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상병 문학관, 지역문인들이 나섰다
천상병 문학관, 지역문인들이 나섰다
  • 연합뉴스
  • 승인 2013.04.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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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인 20주기…유품 창고에 보관 유실 위험
‘저승가는 데도 / 여비가 든다면 // 나는 영영 / 가지도 못하나?’ (시 ‘소릉조-70년 추일’ 중에서)

일생 가난을 면치 못한 고(故) 천상병 시인.

28일 고인의 20주기를 맞았지만 지금까지 추모 문학관은커녕 변변한 유품 보관 장소도 없다.

이를 보다 못한 의정부지역 예술인들이 문학관 건립에 발벗고 나섰다.

지난 3월 지역 예술가 박이창식(49)씨를 주축으로 열 명 남짓이 뭉쳐 ‘천목 문화사랑방’을 결성했다.

천(天)과 목(木)은 각각 시인과 시인의 아내였던 목순옥 여사의 성씨에서 따온 글자다. ‘천상의 나무’라는 뜻도 품었다.

작가, 비누 공예가, 젬베 연주가 등으로 구성된 이들은 시인의 제자도 아니고 천상병기념사업회 소속도 아니다.

시인이 생을 마감한 의정부지역에 기반을 둔 예술인이라는 점이 유일한 공통점이다.

그러나 박씨는 이 모임이 우연한 과정에서 탄생한 것은 아니라고 설명한다.

올해로 10회째를 맞는 천상병예술제에 각자 참여하면서 문단과 지자체가 시인을 홀대한다는 인식을 공유하게 됐다고 했다.

이들의 구상은 꽤나 구체적이다.

우선 의정부시민을 대상으로 천목 문화사랑방을 홍보하고 회원 수를 늘리는 게 1차 목표다.

그리고 오는 10월 12일 시인의 작품세계를 주제로 한 ‘소풍길 예술제’를 열기로 했다.

이때 문학관에 대해서도 본격 논의할 계획이다. 세미나를 열고 모금 활동도 벌인다.

박씨는 “시인의 육필 원고와 미발표된 메모들은 언제라도 유실의 위험이 있다”며 “문학과 건립이 절실한 이유”라고 설명했다.

목 여사가 작고한 뒤 시인의 생가가 경매로 개인에게 넘어가면서 유품들은 갈 곳이 없게 됐다.

유품은 천상병기념사업회 김병호(50) 부이사장이 운영하는 극단의 소품 보관 창고에 3년째 임시 보관 중이다. 창고는 시인 부부의 삶터를 벗어난 구리시 갈매동에 위치해 있다.

천상병
고 천상병 시인(오른쪽)과 부인 목순옥 여사의 생전 모습.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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