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멜레 워크, 음악통영에 신선한 바람
세멜레 워크, 음악통영에 신선한 바람
  • 강민중
  • 승인 2013.04.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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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 통영국제음악제 돌아보기
감독
통영국제음악제 예술감독인 알렉산더 리브라이히
신선하고 참신한 시도를 선보였던 2013 통영국제음악제가 지난달 28일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2013 통영국제음악제는 13개의 공식 공연 중 6개의 공연이 매진되고 92%에 육박하는 객석 점유율을 기록하며 아시아 최고의 음악축제로서의 위상을 지켰다. 특히 일찌감치 많은 이들의 관심을 모았던 개막 공연 ‘세멜레 워크’는 개막 열흘 전에 완매되었음에도 불구, 티켓을 구하지 못한 음악팬들에게서 좌석을 구하려는 문의가 빗발쳤다.

통영국제음악제는 그 어느 때보다도 참신한 구성으로 관객들의 감각을 만족시켰으며 대중에게 익숙한 클래식 음악과 새롭고 강렬한 현대음악들로 풍부한 프로그램을 구성했다.


◇패션쇼와 오페라의 콜라보 새로운 감동

일찌감치 국내 클래식음악 팬들과 예술 관련 미디어의 화제를 집중시켰던 개막작 ‘세멜레 워크’는 22일 첫 공연을 감상하고 난 관객들이 “내일 공연도 한번 더 보고 싶은데 방법이 없을까”라는 소감을 전하는 등, 관람 후 반응도 폭발적이었다.

독일의 쿤스트페스트슈필레 헤렌하우젠 (KunstFestSpiele Herrenhausen) 이 제작하고, 세계적 패션 디자이너 비비안 웨스트우드가 공연의상 크리에이터로 참여한 이번 공연은 음악. 그리고 공연예술의 무한한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루드게르 엔겔스가 연출한 ‘세멜레 워크’는 스웨덴 출신의 올로프 보만의 지휘, 베를린의 칼라이도스코프 앙상블의 연주로 더욱 참신한 도전이 됐다.

한국 출신 모델들과 창원시립합창단이 함께하여 혁신적이고 도전적인 공연을 소화한 ‘세멜레 워크’는 통영국제음악제 프로그램 뿐 아니라 올해 국내 공연예술계를 대표하기에 손색이 없는 무대를 선사했다.

◇자유로운 아티스트의 재발견

주제에 맞게 자유와 혁신의 기운을 담은 공연들은 많았다. 22일 오후 9시 30분, 윤이상콩쿠르 바이올린 부문 2위 입상자인 조진주의 공연이 있었다. 특유의 힘차고 풍부한 연주로 관객들을 매료시킨 조진주는 윤이상, 류재준, 프로코피예프, 왁스만의 곡으로 현대 음악을 관객들에게 톡톡히 알렸다.

24일에는 레지던스 작곡가로서 관객들과 자유로운 소통을 하는 두 현대 음악의 거장 치강 첸과 파스칼 뒤사팽의 곡을 TIMF 앙상블의 연주를 통해 만나볼 수 있었다. 전곡 한국 초연 곡들로 이루어진 이 프로그램은 관객들에게 이제껏 경험할 수 없었던 새로운 음악의 세계를 선보였다. 치강 첸은 ‘경극의 순간’, ‘꿈의 여행’을 통해 중국의 문화와 소리를 담은 전형적인 유럽 음악을 구사했다. 파스칼 뒤사팽은 ‘현악 사중주 제 3번’, ‘롬바흐 트리오’를 선보였다. 쉴 새 없는 소리의 움직임과 무한한 에너지를 발산하는 것 같은 아찔함이 돋보였다.

26일에 열린 레지던스 아티스트인 고티에 카푸숑과 클라라 주미 강의 무대 또한 마찬가지였다. 고티에 카푸숑, 클라라 주미 강은 그들의 음악적 특색을 보여주는 드뷔시, 라벨, 브람스, 코다이의 곡을 연주했다. 특히 라벨의 ‘치간느’는 화려한 장식음과 피치카토, 고음의 하모닉스 등 연주 기교가 총동원된 곡으로, 클라라 주미 강의 진면모를 발견할 수 있었다.

