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섞인 비빔밥같은 진주를 기대하며
잘 섞인 비빔밥같은 진주를 기대하며
  • 오태인
  • 승인 2013.05.06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오태인 기자
“혹시 고등학교 어디 나오셨어요?” 진주로 직장을 옮겼던지 이사를 왔든지 타 지역에서 살다가 진주에서 거주하는 사람들이 한번은 들어봤을 법한 질문일 것이다. 진주이외에 살다온 사람들이 가장 많이 받은 사적인 질문 중에 하나일 것이며 상대방이 가장 먼저 묻는 질문이기도 하며 지금 이순간까지 어디 모임이 있다 하면 진주사람들이 가장 많이 하는 질문일 것이다.

처음에는 다른 지역에서 고등학교 나왔다 자신 있게 말했지만 몇 번 분위기를 살펴보니 약간 어색해지는 것 같아 이제는 출신 학교를 밝히는 것이 살짝 꺼려지는 게 타 지역에 고향을 둔 사람들의 솔직한 마음이다.

다른 지역보다 유난히 활기를 띠고 있는 고등학교 동창회, 선·후배간 인간관계, 학교로 엮이는 인연 등이 부럽기도 하면서 “다른 도시에서 온 사람들이 섞여 살기는 참 힘든 곳이다”라는 생각도 동시에 들게 만든다. 그러한 이유로 지연·학연이 언제적 이야기라며 오히려 큰 소리를 치면서 스스로 위안을 삼지만 진주에서 초·중·고 한곳이라도 졸업하지 않은 이상 냉대 아닌 냉대는 당연하다. 이렇듯 진주지역이 “배타적이다”라는 이야기는 대한민국에 소문이 펴졌는지 진주로 올려는 사람들은 이러한 진주의 인간관계 때문에 진주로의 발걸음이 무겁다는 이야기까지 있다.

혁신도시로 이주하는 한 공공기관의 책임자는 곧 있으면 진주로 이사 오는 젊은 직원들의 분위기를 전하며 진주의 교육환경, 주거환경보다 더 힘든 것이 타 지역 사람들이 섞여 살기 힘든 진주의 지역색이 직원들의 가장 큰 고민이라고 말했다. 타 지역에서 혁신도시로 이전하는 공공기관의 직원들을 마음을 열어 환영해주고 반겨주는 진주시민들의 마음가짐이 꼭 필요하다고 한다. 또 최근 부임한 한 기관장은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지만 진주가 발전을 더딘 이유에 대한 개인적인 생각을 밝히며 배타적으로 사람들을 대하는 태도에 있다고 했다.

진주라는 도시가 많은 어려움 속에서도 그래도 꿋꿋이 역경을 이겨 나가는 이유는 학연·지연으로 얽힌 끈끈함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성공적인 혁신도시를 위해서는 나물들이 적절히 조화를 이뤄 맛있는 맛을 내는 진주비빔밥처럼 학연·지연을 벗어나 진주로 이주한 타지역 사람들과 적절히 섞여 조화를 이뤄야 한다. 이처럼 맛있는 진주는 관청에서 나서서 될 것이 아니라 시민들이 타 지역 사람들에 먼저 다가가고 함께 할 수 있도록 마음을 여는 시민들의 의식이 중요하다.

강이 있고 산이 있고 바다가 있는 진주는 살아보면 진짜 살만 한 곳이다. 타지역 사람들이 이러한 생각을 가지게 하는 것도 진주시민들이 몫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경상남도 진주시 남강로 1065 경남일보사
  • 대표전화 : 055-751-1000
  • 팩스 : 055-757-1722
  • 법인명 : (주)경남일보
  • 제호 :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 등록번호 : 경남 가 00004
  • 등록일 : 1989-11-17
  • 발행일 : 1989-11-17
  • 발행인 : 고영진
  • 편집인 : 강동현
  • 고충처리인 : 최창민
  • 청소년보호책임자 : 김지원
  • 인터넷신문등록번호 : 경남, 아02576
  • 등록일자 : 2022년 12월13일
  • 발행·편집 : 고영진
  •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gnnews@gnnews.co.kr
ND소프트