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 나서 맛나서 입이 딱 벌어지는 아구 만나보소
못 나서 맛나서 입이 딱 벌어지는 아구 만나보소
  • 황용인
  • 승인 2013.05.06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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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의 독특한 먹을거리를 찾아서 <마산아구찜>
 
5미(味)의 하나다. 아직도 마산 어시장 인근 지역에는 아귀를 재료로 하는 아구 수육과 아구찜이 성업하고 있다. 마산 어시장은 과거 석두창의 조창이 설치되면서 자연스럽게 상권이 형성되었고 그 이후 전국 3대 수산물집산지로 손꼽히면서 많은 어선이 드나들면서 시장으로 변모한 곳이다. 이곳에서 어부들이 잡은 생선을 경매하고 이 과정에서 바닥으로 내팽개쳐질 정도로 천대를 받았던 것이 아귀(아구)였다.

그러나 먹을 것이 마땅찮았던 60년대에 사람들은 아구를 가져다가 된장과 고춧가루 등 양념으로 대충 버무려 막걸리 안주거리로 먹었던 것이 오늘날 아구찜으로 발전하게 됐다. 그 당시 식당가에서 막걸리 안주거리가 됐던 아구찜은 점진적으로 많은 사람들이 찾게 되면서부터 음식자체가 개발되고 온갖 양념이 가미되면서 현재 마산지역의 음식 대표 브랜드로 자리잡을 수 있게 됐다.

옛 마산시는 아구찜을 5味의 하나로 선정하고 지역의 상권을 살리는 차원에서 거리와 식당가를 정비했으며 자체 상인들도 아구찜을 전국적으로 널리 홍보하기 위해 지역 유명인들과 함께 아구데이위원회를 결성, 적극적인 활동을 펼치고 있다.

◇마산의 대표 음식브랜드 ‘아구찜’

오는 9일 오동동 문화의 거리에서 아구데이위원회의 주축으로 제5회 아구데이 축제한마당이 열린다. 아구데이위원회는 지난 2009년 ‘마산일미’뿐만 아니라 ‘경남일미(2007년, 경남발전연구원 자료)’인 아구찜을 홍보하고 지역 대표 브랜드화하기 위해 이주영 국회의원과 임경숙 도의회, 현업을 하고 있는 김삼련 회장, 오동동상인연합회 조용식 회장 등이 주축이 되어 매년 5월9일을 ‘아구데이’로 제정하고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갔다.

이번 아구데이 축제한마당은 아구찜을 주제로 하는 축제이니 만큼 아구찜의 맛을 전국에 알리고 지역 상권을 다지는 계기를 만들어 간다는 것이 주된 목표다.

아구찜은 이제 여수 등 해안가 지역에서 아귀를 재료로 음식을 만들어 판매하고 있기 때문에 우리나라 음식의 하나가 됐다고 할수 있다. 하지만 마산 오동동 지역에서 판매되고 있는 아구찜은 다른 지역 보다 먼저 음식으로서의 브랜드화에 앞장섰다고 할 수 있다.

마산 아구찜의 생성 시기는 1965년도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 당시 아구찜은 막걸리 안주였다. 지금도 아구찜을 먹을 때 막걸리를 반주로 한잔하는 손님도 많지만 그때에 어시장에 버려졌던 아귀를 가져와서 된장과 고춧가루를 가지고 버무려 손님들에게 내놓았던 것이 유래라고 할 수 있다.

처음에는 몇사람이 국물은 배가 불러 먹을 수 없으니 그냥 막걸리 안주거리가 될 만한 것으로 요구하고 아구찜을 내놓게 된 것이 차츰 찾는 사람이 늘어나고 된장·고춧가루에서 콩나물에 다양한 양념까지 추가되면서 그야말로 지금의 아구찜으로 발전했다.

갖은 양념을 곁들인 아구찜은 이제 자신들만의 비법이 들어있는 독특한 맛과 분위기를 만들며 손님들을 맞이하고 있다. 남녀노소 가릴것 없이 고객층도 다양하다. 결혼 전에 즐겨 먹었던 여자 손님은 결혼한 뒤 아이까지 데리고 와서 아이와 같이 먹는다. 아구찜은 12월부터 2월까지 제철이다. 동절기에 아귀를 잡아 덕장(아귀를 말리는 곳)에서 꼬들꼬들하게 말려 음식으로 만들어 사용하는 것이 제 맛이지만 이제는 냉장시설이 잘되어 있어 사철 맛을 볼 수 있고 식도락가들은 한여름에도 비지땀을 흘리며 매운 맛을 즐긴다.

