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학의 위기를 돌아본다 '침묵의 공장'
인문학의 위기를 돌아본다 '침묵의 공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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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3.04.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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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의 신간>
▲침묵의 공장 = 강명관 지음.

정부의 지원이 늘어나면 죽은 인문학을 되살릴 수 있을까? 부산대 한문학과 교수인 저자는 고개를 젓는다.

저자는 오히려 ‘인문학의 위기’를 가져온 원인을 자본과 정부의 개입에서 찾는다.

대학이 자율적 연구보다는 연구비, 즉 돈을 따내기 위한 타율적 연구와 연구 계획서에 몰두하는 곳이 되고 말았다는 것이 저자의 진단이다.

그래서 지성의 상아탑이라는 대학을 자본과 국가의 이익에 들어맞는 결과물만 기계처럼 찍어내는 공장에 빗댄 저자의 비유는 적절하면서도 동시에 서글프다.

저자는 연구자들을 돕겠다며 국가가 약속하는 ‘지원’은 결국 자본과 결탁해 이들을 철저히 감시하고 조종하는 체제를 만드는 결과를 가져왔다고 강조한다.

저자는 “인문학적 사유는 기계처럼 찍어낼 수 없고, 구조에 의해 짜 맞춰질 수도 없다. 그것은 우리가 불온한 손길로 저항성과 비판성을 담아낼 때만 가능하다”고 주장한다.

천년의상상. 132쪽. 1만1천원.

침묵의 공장


▲시골과 도시 = 레이먼드 윌리엄스 지음. 이현석 옮김.

영국의 소설가이자 문화비평가인 저자는 사람들이 자본주의를 비판하면서 치유의 장소로 시골을 그리는 풍조를 조목조목 반박한다.

저자는 고전 텍스트들을 분석해 과거의 시골이 지배계급의 폭력적 침탈에 신음했던 장소라는 점을 지적하며 시골을 이상화하는 것은 역사적 왜곡이라고 주장한다.

아울러 도시에서 진행 중인 많은 유의미한 변화를 놓치는 것은 정치적으로 위험한 행위라고 지적한다.

문화연구의 새 장을 연 저자의 대표작이다.

나남. 648쪽. 3만2천원.

시골과 도시




▲언어 너머의 문학 = 전형준 서울대 중문과 교수 지음.

개별 언어로 경계 지어진 개별 문학이 아니라 그 개별 문학들 너머에 있는 보편 문학에 초점을 맞춰 중국문학 비평을 시도한다.

전 교수는 “이런 의미에서의 문학을 직접적으로 인식할 수는 없고 우리가 직접 인식할 수 있는 것은 개별 문학들뿐”이라며 “‘문학’은 개별 문학들 너머에, 그에 대한 직접적 인식이 불가능한 방식으로 존재하면서, 개별 문학들을 문학일 수 있게끔 해준다”고 했다.

전 교수는 스웨덴 한림원이 중국 작가 모옌을 지난해 노벨문학상 수상자로 선정하면서 언급한 ‘환각적 리얼리즘’(hallucinatory realism)를 살펴보면서 모옌이 일각의 지적처럼 어용 작가인지를 따져보고 ‘모옌 스타일’에 대한 분석으로 나아간다.

문학과지성사. 312쪽. 1만4천원.

언어너머의 문학
▲나흘 = 이현수 장편소설.

충북 영동이 고향인 작가가 한국전쟁 당시의 노근리 민간인 학살 사건을 소설로 접근한다.

고향땅을 밟지 않겠다 다짐한 다큐멘터리 작가 김진경이 노근리 사건에 대한 취재 지시를 받고 울며 겨자먹기로 귀향한다. 고향에서 뜻밖에 자기를 낳다 죽은 줄 알던 어머니에 대한 비밀을 알게 되면서 김진경은 노근리 쌍굴에서 일어난 비극적 진실에 점점 다가간다.

문학동네. 344쪽. 1만2천원.

나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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