찍이 ‘사고’로 아빠가 돼 벌써 고등학생 아들의 학부형이 됐다. 고등학교 중퇴 학력으로 열쇠따기, 도둑질을 전전하다 감옥에까지 갔다왔지만, 이제 카센터 직원으로 마음 잡고 살아보려 한다.

다 큰 아들 기혁(이민호)은 멘사 회원일 정도로 두뇌가 뛰어나고 자존심이 세서 번번이 사고나 치고 다니는 철부지 아빠를 대놓고 무시한다.

돈벌이를 위해 밤에 콜 전문 기사로 일하던 종우는 어느날 큰 돈을 제시하며 차에 탄 손님을 태우고 다니다 어느 순간 이 사람이 죽은 것을 발견한다. 시신을 차에서 끌어내는 모습이 주차장 CCTV에 찍히고 종우는 본능적으로 현장에서 달아난다.

경찰에 자초지종을 설명하려 해보지만 경찰은 이미 종우를 살인범으로 단정짓고 체포하려 한다. 자신의 말이 전혀 안 먹힐 것을 직감한 종우는 죽을 힘을 다해 달아나기 시작한다. 게다가 종우의 휴대전화기에 전송된 사진 파일을 노리고 의문의 남자들과 국정원까지 출동해 종우를 쫓는다.

이 영화는 큰 제작비를 들인 블록버스터는 아니다. 총알이 쏟아지고 화약이 터지고 건물이 부서지는 등의 화려한 볼거리는 등장하지 않는다.

대신, 짜릿한 속도감이 돋보이는 영리하고 참신한 액션이 돋보인다. 서울 시내의 낯익은 공간을 밀도 있게 활용하면서 순간의 타이밍을 절묘하게 잡아내 시선을 집중시킨다.

특히 초반에 청계천과 종로의 뒷골목을 헤집고 다니며 숨가쁘게 질주하는 시퀀스와 후반부에 상암 월드컵경기장의 구석구석을 누비는 시퀀스가 백미다. 상암 월드컵경기장에서는 실제로 그 일대에 많이 돌아다니는 마트용 ‘카트’를 활용한 장면이 등장하는데, 그 신선한 응용은 칭찬해주고 싶다.

호흡의 적절한 완급 조절로 영화의 전체 리듬도 좋은 편이다. 아버지와 아들이 서로의 진심을 확인하고 관계를 회복하는 드라마가 액션 사이사이에 잘 녹아들었다.

이렇게 살아있는 액션과 소박한 드라마를 조화롭게 빚어내는 힘은 배우 신하균에게서 나오는 부분이 크다.

‘신하균의 영화’라고 해도 될 만큼 배우로서 무르익은 그의 매력과 노력이 액션이라는 새로운 장르에서도 빛을 발한다.

여기에 김상호, 조은지, 오정세 등 조연배우들의 어우러짐도 맛깔난 양념이다.

단순한 상업·오락영화로서 군데 군데 작위적인 설정이나 비약도 눈에 띄지만, 큰 흐름에서는 무리가 없는 수준이다.

가벼운 마음으로 즐길 만한 오락영화다.

‘중천’(2006)으로 데뷔한 조동오 감독이 오랜만에 메가폰을 잡았다.

4월 4일 개봉. 상영시간 127분. 15세 이상 관람가.

연합뉴스

런닝맨1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경상남도 진주시 남강로 1065 경남일보사
  • 대표전화 : 055-751-1000
  • 팩스 : 055-757-1722
  • 법인명 : (주)경남일보
  • 제호 :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 등록번호 : 경남 가 00004
  • 등록일 : 1989-11-17
  • 발행일 : 1989-11-17
  • 발행인 : 고영진
  • 편집인 : 강동현
  • 고충처리인 : 최창민
  • 청소년보호책임자 : 김지원
  • 인터넷신문등록번호 : 경남, 아02576
  • 등록일자 : 2022년 12월13일
  • 발행·편집 : 고영진
  •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gnnews@gnnews.co.kr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