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국제사회 지진구조 거절, 일본 때문?
중국 국제사회 지진구조 거절, 일본 때문?
  • 연합뉴스
  • 승인 2013.04.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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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촨성 지진 이후 중국 정부가 외국 구조대의 도움을 받지 않기로 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중국 정부는 지난 21일 외교부 대변인 명의 담화를 통해 “아직은 외국의 도움이 필요하지 않다”며 각국의 구조대 파견 요청을 사양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중국은 표면적으로 이번 지진 규모가 2008년 쓰촨 대지진 때보다는 작아 자체적으로 구조 인력과 장비, 지원 물자를 충분히 갖췄다는 이유를 들었다.

또한 지진 발생 지역이 협곡이어서 교통망이 열악해 고도로 통일된 구조 지휘 시스템이 요구된다는 이유도 제시했다.

그러나 베이징 외교가 일각에서는 센카쿠(중국명 댜오위다오) 열도 영유권 분쟁 상대국인 일본을 의식한 게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됐다.

일본은 지진 발생 직후부터 적극적으로 중국에 구조대 파견 제안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일본 내각의 관계자는 22일 중국 언론과 인터뷰에서 “동일본 대지진 때 중국으로부터 받은 은혜를 갚으려고 일본 구조대를 파견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2011년 3월 동일본 대지진 때 중국은 일본에 구조대를 파견했다.

이는 2010년 센카쿠 해역에서 발생한 중국 어선과 일본 순시선 간 충돌 사건으로 얼어붙은 양국 관계에 해빙의 계기를 제공했다.

중국이 이번 쓰촨 지진 현장에 외국 구조대를 받기로 한다면 일본 구조대의 도움만을 따로 거절할 명분을 내밀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일본이 작년 센카쿠 국유화 조치를 단행한 이후 중국은 일본이 먼저 센카쿠 열도 사태 해결을 위한 성의를 보이라면서 각종 방식으로 일본을 압박하고 있다.

반면 일본은 센카쿠 국유화 조치의 후퇴 없이 현 상황에서 중일 관계를 회복시키겠다면서 고위급 인사를 잇따라 중국에 보내는 등 유화 몸짓을 잇따라 보였다.

따라서 중국이 자국이 원하는 방향으로 센카쿠 사태가 해결될 실마리가 보이지 않는 가운데 일본 구조대를 받아 일본에 잘못된 신호를 줄 수 없다는 판단을 내린 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이런 가운데 첫 외국 구조대 투입으로 관심을 끈 러시아 구조대의 중국 도착 여부를 놓고는 혼선이 빚어졌다.

중국 언론은 22일 일제히 쓰촨성 공항에 198명의 러시아 구조대가 도착해 지진 현장으로 향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3대의 러시아 구조대를 태운 항공기가 이날 낮 12시30분, 12시40분, 12시50분에 착륙할 것이라는 구체적 정보도 공개됐다.

그러나 중국 정부는 이날 오후 돌연 “러시아 구조대가 쓰촨성 도착했다는 소식이 없다”며 말을 바꿨다.

일각에서는 중국 정부가 최근 특히 가까운 관계인 러시아 구조대만을 예외적으로 받기로 했다가 ‘특별 대접’에 대한 외교적 논란이 야기될 것을 우려해 러시아 구조대를 중간에 돌려보낸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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