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황사로부터 자유롭고 싶다
이제 황사로부터 자유롭고 싶다
  • 경남일보
  • 승인 2013.04.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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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현 (국립경남과학기술대학교 교수)
며칠 전 모 방송국의 중국 북경 특파원이라는 기자에게서 국제전화를 받았다. 지금 한국의 황사도 문제지만 무엇보다 중국의 사막화가 심각해지고 있고, 그러한 사막화는 현재도 심각하게 진행되고 있는 석막화(石漠化·계속되는 토양침식으로 석회암이 노출되면서 사막화되는 현상) 지역인 귀주성을 비롯하여 사막화가 계속되는 사천성 그리고 숲이 비교적 울창하다고 생각되던 운남성까지 사막화가 급속도로 진행되고 있다는 이야기와 함께 그 원인에 대해서 인터뷰를 하자는 내용이었다. 필자는 과거 한국국제협력단의 전문가로 귀주성의 석막화 방지 및 북경, 몽골 등 사막화지역의 확산방지 및 녹화에 대한 기술을 전수하고, 또 성공적인 일들을 했었다. 아마도 그런 연유로 기자는 물어왔을 것이다.

문제는 중국의 사막화는 최근 더 급속도로 진행되고 있고, 이러한 여파로 우리나라에 봄마다 황사로 피해를 주고 있다. 자연현상을 어찌 할 수 있겠느냐고 하지만 피해를 입히고 있는 원인국은 나 몰라라 하고, 막상 피해를 받고 있는 우리나라는 그저 수수방관만 하고 있는 실정이다. 과거 김대중 정부에서는 한국국제협력단을 통해 중국의 사막화 방지를 위해 예산과 기술지원 등 여러 방면에서 노력해 왔고, 성과를 거두었다. 현재에도 우리나라 산림청은 몽골에 그린벨트 조성사업을 10년간에 걸쳐 진행하고 있고, 그 사업 또한 상당히 성공적이어서 수년 전 심은 나무들이 몽골의 사막화지역에 녹색띠를 이어가고 있다.

그러나 국제적으로 한국국제협력단은 중국과 같은 G2 국가에는 예산지원 등이 필요하지 않다는 입장으로 중국의 사막화에서 거리를 두고 있는 실정이고, 산림청은 아직도 중국뿐만 아니라 몽골, 아프리카 등 사막화가 심각하게 진행되고 있는 국가에 대하여 사막화 방지를 위한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지난해 경상남도는 유엔사막화방지협약(UNCCD) 제10차 총회의 유치와 성공적인 결실뿐만 아니라 이 후속사업의 하나로 글로벌 사막화방지센터를 설립, 국제환경협력의 중심지가 되기 위한 전진기지를 마련하고, 중국의 내몽고지역 등에 사막화 방지를 위한 사업을 추진하면서 각별한 노력을 기울여 왔다. 이에 따라 글로벌 사막화방지센터를 유치하기 위한 노력 또한 열심이었다. 그러나 지난 정부의 산림청은 예산부족을 이유로 글로벌 사막화방지센터의 경상남도 유치에 소극적인 자세를 취하고 있다.

이제 공은 현 정부로 넘어 왔다. 글로벌 사막화방지센터의 경상남도 유치는 여러 가지 면에서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가지고 있다. 이는 사막화가 계속 확산되고 있는 중국, 몽골, 아프리카 등 세계적인 사막화 방지에 국제적인 협력체계를 이룰 수 있는 초석을 마련함과 동시에 매년 계속되는 황사피해를 저감하고, 미래 북한의 황폐지를 녹화할 수 있는 전진기지를 마련한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한 의의를 두고 있다.

현재 전 세계 경작지의 50%에 해당되는 미국, 소련, 중국, 인도에서만 해도 1년에 약 150억t의 토양이 유실되는 것으로 추정된다. 통계에 따르면 중국 전체토지의 7분의 1가량이 침식되었고, 최근 중국 임업부의 발표에 의하면 현재 중국 국토면적의 17.6%에 해당하는 169만㎢가 이미 사막으로 변했으며, 전 국토의 27.3%인 260만㎢가 사막화될 위기에 처해 있다고 한다.

특히 사막화가 가장 심각한 지역은 북부, 북서부, 동북부 등 3북으로 전체토지의 80%가 황폐화되고 있고, 이로 인한 경제적 손실만 해도 연간 우리나라 돈으로 약 5조4000억원에 달한다고 한다. 이러한 측면에서 우리나라도 황사 피해를 억지하기 위한 다각적인 노력을 할 필요가 있다. 그 중에서 이들 국가의 사막화 방지는 그 원인을 치유한다는 면에서 중요한 의미가 있다. 단순히 피해를 입히는 국가니 거기서 알아서 하라는 식은 이제 그 의미가 없다. 피해를 입는 국가에서 적극적으로 나서 대응해야 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그 하나의 맥락이 글로벌 사막화방지센터의 유치와 설립 그리고 성공적인 사업수행에 있는 일이기도 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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