◇다양한 연령층을 위한 자유로운 무대들

이번 2013 시즌에는 “자유...고독 FREE & LONELY“라는 주제에 걸맞게 서로 다양한 계층을 배려하는 무대가 있었다. 24일 오후 2시 윤이상기념공원 메모리홀 무대에서 선보여진 파스칼 뒤사팽 작곡 어린이 콘서트 ‘모모’가 좋은 예다. 귀여운 동물 캐릭터들과 그림자 놀이, 유쾌한 음악으로 어린이들과 교감을 나눈 연기자, 연주자들은 만돌린이 편성된 재미있는 연주로 어린이들의 뜨거운 박수와 함께 막을 내렸다. ‘모모’는 연기자 한 명이 여러 캐릭터를 맡는 자유로운 시도를 통해 새롭고 아름다운 음악을 만들어냈다.

파스칼 뒤사팽이 작곡한 체임버 오페라 ‘투 비 썽’은 ‘모모’와는 또 다른 면모를 엿볼 수 있다. 전자음악과 앙상블 음악의 결합을 통해 현대음악을 사랑하는 관객들의 눈과 귀를 사로잡았다. 전혀 다른 느낌이지만 관객과 함께 음악을 즐기고자 하는 열망만은 같은 두 공연은 음악의 자유로움을 여실히 보여주었다.

◇이어지는 새로운 만남

23일 밤 9시 30분, 작곡가 윤이상, 김정길 등의 작품 세계를 엿볼 수 있는 ‘한국의 작곡가들’이 관객들과 만났다. 윤이상의 초기 가곡, 김정길의 국악 작품, 박준영의 추모곡 등 그동안 일반적인 공연에서는 접하지 못했던 레퍼토리를 맛볼 수 있었다.

언제나 새로운 시도로 대중들을 찾는 대전시립합창단도 반가운 아티스트였다. 이들은 지휘자 빈프리트 톨과 함께 지난 24일 통영을 찾아 아름다운 하모니를 선보였다. 윤이상이 작곡한 합창곡 ‘오 빛이여!’를 공연 타이틀로 삼은 대전시립합창단은 윤이상의 작품 세계를 그들만의 방식으로 해석해 깊은 감동을 불러 일으켰다. ‘오 빛이여!’는 3개의 공과 큰 북, 작은 북, 탐탐과 톰톰, 비브라폰 등을 사용하여 장엄함이 부각됐으며 바이올린 독주가 삽입된 곡이다. 이미 22일 솔로 콘서트를 성공적으로 가진 바이얼리니스트 조진주가 대전시립합창단과 협연해 더욱 흥미로운 무대가 됐다.

독일문화원과 통영국제음악제의 첫 번째 공동 프로젝트인 ‘아시아 작곡가 쇼케이스:연주회 & 시상식’은 동북아시아의 젊은 작곡가를 지원하기 위한 적극적인 시도였다. 세계적인 작곡가 진은숙, 도시오 호소카와, 여기에 TIMF 이사인 김승근 교수와 알렉산더 리브라이히 지휘자가 참여한 선정위원회는 2012년 여름 중국, 일본, 한국 출신의 젊은 작곡가 네 명을 선정했다. 이에 25일 오후 7시 30분, 중국의 후이후이 쳉, 일본의 에이코 츠카모토, 한국의 신동훈, 김택수가 신진 작곡가의 자격으로 공연에 참가했다.

2013 통영국제음악제의 대미를 장식한 것은 화음 쳄버 오케스트라와 클라라 주미 강의 협연이었다.

화려한 기교가 돋보인 시벨리우스, 탱고의 독특한 예술성을 맛보여준 피아졸라, ‘한국적인 동시에 세계적인 음악’ 윤이상, 서정성을 잘 살린 그리그까지 흥미로운 조합의 레퍼토리로 2013 통영국제음악제의 폐막공연다운 감동을 선사했다. 특히 이 공연은 통영국제음악제 예술감독인 알렉산더 리브라이히가 지휘를 맡아 음악제 폐막 연주회의 의의를 높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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