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은 큰 귀 항상 열어 놓아야
대통령은 큰 귀 항상 열어 놓아야
  • 경남일보
  • 승인 2013.04.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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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기 (논설고문)
‘인사가 만사(萬事)’지만 박근혜 정부의 인사를 보면 야당의 주장처럼 ‘인사가 망사(亡事)’가 되고 있지 않나 싶다. 청문회 검증과 언론을 통해 드러난 도덕성으로 ‘자고 나면 낙마’소식으로 도중하차가 많았다. 박 대통령이 사실상 인사권을 행사한 이동흡 전 헌법재판소장 후보자를 포함, 낙마가 무려 12명에 이른다. 야당에서 ‘낙마자만으로 축구팀을 만들 수 있을 정도’라고 비아냥거릴 정도로 ‘인사 실패’가 수준을 넘어 ‘인사 참사(慘事)’라는 표현이 옳을 것 같다.

▶고위직도 당시 관행이었던 현실을 살아가려면 어느 정도 경제적 기반도 마련해야 하고, 사회생활을 하다 보면 엉뚱한 곳에 발을 헛딛는 일도 있었을 것이다. 청문회와 언론의 검증을 지켜보면 지난 잘못에 대하여는 가혹하리만큼 세부적인 항목들까지 ‘마녀 사냥식’으로 일일이 드러낸다는 생각도 할 때가 있다.

▶청와대가 인사실패, 국정 지지도 하락, 여권 내 반(反)청와대 기류 등 집권 초 직면한 ‘3중고’를 정면 돌파하기 위해 국정 스타일 변화를 모색하고 있다는 것이다. 3대 위기적 상황으로 지목한 ‘인사 실패’, ‘소통 부재’, ‘부족한 민생행보’ 등 국정 수행 능력에 대한 평가, 곧 지지도가 어느 정부의 그것보다 낮은 40%대를 감안할 때 극복돼야 할 사안인 것이 분명하다.

▶정부의 인사난맥상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거세지면서 야당은 물론 새누리당도 인사검증팀에 대한 문책까지 거론하는 등 대통령의 인사시스템 전반에 대한 대대적 개선을 요구하고 있다. 허태열 비서실장은 단 2문장에 대독으로 17초짜리 사과를 했지만 반쪽자리라 우습게 되고 말았다. 백성의 소리를 잘 듣고 선한 정치를 하려면 대통령은 큰 귀를 가지고 항상 열어 놓아야 한다.

이수기·논설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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