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민중 기자
서구 선진국들은 ‘신문의 위기’를 ‘민주주의 위기’라고 부르며 ‘신문의 위기 극복’을 국가 어젠다로 설정하고 국가차원에서 광범위하면서도 폭 깊은 지원정책을 실시하고 있다. 프랑스가 대표적인 경우로 2008년부터 총 6억유로(약 8500억원)를 신문산업에 지원하고 정부의 광고 홍보비를 두배로 늘렸는가 하면 만 18세가 되는 시민은 1년간 1개 신문을 무료 구독하게 하는 등 전방위적 지원에 나서고 있다.
이런 맥락으로 우리나라에서도 지난해 10월29일 신문에 대한 근본적이고 종합적인 지원제도로서 ‘신문산업진흥특별법안’이 발의됐다. 법안은 미디어의 균형발전과 여론 다양성을 위해 정부가 신문의 공동제작(인쇄)과 유통(배달)을 지원하고 국고와 방송통신발전기금을 활용해 신문산업진흥기금(프레스펀드)을 조성하는 것이 골자다. 하지만 발의 이후 이에 대한 입법이 전혀 진전되지 못하고 있다.
신문산업에 대한 지원은 방송산업과의 형평성 차원에서도 필요하다. 신문과 방송업 종사자는 비슷하지만 2010년 기준 공적 지원액은 각각 328억원, 2921억원이어서 9배나 차이가 난다. 새 정부는 이제라도 신문의 제작과 배달 등 신문 보급망을 방송의 전파와 마찬가지로 공공재로 인식하고 대규모 공적자금 투입해야 한다. 그동안 신문지원 정책은 현재 지역신문법에 따른 지역신문발전위원회만 그나마 기능을 하고 있지만 한시법인데다 매년 기금이 줄어들어 생색내기 수준에 머물고 있다. 지난해에는 기금이 한 푼도 편성되지 않아 지역 언론인들의 분노를 자아냈다.
신문은 민주주의 발전의 한 축을 담당해온 전통매체이자 콘텐츠 생산의 기반이다. 또 가장 친숙하고 오래된 정보의 장이다. 읽기문화의 상징적 존재로서 장점을 여전히 보유하고 있고 그 역할 또한 여전히 유효하다. 그런 만큼 지난 2012년에 제안된 ‘신문산업진흥특별법’을 통한 신문의 근본적인 지원정책이 더 늦기 전에 실현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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