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권침해, 전문성과 인격함양으로
교권침해, 전문성과 인격함양으로
  • 경남일보
  • 승인 2013.04.15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천규 (산청교육지원청 교육장)
물질만능의 현대를 살아가는 사람들 대부분은 개별적 특성들을 심하게 드러내고 있다. 대중은 이러한 현상을 그저 현대사회의 특징으로 받아들이고 만다. 최근에만 해도 교사와 학부모, 학생간의 교권침해 문제가 연일 언론에 회자되고 있다. 과거에는 스승의 그림자도 밟아서는 안 된다는 우리 조상들의 스승존경 풍토에서는 교직이 천직으로 여겼으나 이제 조금씩 나락의 길을 걷고 있다. 이런 현실을 지켜보면서 교직 자체에서도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노력을 게을리 해서는 안 된다고 본다. 물론 사회적 분위기의 전환도 뒤따라야 할 것이다.

사람들은 누구나 자기 자신을 가장 사랑한다. 만약에 견디기 힘든 병에 걸려 병원을 찾아간다면 과연 어떤 의사를 찾겠는가. 사람 좋은 의사와 실력 있는 의사 두 부류가 있다고 가정했을 때, 과연 사람만 좋아서 대중적인 인기를 누리는 의사를 선택하겠는가, 아니면 성질은 좀 괴팍스럽더라도 자기 전공분야 만큼은 확실하게 1인자로서의 실력을 갖춘 의사를 선택하겠는가. 대부분의 사람들은 아마도 후자를 선택하여 자신의 몸을 맡길 것이다. 그렇다. 실력 있는 의사를 찾는 목적은 반드시 자신의 병을 고쳐야 하겠다는 절박감 때문일 것이다. 인간의 생명을 담보로 하는 의사라는 직업은 전문적 지식과 기술을 바탕으로 사람들의 고장 난 오장육부를 반듯하게 고쳐주는 사람이기에 실력이 최고다. 여기에다 사람까지 좋다면 그야 금상첨화가 아니겠는가.

그렇다면 교직에 종사하는 사람들은 어떠한가. 자신이 가진 사전 지식을 바탕으로 오랜 수련기간을 거쳐 전문적 소양을 쌓고 소정의 자격증을 취득한 집단이다. 이들은 감수성이 예민한 학생들을 미래에 유용하고 바람직한 방향으로의 변화를 유도하는 사람들로서 인류의 미래를 책임지고 있다. 이들에게 전문성은 최고의 덕목이 되어야 한다.

수세기에 걸쳐 교육에 관한 사상의 변천과 실질적인 연구물들이 홍수처럼 쏟아져 나오고 이를 교실 현장에서 구현하기 위한 정성을 쏟아왔는데도 불구하고, 교직은 아직도 과거의 경험과 관행을 중시하는 보수주의적 성향이 지배하고 있으며 전문적 기술문화가 부족하다고 학자들은 진단하고 있다.

교직은 의사나 다른 전문직에 비해서 오랜 기간에 걸쳐 축적된 성문화된 경험체계가 아직도 부족하다고 한다. 건축가는 축적된 공학적 기술들을 갖고 있고, 법과대학 학생들은 수많은 판례를 가지고 있으며, 의사들은 수세기에 걸친 경험적 치료법을 갖고 있기 때문에 그렇다는 것이다.

교직자에게는 결국 극단적인 개인주의로 나아가고 있는 오늘날의 포스트모더니즘 사회에서도 전문성 곧 가르치는 기술과 훌륭한 인격 두 가지 덕목 모두를 요구하고 있다. 교직에 종사하는 자는 모름지기 실력 있는 의사와 같은 전문적인 지식만 갖추었다고 해서 참으로 좋은 스승이 될 수는 없다. 실력과 인격을 고루 갖춘 스승이라야 존경을 받을 수 있기에 두 마리 토끼를 한꺼번에 잡아야만 한다. 이는 곧 교직 내에서의 전문적 기술 향상과 참된 스승으로서의 인격 함양으로 이어져서 교권침해로 인한 사회문제가 조금은 수그러질 것으로 본다.

/산청교육지원청 교육장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경상남도 진주시 남강로 1065 경남일보사
  • 대표전화 : 055-751-1000
  • 팩스 : 055-757-1722
  • 법인명 : (주)경남일보
  • 제호 :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 등록번호 : 경남 가 00004
  • 등록일 : 1989-11-17
  • 발행일 : 1989-11-17
  • 발행인 : 고영진
  • 편집인 : 강동현
  • 고충처리인 : 최창민
  • 청소년보호책임자 : 김지원
  • 인터넷신문등록번호 : 경남, 아02576
  • 등록일자 : 2022년 12월13일
  • 발행·편집 : 고영진
  •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gnnews@gnnews.co.kr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