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딸기의 육성역사
한국 딸기의 육성역사
  • 경남일보
  • 승인 2013.04.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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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업이야기>안재욱 (경남도농기원 농업연구사)
딸기(Fragaria×ananassa Duch)는 장미과에 속하는 초본성 다년생 식물로서, 씨로 번식하는 다른 작물과 다르게 런너라는 어미묘에서 나온 줄기를 이용하는 영양번식 작물이다. 겨울이면 우리의 입맛을 자극하는 딸기가 처음부터 지금과 같이 탐스러운 과실은 아니었다. 1714년 Frezier에 의해 칠레에서 대과성 딸기인 F. chiloensis를 프랑스로 가져왔고 우연히 F. virginiana와 교잡되면서 현재 우리가 먹는 딸기의 조상이 되었다.

우리나라에는 자생종이 없고 20C 초에 일본에서 처음 도입되었으며, 1940년에 수원고등 농림학교에서 육성한 ‘대학1호’가 최초의 국내 품종이다. 이후 1976년 부산시설원예시험장에서 딸기 품종 육성을 본격적으로 착수한 이후 1994년 논산딸기시험장 설립과 더불어 품종육성에 대한 연구가 활발해졌다. 한국의 딸기육종역사가 짧기 때문에 초기에는 일본에서 육성된 품종이 주로 재배되었다. 80년대에는 일본에서 도입된 보교조생이 대부분을 차지하였고 이후 탄저병에 저항성인 ‘수홍’이 1986년 부산시설원예시험장에서 육성되어 한때 중부지역을 중심으로 널리 재배되어 재배면적을 양분한 적도 있지만 레드펄과 아끼히메가 도입됨에 따라 2000년 이전에는 재배품종의 90% 이상을 일본품종이 차지하였다.

딸기의 국산품종 비율이 바닥을 기는 현실에서 자국에서 육성된 품종에 대한 권리강화에 대한 세계적인 시류에 따라 2002년 우리나라는 UPOV(국제신품종보호동맹)에 가입하였다. 딸기의 경우 열약한 기반을 감안하여 2012년 이후부터 본격적으로 품종보호권을 인정하기로 하였고 현재와 같이 외국품종이 재배면적 대부분을 차지할 경우 품종사용에 대한 로열티 부담이 예상되는 상황이었다. 이를 타계하기 위해 농촌진흥청과 농업기술원은 외국품종과 경쟁할 수 있는 품종 육성과 보급에 온 힘을 다하였고 2011년 국산 육성 품종의 재배비율이 71.7%로 과채류 중 종자 자급률이 으뜸을 차지하게 되었다.

10농가 중 7농가가 우리품종이 가장 좋다며 재배한다는 건 대단한 성과지만 여기서 만족한다면 어떻게 될까?

매년 수십종의 신품종이 탄생하는 지금, 한 품종의 생명은 길지 않다. 때문에 꾸준히 좋은 품종이 뒤따라 육성되지 않는다면 아마 10년 전 우리가 먹는 딸기가 사실 알고 보면 열에 아홉은 다른 나라 품종이었던 때로 돌아갈 것이다.



안재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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