◇원조 논란

마산 오동동에는 20여개 아구찜이 성업을 하고 있다. 도시로 발전하면서 도로가 직선화되고 건물도 현대식으로 바뀌었지만 일부는 아직도 옛날 골목의 유형이 남아있으며 상호도 그 당시 상황을 대변하듯 초가집이 많다.

그런데 상호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유난히 ‘원조’, ‘진짜’가 붙은 곳이 많다. 2대, 3대를 이어오면서 마산 아구찜이 유명세를 타자, 너도 나도 할 것 없이 원조를 내세우면서 ‘원조’, ‘진짜’ 등을 붙였기 때문이다.

마산 오동동 아구찜이 50여년전 어시장에서 버려진 아귀를 가져와서 처음으로 막걸리 안주를 만들었던 사람은 공식적으로 지난 60년대 중반부터 갯장어식당을 운영하던 ‘혹부리 할머니(또는 혹쟁이 아줌마)’라고 알려지고 있다. 그러나 혹자는 시기적으로 차이는 있으나 진짜초가집의 박영자 할머니, 구강할매, 김아구, 백초가, 아구할매집 등을 거론하며 원조를 달리 보고 있다.

지금은 대를 이어오면서 아구찜을 경영하다보니 누구나 할 것 없이 ‘진짜’, ‘원조’를 상호 앞에 붙이며 논란의 여지를 남겼다. 그렇지만 그 동안 두터운 고객층을 다져왔기에 고객들은 ‘진짜’니 ‘원조’니 하는 것에 관계없이 아구찜의 참맛을 느끼기 위해 오동동을 찾고 있다.
 
▲마산 아구찜 거리.황선필기자feel@gnnews.co.kr


◇맵싸한 아구찜

아구찜은 덕장에서 적당히 말린 아귀를 재료로 사용했기 때문에 쫄깃쫄깃한 맛이 일품이다. 콩나물과 된장, 고춧가루가 주된 양념이지만 손님의 기호에 따라 매운 고추를 첨가한 맵싸한 맛도 식욕을 돋우는데도 한 몫 한다.

아귀는 어부들이 바다에서 고기를 잡다가 아귀가 잡히면 그대로 바다로 던져 ‘텀벙’ 한다고 해서 ‘텀벙’ 이라고 하기도 하고 지역에 따라 ‘물텀벙’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조선시대 정약용은 ‘자산어보’에 다른 물고기를 낚는다는 뜻에서 ‘조사어(釣絲魚)’로 기록했으며 입이 크다고 해서 속명으로 아구어로 표기하고 있다.

생김새는 입도 크고 못생겼지만 아귀 요리는 아귀탕과 아귀찜, 아귀 수육 등 다양하게 음식할 수 있다. 마산 오동동에는 아구찜이 유명하지만 이 지역을 조금 벗어나면 아구탕, 아구수육 등의 음식집이 많다.

특히 철갑상어 알과 송로 버섯, 프랑스의 요리인 푸아 그라(foie gras)가 세계 3대 진미식품으로 알려지고 있으나, 아구 간은 푸아 그라의 거위 간 요리와 맞먹을 정도로 맛과 영양가면에서도 손색이 없을 정도다.

아귀 간은 지방함량이 42% 정도로 높아서 DHA+EP의 함량이 하루 섭취 권장량(650mg)의 20배나 돼 동맥경화, 뇌졸중, 심장질환 등과 같은 순환기 계통의 성인병 예방, 치매 및 당뇨병 예방, 암발생 억제 등의 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있다. 또 야맹증 예방·면역력 유지, 조혈작용에 의한 빈혈예방, 칼슘흡수율 향상, 노화방지, 미각장애 개선 등에 탁월하다.

또한 경남대 정일근 교수는 얼마전 마산 아구찜을 비롯한 ‘아구’가 차별화되기 위해 국립국어원에 ‘아구’를 ‘아귀’와 분리해 표준어로 지정하거나 ‘아귀’와 함께 복수 표준어로 지정할 것을 요청한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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