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으로 키운 닭이 낳은 참알·닭알만 고집
친환경으로 키운 닭이 낳은 참알·닭알만 고집
  • 임명진
  • 승인 2013.04.26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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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업에서 희망을 찾다]성두환씨의 작은농부 농장
지리산 자락에 속한 웅석봉과 석대산이 아늑하게 품어주는 곳, 산청 단성면 청계리는 지명에서 알 수 있듯이 깨끗한 자연환경을 갖춘 산골 마을이다.

바로 이 곳에서 성두환씨는 11년째 작은농부(www.작은농부.com) 농장을 일구고 있다. 고향이 전북 전주인 두환씨가 이곳에 터를 잡은 까닭은 무엇일까.


성두환씨는 한때 잘 나가던 건설회사의 토목기사로 근무했다. 그런 그가 귀농을 결심하기 까지는 가족의 영향이 컸다.

“업무 때문에 객지에서 살다시피 했습니다. 가족과 함께 하는 시간이 거의 없었고 모처럼 집에 가도 피곤해 잠으로 시간을 보내는 것이 전부였습니다”

기술자로서의 자부심이 강한 그로서는 일선 현장에서는 소신껏 일을 할 수 없다는 점도 귀농 결심을 굳히게 만든 요인이 됐다.

그렇게 그는 7년간 정든 직장을 훌훌 벗어던지고 귀농을 결심했다.

귀농지로 택한 청계리는 전형적인 농촌 마을이었다. 마을 주민 대부분이 노령이라 농사 지을 사람이 절대 부족했고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농치를 임차해 농사를 지을 수 있었다.

4년간 남의 농지를 임차해 농사를 지으며 배워 나갔다. 하지만 농사의 기본도 모르면서 무조건 화학농법을 배제하는 바람에 수 없는 실패의 연속이었다.

두환씨의 관심사는 마음 놓고 먹을 수 있는 농산물 생산이었다. “우선은 제일 급한 건 쌀이었습니다. 그리고 된장 간장은 필수양념이기에 콩을 심었고 김치는 1년내내 상에 오르니 무와 배추를 그리고 고추와 양파 마늘이 제 농사의 중심이었습니다.

우리가 먹을 식량을 중심으로 생산을 하면서 농업의 기틀을 잡아 나가며 자연스럽게 소득으로 이어나가자는 것이 두환씨의 생각이었다.

닭을 사육함으로서 질 좋은 퇴비는 상당 부분 자가 충당이 가능해졌다. “매실의 경우 먼저 귀농을 한 친구의 권유로 판매를 목적으로 처음으로 시작한 작물입니다. 유기농 인증을 받지는 않았지만 콩 벼 고추 배추 야콘 양파 매실 등 모든 재배 작물을 자연농법에 입각한 농법으로 재배를 하며 매실의 경우 전량을 생협연대에 납품을 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소량 다품종 생산은 일이 많아서 힘든 점도 있지만 순환농업에는 꼭 필요한 농법이라는 게 두환씨의 생각이다.

귀농 5년째 되던 해 두환씨는 현재의 산과 집터를 구입했다. 그 다음해에는 본격적으로 양계를 시작했다. 매일 쏟아져 나오는 알들은 판로가 큰 문제였는데 인근에 있는 같은 방사유정란 양계농가의 도움으로 판로 문제가 해결이 됐다.

“이제는 농사가 무엇인지 조금은 알 것도 같습니다. 흙이 농사의 처음과 끝이며 비옥한 토지를 가꾸는 것은 부단한 노력과 농부의 몫 이라는 것을, 비록 대부분의 땅을 임차하여 농사를 짓고 있지만 이곳 청계에서 만큼은 전혀 걱정하지 않습니다. 이곳에는 농사를 지을 농지는 많으나 대부분의 인력의 노령화로 서로 임차하기를 바라고 있으니까요”

두환씨가 운영하는 작은농부는 닭알과 참알만을 고집한다. 닭알은 일반 양계처럼 공장식 사육을 하지 않고, 항생제나 일체의 약물처방을 하지 않는 친환경으로 사육한 상태에서 생산한 알을 말한다.

참알이란 ‘참모이 닭알’의 줄임말로써 닭알을 생산하는 조건에서 십여 가지의 재료들을 혼합하여 미생물 배양을 한 사료를 먹고, 생산한 알이다. 즉, 참알은 자가 사료가 비중있게 혼합된 사료를 먹은 닭이 낳은 알이다. 자가사료를 만드는데 들어가는 십여 가지 재료와 구입경로는 다음과 같다. 멸치가루와 새우가루는 거제 칠전도에서, 깻묵은 기름집에서, 된장박은 된장공장에서, 새송이버섯은 버섯농장에서, 갈색부식토는 경기도에서, 황토는 인근 황토 흙을 빻아 파는 공장에서, 쌀겨는 방앗간에서, 숯가루는 숯공장에서 구입한다. 이외에도 몇가지 보리가루나 밀가루 등 적절한 재료들을 다양하게 계절이나 수급상황에서 따라서 응용하기도 한다.

두환씨는 지금까지는 생산한 농산물을 납품판매에 비중을 두고 있었지만, 이제는 상품화 하여 부가가치를 높이고 다각적인 방법으로 판매망을 확충해 가고 있다.

전자상거래로 우선 일부분이라도 안정적 판로를 확보해 나가고 있다. 작은농부의 유정란은 특별하다. “닭을 책임지고 사육하고 있는 처남은 조금 부족한 사람입니다. 그럼에도 닭들만큼은 자기 자신의 전부인 것처럼 너무도 사랑합니다. 그런 모습을 보면서 저도 많이 배우고 있습니다”

전자상거래 기법도 상품화 전략도 마케팅도 구체적으로 시도해 볼 계획이다. 두환씨는 “젊은이들이 떠나고 없는 어른들이 땅을 대하던 지극한 정성을 잊지 않고 후배농업인들에게 그대로 전하는 것이 저의 가장 큰 소망입니다. 저희농장이 향후 그런 공간이 될 수 있도록 하나씩 준비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작은농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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