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통사 과잉 보조금 다시 과열 기미
이통사 과잉 보조금 다시 과열 기미
  • 연합뉴스
  • 승인 2013.04.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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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온라인 매장 암호까지 동원
청와대의 과잉 보조금 제재방침 이후 한동안 진정세를 보이던 이동통신 시장이 다시 과열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정부 단속을 피하기 위해 일부 온라인 판매점에서는 암호를 사용해 보조금 지급 금액을 고지하는 방식도 나타났다.

3일 이동통신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과 KT, LG유플러스 등 이통3사의 번호이동 가입자 유치 건수는 최근 3주간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휴일인 주말 가입자가 집계에 포함되는 월요일 가입자 추세를 보면 지난달 18일 이통3사의 번호이동 가입자 합계는 3만8939명이었으며 이후 25일 4만2732명, 지난 1일 4만3189명으로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시장이 점차 과열되면서 방송통신위원회의 가이드라인 상 상한선인 27만원이 넘는 이통사 보조금이 지급되는 매장도 점차 늘고 있다.

연합뉴스가 입수한 한 지방 중간 대리점의 KT 제품 정책표에 따르면 모두다올레 65요금제(약정 할인금 제외 기본료 6만5000원)를 기준으로 베가넘버6에 55만원, 갤럭시노트2(32G)에 47만원의 보조금이 지급됐다.

또 갤럭시S3 53만원, 옵티머스G프로 46만원, 아이폰5 35만원 등 27만원을 훌쩍 넘는 보조금이 각각 지급되고 있었다.

이 중간 대리점은 정책표가 외부로 유출될 경우에 대비해 ‘올1’, ‘올2’, ‘올3’, ‘올4’ 같은 암호로 추가 보조금을 표시하기도 했다. 올1의 경우 5만원, 올2는 10만원, 올3은 15만원, 올4는 20만원의 보조금을 더 주는 방식이다.

인터넷 휴대전화 판매 카페에서는 할부 원금을 댓글을 통해 암호로 제시하는 경우도 등장했다.

SK텔레콤의 스마트폰을 판매하는 한 포털사이트 휴대전화 공동구매 카페는 과잉 보조금을 지급하면서 첫번째 댓글에 할부 원금액을 표시하는 방식을 사용했다.

광고 게시글의 할부 원금을 비워놓고 게시판에 ‘×××로 직행하는 버스 번호는 329 입니다’라는 댓글을 적어놓는 방식이다. 329는 할부 원금을 뜻한다. 즉 이 제품의 할부원금은 32만9000원인 것이다.

각 게시글의 댓글을 확인해본 결과 갤럭시S3(16G)의 할부 원금은 32만9000원(보조금 57만800원), 베가넘버6의 할부 원금은 27만9000원(보조금 57만200원)이었다.

이에 대해 해당 이통사들은 일부 판매자가 과잉 보조금을 지급하는 것일 뿐 이통사 차원의 보조금 지급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KT는 “과잉보조금을 지급하지 않고 있으며 보조금 경쟁이 아닌 서비스 경쟁을 추구하고 있다”고, SK텔레콤도 “회사 차원에서 가이드라인을 넘는 보조금은 지급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통사들이 이처럼 은밀한 방식을 사용해 과잉 보조금을 지급하는 것은 시장이 안정기를 유지하면서도 회사별로 가입자 순증·순감 정도가 다르기 때문이다.

영업정지가 끝난 직후인 지난달 14~29일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의 가입자는 7970명, 2만2027명 순증했지만 KT의 가입자는 2만9997명 줄었다.

하지만 이통시장에 보조금이 조금씩 풀리기 시작한 지난달 30~31일 주말과 지난 1일 각 이통사의 가입자 증가세는 이전과 달라졌다.

순증세를 보이던 SK텔레콤의 경우 오히려 599명 순감했으며 KT는 1611명 줄어들기는 했지만 순감세가 크게 줄었다. LG유플러스는 2210명 순증하며 순증세를 이어갔다.

이통사 관계자는 “청와대가 불법 보조금을 잡겠다고 엄포를 놓은 상태라 양성적인 보조금이 없는 것처럼 보이지만 영업 현장에서는 은밀하게 과잉 보조금이 지급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이통사 관계자는 “보조금을 갖고 ‘장난’을 치기 시작한 이통사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시장이 아직 과열 상태라고 보기는 어렵지만 정부가 제대로 단속하지 않으면 언제 순식간에 보조금 출혈 경쟁에 불이 붙을지 모른다”고 우려했다.

연합뉴스



갤럭시
SK텔레콤의 스마트폰을 판매하는 한 포털사이트 휴대전화 공동구매 카페. 과잉 보조금을 지급하면서 할부 원금을 첫번째 댓글에 금액을 표시하는 방식으로 은밀하게 보조금 지급 사실을 알리고 있다. 발간색 네모 안의 댓글에는 ‘×××로 직행하는 버스 번호는 329 입니다’라는 댓글을 적어놓아 할부 원금이 32만9000원임을 알렸다.
정책
한 중간 대리점의 KT 제품 정책표. 방송통신위원회의 가이드라인 상 보조금 상한선인 27만원이 넘는 보조금을 지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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