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청서도 깊고 맑은 맛 '청정의 밥상'
산청서도 깊고 맑은 맛 '청정의 밥상'
  • 강진성
  • 승인 2013.04.15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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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의 농가맛집<2>산청 예담원
예담원2
산청군 단성면 남사예담촌에 위치한 농가맛집 예담원은 산청산 친환경 재료를 이용해 재료의 본연의 맛을 살린 한정식을 맛볼 수 있다.
 
▲이희옥 예담원 대표는 남사예담촌 출신으로 2009년 고향으로 돌아와 예담원을 운영하고 있다
한국에서 가장 아름다운마을 1호 남사예담촌. 돌담길과 함께 부부가 서로 포옹하듯 엉켜있는 회화나무는 옛스러움을 느끼게 하는 이곳의 상징이다. 금강산도 식후경이라했던가. 남사예담촌 역시 한옥의 고풍에 취하기 전에 들러야 할 곳이 있다. 마을 주차장 안쪽에 자리잡은 예담원이다.

예담원은 산청군의 지원으로 추진된 농가맛집으로 남사예담촌에서 관리하고 있다. 2009년부터 이희옥(59)대표가 산청에서 나는 약초와 각종 식재료를 이용해 건강식단을 내놓고 있다.

예담원은 청정지역으로 둘째가라면 서러울 산청의 맛을 담았다. 직접 밭에서 유기농재배한 야채를 사용해 믿을 수 있다. 고사리, 취나물, 죽순 등은 깊은 산중에서 청정재배한 것을 공수해 온다. 향이 더 좋기때문이다.

반찬 중 하나이지만 가장 인기있는 요리는 가마솥두부다. 가마솥에 장작불로 만든 진짜 옛날 두부다. 쫄깃함이 살아있는 두부는 그날만들어 상에 올린다. 한때 비싼 장작값이 부담스러워 가스와 전기로 연료를 바꿔보려 했지만 원래 맛이 나지 않아 전통방식을 계속 고집하고 있다. 생두부는 메인요리가 아니지만 가마솥으로 만드는데만 2시간 가량 공을 들인다.

흑돼지수육은 질 좋은 산청산만을 취급한다. 함께 나오는 절인 깻잎에 싸 먹는 수육은 그 맛이 일품이다. 재료 본연의 맛을 위해 쌈장은 따로 내놓지 않는다.

산청에서 나는 딸기로 드레싱한 딸기샐러드는 식욕을 돋우는데 그만이다. 어디에서도 맛 볼 수 없는 예담원 고유 드레싱이다.

이희옥 대표는 남사출신이다. 결혼 후 남편을 따라 진주와 서울로 떠나 있다가 2009년 고향으로 돌아왔다. 양조장을 운영하며 마을에서도 음식솜씨 좋기로 유명했던 친정어머니로부터 전수를 받았다.

예담원의 음식은 사근사근한 이 대표의 성격을 닮았다. 양념으로 재료를 치장하기 보다는 재료 본연의 솔직담백한 맛을 낸다. 그러다보니 조미료맛에 길들여진 사람들의 입맛에는 심심하게 느껴진다.

이 대표는 음식은 재료 본연의 맛이 주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양념은 본연의 맛을 이끌어 내는 보조역할이다. 단맛은 직접 쌀로 만든 조청으로 낸다. 은근한 단맛이 재료의 맛까지 살려준다. 간을 할때는 멸치액젓으로 만든 젓간장을 사용한다. 물론 이 대표가 직접 만들었다. 예담원의 음식은 매화꽃 같다. 아주 화려하지 않지만 은은한 향이 좋다. 둔박하면서도 깊은 맛이 느껴진다.

재료는 제철음식 위주다. 지금은 봄향기 넘치는 취나물무침과 환절기 입맛을 돋우는 머위 등을 맛볼 수 있다.

전국의 식객뿐만 아니라 산청을 찾는 손님의 접대에도 예담원이 빠지지 않는다. 그만큼 산청의 맛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대표가 가장 기억남는 손님은 이참 한국관광공사 사장. 귀화인인 이 사장은 가족과 함께 2년 전 산청을 방문했다가 이튿날 아침식사를 위해 예담원을 찾았다. 이 대표는 평소 아침을 먹지 않는다는 이 사장이 그릇을 비우며 감명을 받았다고 회상했다.

“손님이 좋아하는 모습을 볼 때 보람을 느낍니다. 사실 수입이 좋은편은 아닙니다. 재료비와 음식에 들어가는 노력과 시간을 따지면 사실 경영수지가 맞지 않습니다. 이곳에 일하는 분들이 돈을 벌어야겠다는 생각으로 했다면 이미 포기했을 겁니다.”

예담원의 한정식은 1만5000원~2만원. 이 대표의 말처럼 비싼 국산 재료와 전통방식, 직접만든 양념을 따진다면 결코 비싼 가격이 아니다. 마을에서 운영하는 만큼 예담원은 남사예담촌의 구성요소다. 이 대표는 마을 이미지와 함께 하기때문에 책임감을 느낀다고 말한다.

예담원
산청군 단성면 남사예담촌에 위치한 농가맛집 예담원은 산청산 친환경 재료를 이용해 재료의 본연의 맛을 살린 한정식을 맛볼 수 있다.




※예담원은 오전 11시~오후 7시까지 영업한다. 한정식의 경우 최소 하루 전에 예약하는 것이 좋다.

산청군 단성면 남사리 280번지. 문의전화 055-972-5888



전통두부
예담원의 두부는 국산콩을 가마솥에 넣어 장작불로 만든다.
흑돼지수육
흑돼지로 만든 수육은 쫄깃한 맛이 일품이다. 함께 나오는 절인 깻잎에 싸먹으면 수육의 본맛도 느낄 수 있다.
비빔밥:8000원. 나물을 듬뿍넣어 향이 풍부하다. 숙주, 취나물, 다래순, 토란대, 죽순, 고사리, 호박 등이 올라가며 직접만든 고추장과 조청으로 비빔.



매화정식:1만5000원. 수육, 딸기샐러드, 손두부 등 산청산 친환경 농산물로 만든 한정식. 음식이 자극적이지 않아 재료 본연의 맛을 느낄 수 있다.



선비정식:2만원. 매화정식에 생선, 쇠고기불고기, 샐러드, 약초장아찌등 밑반찬이 추가된다. 손님접대로 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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