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르비안 삼총사, “전쟁은 싫어요”
세르비안 삼총사, “전쟁은 싫어요”
  • 최창민
  • 승인 2013.04.11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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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FC 보산치치·스레텐·부발로 '걱정'
 
▲보산치치, 스레텐, 부발로(왼쪽부터)
 
북한의 전쟁위협과 개성공단 폐쇄 조치 등 위협수위가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국내에서 뛰고 있는 외국인 프로축구선수들에게도 뜻밖의 걱정을 안겨주고 있다.

경남FC 전력의 축을 이루고 있는 ‘세르비안 삼총사’ 보산치치(25) 부발로(23) 스레텐(28)이 주인공.

며칠전부터는 북한이 국내 외국인들에게까지 떠날것을 종용하는 소식이 TV를 통해 방송되자 이들의 걱정이 예사롭지 않다.

세르비아에서 날아온 이들은 실제 전쟁을 경험한 세대로 트라우마가 작용하고 있다.

이들이 유년기였던 1990년대 중반, 발칸반도는 구 유고연방이 붕괴되는 과정에서 내전에 휩싸였다. 세르비아는 크로아티아, 보스니아, 코소보 등 인접 민족은 물론 미국, NATO(북대서양 방위조약기구) 등과도 전쟁을 치러야 했다.

미국이 전쟁에 개입해 세르비아를 폭격하던 1999년. 보산치치는 11살의 어린 나이였다. 그는 “당시 ‘루마’라는 작은 도시에 살았는데 폭격 공습 사이렌이 울리면 허겁지겁 가족들의 손을 잡고 지하 대피소로 뛰어가야 했다”고 당시의 공포를 회고했다.

스레텐 역시 비슷한 시기 베오그라드의 한 아파트에 살았는데 미국의 폭격이 있을 때마다 인근 기차 터널로 달려가야 했다고.

당시 보산치치 보다 2살이 어렸던 부발로는 더욱 생생한 기억이 있다. 베오그라드에서 약 20km 떨어진 동네에 살았던 부발로는 “길에서 친구들과 축구를 하던 중 머리 위 하늘로 로켓이 날아가고 폭격기에서 폭탄이 떨어지는 것을 직접 목격했다”고 털어놨다.

연일 계속되는 북한의 도발성 발언이 이들에게 숨어있던 ‘트라우마’를 떠올리게 한 것이다.

보산치치는 “페이스북 등을 통해 한반도의 상황을 물어보는 사람이 많다”면서 “가족이나 지인들도 전화가 오면 첫 대화가 ”한국 괜찮냐?“는 걱정이다”고 말했다.

가장 연장자인 스레텐은 “우리는 전쟁의 끔찍함을 너무 잘 안다”면서 “세상이 그 어떤 이유로도 전쟁은 일어나선 안 된다”면서 힘주어 말했다. 보산치치 역시 “전쟁은 생각하기도 싫다”면서 “남북 관계가 호전되었으면 좋겠고, 나아가 축구가 남북 평화에 한 역할을 한다면 의미가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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