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원봉사를 통해 나를 만나다
자원봉사를 통해 나를 만나다
  • 김순철
  • 승인 2013.04.17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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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재환 (시골을 사랑하는 시인)
TV 공익광고에 나온 말이 생각난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교육은 자원봉사라고 했다. 그렇다. 자원봉사야말로 가장 아름다운 교육이다. 살아가면서 자원봉사 활동을 하고 산다면 그것은 성공한 사람일 뿐만 아니라 무척 행복하게 사는 사람이다. 자원봉사는 나 아닌 누군가를 위해 기꺼이 나를 내어주는 것은 아름다운 일이다.

대학원에 다닐 때의 일이다. 1992년에 거제시 장승포에 있는 애광원에 다녀온 적이 있다. 그곳에는 장애인들이 함께 살고 있었다. 장애인들이 살아가는 모습을 보며 많은 생각을 하게 됐다. 돌아오는 길에 스스로 몸이 건강하고 마음이 건전한 것이 얼마나 고마운지를 깨달았다. 그때 깨달은 것을 실천으로 옮겼다. 그 이후로 다른 사람을 위해서 무엇이라도 하기로 하고 우선 고향지역 초등학교에 다니는 두 학생을 뒷바라지하기 시작했다. 가끔씩 용돈을 주기도 하고 옷이랑 신발도 사주고 함께 여행도 하곤 했다. 그러다 학생들이 상급학교에 진학하고 나서는 사회복시설과 인연을 맺었다. 그 첫 인연이 여성지적 장애인들이 함께 생활하고 있는 의령군 지정면 태부마을에 위치한 ‘사랑의 집’이다.

2003년 여름쯤이다. 당시 의령군청 사회복지과에서 시설업무를 잠깐 맡고 있을 때 단기보호시설 인가를 내주는 과정에서 김일주 원장을 만났다. 그렇게 인연이 되어 나를 ‘사랑의 집’ 운영위원으로 불러 주었다. 그것이 내 인생의 새로운 흐름을 만들어준 소중한 인연이 되었다.

뭔가 뜻 있는 일을 하나 해보자는 마음으로 ‘사랑의 집’ 가족들에게 글짓기 교실을 열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런데 ‘사랑의 집’에서 준비가 되어 있지 않았다. 그러던 차에 김일주 원장께서 준비가 되었으니 한번 해보자고 했다. 그렇게 해서 2005년 5월에 처음으로 글짓기 교실을 열었다. 처음 몇 년간은 매월 두 번씩 가다가 그 이후로 지금까지 매월 한 차례 찾아간다. 그곳에서 생활하는 가족들에게 글짓기를 가르치며 더불어 삶의 이야기들을 나누고 있다.

또 한 곳이 더 있다. 그때 ‘사랑의 집’과 함께 시작한 곳이 바로 ‘해바라기 쉼자리’다. ‘해바라기 쉼자리’는 성매매 여성들의 재활쉼터인데 창원시 석전2동에 있다. ‘사랑의 집’ 김일주 원장을 통해 ‘해바라기 쉼자리’로 가게 되었고 그곳에서 박정연 소장을 만나게 되었다. 2005년 5월이다. 그 이후로 지금까지 한달에 한번씩 ‘시세상 시이야기’란 주제로 글짓기를 가르치며 삶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며 함께하고 있다.

두 곳 다 벌써 8년이 되었다. 이렇게 긴 시간 동안 함께할 수 있었던 것은 ‘사랑의 집’ 김일주 원장과 ‘해바라기 쉼자리’ 박정연 소장께서 나를 믿고 뜻을 함께해준 덕분이다. 그리고 나를 희생한 자원봉사이기 때문이다. 자원봉사로 참여했기 때문에 뭔가 부족하고 어설프더라도 끓이지 않고 이어질 수 있는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시골을 사랑하는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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