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입양
해외입양
  • 경남일보
  • 승인 2013.04.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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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옥윤 (객원논설위원)
핏줄의 당김이었을까. 두 사람은 단번에 자신들이 자매인 것을 확신했다. 미국의 할리우드 영화배우 서맨사 투터먼과 프랑스의 디자이너 아나이스 보르디에는 1988년 한국에서 입양된 쌍둥이 자매였던 것이다. 이들은 최근 페이스북을 통해 자신의 얼굴을 소개, 8700km의 먼 거리를 오가지 않아도 통했던 것이다.

▶두 사람을 연결해준 것은 우연이었다. 아나이스의 친구가 미국 영화 ‘게이사의 추억’에 나오는 영화배우가 너와 닯았다는 소식을 듣고 이를 확인한 결과였다. DNA검사를 하지 않아도 혈육이라는 것을 확신하는 데는 긴 시간이 필요하지 않았다. 단신이라는 것과 유제품 소화장애 등 생활습관까지 판박이였던 것이다. 서맨사는 두 사람의 사연을 다큐멘터리로 제작키로 하고 인터넷 펀드모금을 한 결과 열흘만에 3만 달러가 모였다고 한다.

▶우리나라의 해외입양은 전쟁으로 생긴 고아들로부터 비롯됐다. 홀트아동복지회가 발벗고 나서 수많은 전쟁 고아들이 해외로 입양됐다. 그러나 OECD국가가 된 요즘도 해외입양은 계속되고 있다. KBS의 정규프로그램인 가족찾기에는 해외입양자 코너가 따로 있을 정도로 그들의 혈육찾기는 우리들의 심금을 울린다

▶해외입양은 우리의 슬픈 자화상이다. 아나이스와 서맨사의 재회가 이를 웅변으로 말하고 있다. 못 먹고 굶주렸던 시절, 자식을 낳았으나 기를 능력이 없어 핏덩이를 강보에 싸 간단한 사연과 함께 부잣집 대문 앞에 버렸던 우리들의 부모. 업동이라 하여 이를 고이 길렀던 미풍양속은 사라진지 오래다. 서맨사와 아나이스의 감동이 감동으로만 느껴지지 않는 것은 왜일까. 복지사회를 구가하기엔 너무나 슬픈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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